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한지민', 송혜교는 없다?
최근 수목드라마 <크리스마스엔 눈이 올까요?>에서 열연을 선보여 주목받은 김수현과 남지현은, 극중 고수(차강진)와 한예슬(한지완)의 아역들이다. 그들이 보여준 분량은 2회에 불과하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향후 성인연기자로 가는 초석을 닦았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인기드라마의 아역출신 연기자는 성공하기 힘들다?
인기드라마에 출연했던 아역들은 대중들에게 당시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남아, 연기력과는 별도로 그들이 성인연기자로 도약하는 데 발목 잡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금 영화에 출연하여 과감한 노출을 감수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노랑머리>의 이재은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무작정 벗는다고 쉽게 해소되지 않는 '아역출신'이란 부담은, 징크스처럼 굳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영원한 건 없듯이, 이러한 불문율(?)을 깨고 나온 연기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종영된 <미남이시네요>도 고미남 '박신혜'도, <천국의 계단>을 통해 어린 최지우를 소화하며 대중들의 눈도장을 받았던 아역출신 연기자다. 부상으로 인해 <히어로>의 출연이 무산되긴 했으나 김민정의 케이스도 그러하고, <그대웃어요>에서 이천희와 러브라인을 엮어가는 전혜진 역시 드라마 <은실이>에서 김원희의 딸 은실이를 맡았었다.
톱스타가 된 송혜교의 아이들! 송혜교는 없다?
아역출신으로, 현재 성인연기자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여배우를 꼽으라면 문근영과 한지민이다. 그리고 이들은 공교롭게도 송혜교의 아역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케이스다. 각각 인기드라마 <가을동화>와 <올인>을 통해 송혜교의 어린 시절을 그려냈던 그녀들은, 연기력과 미모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성인식을 마친 뒤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현재 활발한 활동으로 뿌리가 되었던 송혜교를 뛰어넘는 포스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선행천사 문근영은 지난해 <바람의 화원>을 통해 남장여자 신윤복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SBS연기대상을 거머쥔다.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등 여러 히트작을 양산했던 송혜교도 받지 못한 대상의 영광을, 문근영이 앞서 가져간다. 그리고 국민여동생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을 꾀하는 문근영은, 내년 초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통해 악역을 맡아 짙은 색깔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한다.
한지민의 경우도, 지난해 <이산> 성송연으로 몸값을 높인데 이어, 최근 '결혼설'에 시달렸던 소지섭과 함께 한 <카인과 아벨>을 통해, 조선족 사투리 구수하게 소화한 영지역으로 또 한번의 연기변신에 성공한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흘린 그녀의 눈물이 '단비'가 될 정도로 시청자를 적시고, 추락했던 <일밤>의 브랜드를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되었다.
반면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에 출연했던 시청률 보증수표 송혜교는, 단자리의 굴욕을 맛보며 지는 해가 되고 있다. 물론 덕분에 현빈과 연인으로 발전한 것은 수확을 거뒀다고 할 수 있겠으나, 여배우로서의 가치는 마모될 수밖에 없다.
문근영과 한지민은 분명, 송혜교의 아역출신으로 크던 작던 그녀의 덕을 본 게 사실이다. 송혜교 또한 문근영과 한지민이 그녀의 아역을 멋드러지게 소화해주었기에 극중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윈윈관계였다고 볼 수 있다.
한때 문근영과 한지민에겐 '송혜교'의 아역출신이란 거추장스런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간단하게 꼬리표를 끊어 버린 두사람은 톱스타가 되었고, 문근영과 한지민을 기억하는 대중들의 프로필에 '송혜교'는 없다.
아역출신 연기자?
"연기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말이 어울리는 톱스타가 바로 문근영과 한지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