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이경규와 소녀시대 윤아, 과연 어울릴까?
바람을가르다
2009. 12. 12. 10:17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방송사 시상식은 주인공인 연예인뿐 아니라, 순위에 민감한(?) 시청자에게도 볼거리가 많은 이벤트라 할 수 있다. 특히 유재석, 강호동 빅2가 양분해 온 연예대상의 경우, 올해도 변함없이 빛나는 활약을 펼친 그들의 수성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KBS<남자의 자격> 이경규, MBC<세바퀴> 이휘재, 박미선 등 군소후보들이 난립해 이변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상을 결정짓는 요소는 시청률의 파이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PD들을 중심으로 한 제작진과 예능국의 의견이 그에 못지 않게 반영된다는 점에서 섣부른 예측을 허락치 않는다. 다만 예능국도 결국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쫓아가야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상이 부여하는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 과연 올해는 납득가능한 인물이 수상할 지 무척 흥미로운 가운데, 공동수상을 남발하는 구태만큼은 반드시 근절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연예대상을 앞두고, 시상식을 진행할 MC들이 발표됐다.
MBC<연예대상>의 경우, 이혁재가 3년 연속 단독MC를 맡게되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2년간 홀로 진행을 담당하면서도 무리없이 매끄러웠다는 평이다. 올해 '대망', '퀴즈프린스'로 <일밤>을 수렁에 빠뜨린 공로(?)가 있으나, 현재 별다른 프로그램을 맡지 못한 채 귀향중인 그를 불러들였다. 수상 후보군에서 제외된 만큼, 부담없이 진행할 듯 싶다.
SBS의 경우, 연말시상식 단골MC 신동엽을 중심으로 (좌)현영, (우)이소연체제가 가동된다. 신동엽은 현재 <일밤>에 둥지를 텄으나 <체인지>,<골미다>를 진행했고, 최근 <퀴즈쇼 300>을 맡는 등 SBS에서 꾸준히 활약중이다. 이소연의 경우, 시청률 20%를 돌파한 인기드라마 <천사의 유혹>으로 <연기대상>에서 한자리 차지할 것이 유력한 상황에, 보너스로 진행석까지 앉힌 격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조합은 무난하지만 꽤나 지루한 진행이 예상된다.
이경규와 소녀시대 윤아의 조합은 지나친 파격?
가장 주목이 가는 조합은 KBS이다. 2006년 MBC<연예대상>을 맡은 뒤로, 오랜만에 연말시상식에 복귀한 이경규. 그의 파트너로 KBS 간판 아나운서 이지애와 소녀시대 윤아가 발탁됐다. (좌)윤아 (우)지애라는 꽃밭속에서 흐뭇한 상황을 맡게 된 이경규. 그러나 평소 원톱 MC 혹은 남자 MC들과 집단 진행을 맡았던 그가, 이지애와 윤아를 어떻게 컨트롤하게 될 지 벌써부터 궁긍증을 자아낸다.
이경규가 그동안 여자 MC들과 상극을 이루며, 파트너로 피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특히 백승주, 정미선, 문지애 등 아나운서들과는 투MC로 호흡을 자주 맞춘 편이라, 이지애와도 무난한 연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소녀시대 윤아와의 그림이다. 소녀시대 9명 속에 이경규라면 어울릴 듯 싶은데, 이경규와 윤아의 투샷은 상상만으로도 어색함을 동반한다. 지나친(?) 파격으로 까지 비춰진다.
차분한 아나운서 이지애와 통통 튀는 발랄 윤아는 대조를 보이듯, 가장 마초적인 남자로 <대단한 도전>에서 김용만의 엉덩이를 스스럼없이 발로차던 이경규의 옆에, 여리고 귀여운 윤아가 서 있는다? 이경규는 딸같은 윤아에게 낯가리고, 대선배라 이경규를 어려워하는 윤아가 노출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연예대상(?)스러운 상황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확실히 볼거리는 생긴 것 같다. 두사람의 표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두세시간이 훌쩍 지날 것 같다.
사실 신동엽, 이소연, 현영과 같이 반듯한 조합보다는, 이경규, 이지애, 윤아와 같이 언밸러스한 그림이 낫다고 생각한다. 시상식이 주는 무겁고, 기계적인 느낌은 고루한 맛이 난다. 이벤트성이 강한 축제 같은 시상식이기에 그림이 좀 튀어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면 괜찮은 조합이 아닐까. 특히나 <연예대상>이라면 더욱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경규와 윤아조합은 파격이되 신선하다.
또한 그들의 조합이 언밸러스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견의 발로일 수 있다. 이경규와 윤아가 네티즌이 뽑은 베스트커플상(?)이 될 지 누가 알겠는가. 두가지는 분명해졌다. KBS<연예대상>에 볼거리가 하나 더 추가됐다는 것과 이경규가 진행하는 이상, 수상자가 누가되든 소감은 짧아야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