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KBS연예대상' 빛낸 아름다운 얼굴은?
바람을가르다
2009. 12. 27. 08:28
<KBS연예대상> 2연패 강호동!
27일 이경규, 이지애, 윤아(소녀시대)의 진행으로 방송된 <KBS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해피선데이의 간판코너 '1박2일'의 메인MC 강호동이 지난해에 이어 연예대상 2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KBS연예대상>이 생긴 이래, 같은 사람이 2회 연속으로 받은 적도 없었지만 두번 이상 받은 경우도 처음이라, 쾌거를 이룬 강호동 본인은 물론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강호동은 수상소감을 통해, 대상후보에 올랐던 동료이자 후배 유재석에게 미안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이경규 선배님께 이 영광을 돌린다."는 말로, 지금의 방송인 강호동을 있게 한 선배 이경규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이어 두 번의 대상을 안겨 준 '1박2일'은 강호동 인생의 최고의 복불복이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KBS연예대상>의 아름다운 얼굴은?
사실 강호동의 2연패는 어느정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다만 역대 2연속 대상 수상이 전무했던 터라, 동시간대 <패떴>을 상대로 분전중인 <남자의자격> 이경규가 강력한 후보군으로 떠올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 한해 <1박2일> 가져 온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정점이 언제가 될 지 잡히지 않을 정도로, 예능을 통틀어 최고의 시청률뿐 아니라 자체적인 진화를 통해, 지난해보다 시청자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 컸다. 그리고 그 중심에 리더 강호동이 있었다.
'청출어람'이란 사자성어가 어울릴 정도로, 유재석과 함께 대한민국 최고의 MC로 손꼽히는 강호동이 대상의 트로피를 거머쥐는 순간, 그가 가장 미안하고 감사하게 생각한 사람이 이날 진행을 맡은 이경규였다. 그러나 시상식에 참여한 다른 누구보다 강호동의 수상을 흐뭇하게 바라본 사람도 이경규였다. 이들 사제간의 훈훈함이 시상식의 백미로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이들 못지않은 아름다운 얼굴이 바로 유재석이다. 국민MC 통하는 그는 <해피투게더 시즌3>으로 대상후보군에 올랐으나, 수상을 예감하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는 시상을 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었다. 단지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기꺼이 자리를 빛내주었고, 강호동의 수상에 가장 먼저 축하의 포옹을 나누었다. <개그콘서트> '달인'의 김병만 역시 아름다운 얼굴로 손색이 없다.
반면 대상후보에 오른 이휘재와 남희석의 불참은 이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자신들이 수상이 불투명하다하여, 보이콧한 인상을 풍긴 것은 프로답지 못한 행위다. 물론 연말시상식에서 이와같은 사례를 한두해 겪은 것은 아니나, 한번쯤 반성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임은 틀림없다. 최우수상 후보에 오른 박명수, 이성미 등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면 모를까. 수상의 여부를 저울질했거나 본인의 편의를 위해 불참을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수상을 하지 못하더라도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없는 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예능프로그램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후보에 오른 것이다. 설사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유재석, 김병만과 같이 상대를 축하하기 위해 자리를 채워줄 순 없는가?
이것은 개인의 심사를 떠나 시청자에 대한 예의다. 방송에서 입으로만 '시청자'를 찾고 떠드는 게 진정한 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 혹은 자존심과 배척된다고 해서 김빠진 시상식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시청자에 대한 배신이다. 설사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은 사람이 없다고 해도, 진심으로 바라보는 시청자에게 예의를 갖췄으면 한다. 유재석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왜 그가 사랑받는 지 깨달았으면 한다.
방송사도 불참을 미리 통보한 사람들은 앞으로 수상 후보군에서 제외했으면 한다. 다른 후보들로 채워 넣더라도, 김빠진 시상식으로 만드는 사람들의 얼굴을 라이브가 아닌 자료화면을 통해 지켜본다는 것은 시청자로서 불쾌함을 낳는다. 또한 불참자는 다음 해에 아무리 성과를 거두더라도 무조건 후보군에서 탈락시키는 후속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
MBC연예대상과 SBS연예대상에서도 KBS연예대상과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아닐 지 미리부터 씁쓸하다. 매회 반복되는 이러한 불분명한 불참에 대해, 방송사에서 보다 단호한 처방책을 내놓았으면 한다. 아름다운 얼굴은 아름다운 마음에서 시작된다. 상대를 축하해줄 수 있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자신이 진정으로 축하받을 수 있는 자격이 갖춰지는 것이다.
끝으로 강호동을 비롯, 수상한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