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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연예대상> 유재석, 무관의 제왕되나?

바람을가르다 2009. 12. 26. 09:41


 
올해의 연예대상은 유재석? 강호동?

2008년은 강호동의 해였다. 해피선데이 <1박2일>로 KBS연예대상,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로 MBC연예대상까지 움켜쥐며 2관왕에 올랐을 뿐 아니라, 잘 나가는 한류스타도 넘보지 못했던 '백상예술대상'의 대상을 개그맨출신 최초로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상복 터진 강호동에 비해, 최근 2년간의 유재석은 박복하기 이를 데 없다.

2007년에 수상한 MBC연예대상은 <무한도전> 여섯명에, <거침없이 하이킥>의 이순재와 나눠 갖는 공동수상으로 빛이 바랬고, 2008년엔 <패떴>으로 SBS연예대상 수상했으나 체면치레에 불과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마다 동시간대 최고의 시청률을 보장하는 유재석의 가치가 유독 연말에는 힘을 쓰지 못하는 진기(?)함을 연출한다.
그리고 올 연말대상도 유재석과 그리 궁합이 맞을 것 같진 않다. 왜?

 
방송 3사 연예대상 미리보기

MBC
방송연예대상 후보가 발표됐다. 강호동, 유재석, 박미선, 이휘재. 
<무릎팍도사>는 토크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 온 상징성을 가졌다. 수많은 인기스타와 명사들이 앞다투어 거쳐 갔다. <무릎팍도사>가 끝난 다음 날엔 백여건이 넘는 관련기사가 쏟아질 정도로 위세가 당당했다. 그리고 정점을 찍은 지난 해, 이미 강호동에게 대상의 영광을 안겨줬기에 올해는 무늬뿐인 후보에 불과하다.

반면 <놀러와>와 <무한도전>을 꾸준히 맡아 온 유재석에겐 기회가 열려 있으나, <세바퀴>의 바람이 연말을 향할수록 거세게 몰아치는 형국이다. 급기야 MBC 예능의 간판 <무한도전>을 누르고 최고 시청률을 찍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여기에 MC 이휘재와 박미선이 공존한다. 더군다나 이휘재는 현재 개편된 <일밤>에서, 박미선은 <우결>을 통해, 유재석 못지않은 공헌도를 보이고 있다.


연말대상의 특성상, 새롭게 주목받는 프로그램의 손을 들어주기 마련이다. 독립편성을 통해 탄력받은 <세바퀴>가 <무한도전>의 아성을 위협하듯, 유재석을 낙마시키기 적절한 위치에 이휘재와 박미선이 있다. 또한 수상경력을 보유한 유재석과 달리, 역대 대상수상이 전무한 두사람은 방송사가 좋아하는 파격과 이슈에서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것도 유재석에겐 부담이다. 결국 <세바퀴>의 집안싸움으로 결말 날 전망이다.
    
KBS
<해피투게더>의 유재석이 선전하고 있으나, 일요일 저녁을 장악중인 해피선데이의 기세가 워낙 당당하다. 올해 새롭게 선보여, 호평속에 순항중인 <남자의 자격> 이경규와 <1박2일> 강호동의 2파전으로 압축된다. 만약 <1박2일>이 올초에 정점을 찍었다면 오리무중이었겠지만, 4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매회 갈아치우며 끝나지 않은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강호동의 2연패가 점쳐진다.

현재의 <1박2일>은 거침없던 06, 07년도의 <무한도전>을 떠올리게 한다. 유재석의 MBC 연예대상 2연패는 이뤄졌으나, 07년도에는 공동수상이었다. 그러나 KBS연예대상 후보에는 공동수상의 여지가 없어, 더욱 강호동에게 무게가 실린다. 더군다나 연예대상 MC로 이경규를 내세웠다는 것은, 마지막 피날레에 있어 사제지간의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고픈 예능국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SBS
<패떴>의 유재석, 이효리와 <강심장>의 강호동. 3파전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지난해 <패떴>으로 이미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이 2연패를 할 수 있겠느냐이다. <1박2일>과 달리, <패떴>은 '참돔조작사건'을 비롯, 각종 구설수로 여론의 도마위에 빈번하게 오른데다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하향세를 타고 있다는 게 아킬레스다. 여기에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유재석의 하차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패떴>제작진도 멤버교체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상황에 시즌2를 준비중이다.

한해동안 <패떴>의 십자가를 지며 고생한 공로를 우대해, 유재석에게 다시금 대상을 안겨줄 지 의문스럽다. 반면 돌아오지 말았어야 할 <야심만만2>를 살리겠다고 강호동을 불러들인 점. 이어 여론의 우려섞인 비판에도 <강심장>을 밀어부친 것은 모두 SBS예능국의 무리수가 원인이었다. 다행히 <강심장>은 화요일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고, <스타킹>에 이어 강호동과 신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SBS대상의 저울추가 기울고 있음을 예고한다.  

방송 3사 어느 곳도, 유재석에게 대상을 허락할 것 같지 않은 불길한 기운이 번져 있다. 열심히 활동하며 이룬 것에 비해, 상복없는 대표적인 MC가 유재석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최근 실시한 '올해의 개그맨' 부문에서 유재석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유재석은 51.6%의 지지를 받아, 43.5%의 2위 강호동을 누르고 5년 연속 정상에 오른 것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예능계를 양분한다고 말하지만, 굳이 여론조사를 토대로 순위를 매기자면 유재석이 강호동과 견주어 한발짝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5년 동안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인기'라는 것이 반드시 '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만약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상이 주어진다면, 그것은 팬들이 뽑은 인기상에 불과한 것도 사실이다. 흥행배우, 인기배우가 반드시 남우주연상을 타는 것은 아닌 것처럼, 무슨 작품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트로피가 결정된다. 물론 영화와 예능은 다르다. 더군다나 방송사가 주관하는 연말대상은 작품성보단 시청률에 어드밴티지를 주는 것이 관례다. 시청률은 광고로 이어지고, 이는 방송사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기와 시청률을 업은 유재석에게 더욱 친절해야 할 연예대상이다. 그러나 시상식에서 마저 배려의 아이콘으로, 2009년에도 대상은 그를 비켜갈 듯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물론 수상자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결과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2009년 무관의 제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해진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