영화 및 드라마
김혜수-한지민, SBS연기대상 왜 불참했나?
바람을가르다
2010. 1. 2. 08:14
지난 31일 열렸던 SBS연기대상에 나란히 불참한 톱스타 김혜수와 한지민. 그녀들은 유력한 수상후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리를 빛내지 못했다.
김혜수-한지민, SBS연기대상 왜 불참했을까?
시청률에 울고 만 <스타일>의 박기자, '김혜수'
<아내의 유혹>으로 대상을 거머 쥔 장서희에게, 가장 위협이 될만한 적수는 <스타일>의 엣지녀 김혜수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스트립을 떠올리게 만드는 도도하고 당당한 커리어우먼 박기자는, 김혜수의 스타일으로 재해석한 멋드러진 캐릭터였다. 연기 내공 9단의 김혜수가 소화 못할 역할은 없다지만, 유독 박기자는 김혜수에게 맞춤복 같았다. 그녀가 대상을 받았다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점하나 붙였다고 장서희가 대상을 받았던 건 아니다. 조연부터 차곡차곡 올라와 <인어아가씨>로 MBC에서 이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장서희는, 막장드라마가 사랑한 '막장의 여인'답게 <아내의 유혹>의 복수의 화신 민소희를 완벽하게 구현한다.
그리고 누구의 연기가 더 빛났다를 떠나, 김혜수와 장서희를 가른 대상은 시청률이었다. 방송 3사가 주관하는 연말 대상의 기준은 배우의 연기력 못지않게 작품에 뒤따르는 시청률이다. 시청률은 광고로 이어지고 그 수익은 방송사에 인계된다. 배우의 연기력을 평하기전에, 방송사의 기여도를 따지는 것은 상업방송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다. 연기의 편차가 크지 않다면 더욱 말이다.
결국 <아내의 유혹>을 등에 업은 장서희가 <스타일> 구긴 김혜수를 이길 수 밖에 없었다. 연기대상이란 타이틀에 맞지않게, 연기자체로만 평가받지 못했다고 판단한 김혜수가 불참을 택한 배경이라 볼 수 있다. 만약 참석했다면 최우수상은 건질 수 있었겠지만, 김혜수의 자존심이 허락할 리 만무하다.
신년초부터 유해진과의 열애설기사로 인해 본의아니게 몸살을 앓게 된 김혜수. 언론사에 포착된 비밀데이트가 사실일 경우, 최우수상대신 공식발표만 남은 듯 보이는 유해진과 시간을 보냈다면 영양가있는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대상을 언질받았다면 참석했을, 언제나 시상식의 핫이슈를 몰고 오는 여신 김혜수의 불참은 아쉽다.
<카인과 아벨>의 영지, '한지민', 소지섭과의 결혼설 루머가 발목잡았나?
<카인과 아벨> 한지민은 극중 탈북자 가이드 영지 역을 맡아, 이초인(소지섭)과 운명적인 사랑을 펼친다. 이들은 '초지커플'로 불리며, 실제 연인을 방불케하는 멋진 멜로를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한지민은 드라마스페셜 여자 연기자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시상식에 불참했다. 그리고 타이틀은 <씨티홀>의 김선아에게 돌아갔다. 물론 <씨티홀> 김선아의 연기가 좋았던 건 사실이나, <카인과 아벨>의 한지민도 못지 않았다. 오히려 삼순이 느낌의 김선아에 비해, 이북 사투리를 구수하게 선보이며 연기변신에 성공한 한지민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만약 한지민 참석을 통보했다면 그녀가 받을 수 있는 부문이었다. 드라마국에서도 굳이 김선아를 누락시키지 않고 공동수상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별기획 남자연기상에 <찬란한 유산> 이승기와 <가문의 영광> 박시후를 공동수상했듯이 말이다. 하다못해 <10대 스타상>부문에라도 이름을 새겼을 것이다. 그러나 한지민은 시상식에 보이지 않았다. 반면 극중 연인사이였던 소지섭은 최우수연기상과 10대 스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2월 초 증권가 찌라시에서 소지섭과 한지민의 결혼설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 알 수 없는 연예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언론들은 앞다투어 결혼설을 보도했고, 다음날 공식기자회견이 있을거란 얘기가 나돌았다. 특히 장동건과 고소영의 열애설이 터져 나온 찌라시 정보라 신뢰(?)가 부쩍 높았던 당시 상황이었다. 또한 여름에 한차례 불거졌던 열애설과 이들이 손가락 낀 반지가 커플링일 거란 네티즌들의 추측이 맞물려, 결혼설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팽배했다. 그러나 양측 소속사의 부인이 잇따랐고,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결혼설 루머가 한달도 안 지난 상황에서, 소지섭과 한지민이 공식적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을까? 진위 여부가 가려졌다해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남자인 소지섭에 비해, 여자인 한지민은 더욱 그러하다. 다시 말해 한지민이 연기대상 수상목록에 있었다해도 본인이 거부했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이슈를 좋아하고 시청률을 사랑하는 방송사가 소지섭과 한지민을 한자리에 두고 싶은 마음이 오죽했겠는가. 한지민은 결혼설 루머가 빚은 불참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SBS연기대상에 불참한 김혜수와 한지민. 이유는 다르되, 공교롭게도 최근 들어 열애설로 곤욕을 치뤘거나 치루고 있다는 것은 닮았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사유에서든 이들을 시상식에서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시청자로선 매우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