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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번사랑해> 불륜캔디 '고은미'효과?

바람을가르다 2009. 12. 14. 11:56



대리모를 소재로 한 주말드라마 <천만번사랑해>가 '불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동안 20% 안팎의 시청률로 정체현상을 빚고 있던 드라마는, 지난 13일 방송이 25%대를 마크하면서 약 4%가량의 급격한 상승 폭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남편 세훈(류진)과 불륜녀 연희(이시영)의 관계를 알아버린 선영(고은미)의 분개가 있다.


시청률 효자 아이템, '불륜'효과 단단히 본 <천만번 사랑해>

주인공 백강호(정겨운)와 고은님(이수경)이 우여곡절끝에 결혼에 골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천만번사랑해>. 현재 진행중인 두사람의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은, 고은님이 대리모라는 사실을 밝혀지기까지 한 템포 쉬어가는 타임이다. 시청자로선 닭살맞은 애정행각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럼에도 요지부동하던 시청률이 세훈과 연희의 불륜 사실이, 선영에 의해발각되면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막장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불륜코드는, 시청자의 주전부리감으로 그만이다. 도의에 어긋난 관계는 나쁜 놈, 나쁜 년으로 규정짓기 알맞다. 그리고 이들을 처단해가는 과정은 불편함과 함께 통쾌함을 동반한다. 그러나 단칼에 베어버리면 맛이 살지 않는다. 본처 선영을 향한 불륜녀 연희의 뻔뻔한 반항내지 적개심으로 물고 늘어져야, 시청자는 두주먹을 불끈 쥔다. 작가는 이러한 공식을 모를 리 없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시작된다. 

 

불륜이 낳은 최대수혜자 '고은미', 불륜판 캔디로 거듭나다!

겉보기엔 잉꼬부부였으나 속은 그렇지만도 못한 부부. 특히 세훈(류진)과 선영(고은미)사이에 아이가 없었다는 것이, 둘사이를 소원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었다. 불임상태인 선영은 결국 시어머니(이휘향)의 요구대로 대리모 고은님(이수경)을 받아들이는 데 동의한다. 은님이 낳은 자식이란 사실도 모른 체, 아들 유빈을 얻지만 그 사이 남편은 연희와 불륜관계를 맺는다.

현모양처의 전형을 보여준 선영에게, 남편의 외도는 청천벽력과 같다. 이 사실을 알고 내연녀 연희를 찾아가 선영. 이에 연희는 세훈을 포기할 생각없다며 되레 선영을 깔보는 안하무인, 적반하장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이미 부부라는 개념따윈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세훈도 연희와 다를 바가 없다. 결국 파경위기로 치닫는 선영과 세훈 부부.

극중에서 헌신적인 아내, 말 잘듣는 며느리로 밝은 인상을 보여주었던 고은미는, 남편의 외도로 인한 피해자인 것은 분명하나, 브라운관 밖에선 최대수혜자로 남을 전망이다. 외로워도 슬퍼도 기댈 곳 하나 변변히 없는 그녀가, 불륜판 '캔디'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동정표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고스란히 시청률 상승의 댓가로 나타났다.  


<천만번사랑해>가 대리모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현재 시청자들은 막장 불륜코드에 빠져 있다. 대리모 이수경과 그녀를 사랑하는 정겨운간의 닭살은 잠시 접어두고, 남편의 외도로 악에 바친 아내. 남편, 내연녀 그리고 시어머니의 공방전에 포인트를 맞춘 상태다. 여기서 그동안 류진과 이시영이 보여준 뻔뻔한 불륜행각은 꾸준히 봐왔던 터라 시큰둥하다. 반면 천사표에 가깝던 고은미의 폭발은, 파격에 가까울 정도로 변신이 동반되어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시점에선 '캔디렐라' 이수경보다 '불륜 캔디' 고은미의 활약이 볼만한 '천만번사랑해'가 됐다. 고은미가 맡고 있는 선영이 더 비참해질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이 증폭된다는 점에서, 그녀의 극중 수난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나 비중과 인지도는 높아지는 행복한 아이러니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