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과 신봉선은 윈윈이다>
<김국진과 신봉선은 윈윈이다>
버라이어티를 말할 때,
90년대 말을 김국진이란 아이콘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
09년으로 접어든 지금의 최고의 여성 예능인으로 신봉선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렇다면 둘의 조합은 어떨까?
골프와 사업, 이혼으로 멍들어 재기가 의심되었던 김국진은
화려하게는 아니어도 <라디오스타>를 필두로 꾸준한 저공비행으로 얼굴을 비치며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김용만과 잠시나마 과거의 호흡을 환상적으로 재연하며
09년의 비상을 기대케하였다.
현재 그 효과는 이경규와 진행하는 <스타주니어쇼 붕어빵>과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
으로 다시금 재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좀 더 과감해지고, 편안해보인다.
단지 시트콤 <태희 혜교 지현>은 하차하는 게 나을 거 같다.
본인을 필요이상으로 미리 소비해버리는 것 하나와
일주일을 매일 보게됨으로써 가져올 수 있는 식상함이, 비상을 발목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국진의 연기력은 이미 <테마게임>, 송윤아와 함께 했던 미니시리즈 <반달곰 내사랑>
그리고 베스트극장과 일일극 및 각종 시트콤으로 이미 수준급 연기가 검증되었던 바.
다시 시트콤을 한다는 게 굳이 그에게 어떤 플러스가 있을까?
지금은 짧고 굵게 한두 프로 히트 시키면서 입지를 더 강화시켜야 한다.
그러기에 지난 주에 선보인 <남자의 자격>에서 김국진이 보여준 캐릭터는
좀 더 자신감이 붙어 있었으며 이경규와의 호흡도 <명랑히어로>때보다 훨씬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편안한 기분을 전달케 한다.
특히,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의 경우, 이경규와 환상까진 아니어도 무난함 이상 가는
호흡으로 아이들을 리드하는 모습이 눈이 띤다.
이경규와 김국진은 아이들 패널에게 굉장히 친근함을 주고 있으며,
연예인 패널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 또한 능수능란해 보였다.
이번에 해피선데이가 선보인 <남자의 자격>에서 김국진이 예능 초짜인
김태원, 이정진, 김성민, 윤형빈의 리드를 잘 해주어야 프로가 산다.
이경규는 자기희생을 통해 다른 이들의 캐릭터를 심어주고 있다.
(다음에 따로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에 대해서 말하기로 하고)
<남자의 자격>에서 리드는 이경규의 몫이 아니다.
이경규 역시 이 점을 알고 있을 것이며, 이경규는 이 프로에서만큼은
철저하게 스펀지 역할을 해야한다.
어떤 잉크가 자신을 묻힐지라도 받아내고 흡수해야 하며 용수철처럼 튕겨내서는 안 된다.
이경규는 구심점이다. 그를 통해 잡혀가는 멤버들의 캐릭터 잉크물이 자신에게 충분히
흡수되어 새로운 색깔을 짜낼 수 있게끔 철저하게 받아줘야 한다.
또 다시 이경규가 단독드리블을 하게 된다면 프로그램은 초기에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다.
이경규 스스로가 자신에게 칼끝을 겨누는 꼴이 된다.
<대단한도전>에서 처럼 이경규는 다른 이들의 캐릭터를 살려줘야 한다.
그리고 김국진은 미드필더에서 볼배급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한다.
물론 자신의 캐릭터도 살리면서 말이다. 일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국진이 리버풀의 제라드와 같은 플레이를 보인다면 <남자의 자격>은 롱런하게 되겠지.
이경규는 홍명보정도 되려나. 후방에서 보이지 않는 조율.
이외수가 필드밖의 감독이라면 이경규는 필드위에 감독이다.
이경규는 과거에 공격축구스타일 버리고 철저하게 수비위주의 토크를 해야 한다.
그러다 한방씩 날리는 중거리슛으로 상대 멤버들의 간담을 서늘케하면 될 것 같다.
여러 프로는 독이 된다.
요즘같이 빠른 변화의 흐름속에 스스로 가두는 꼴이다.
이것은 비단 김국진에게만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 5회 방영의 <시트콤>만큼은 말리고 싶다.
현재 <라디오스타>, <붕어빵>, <해피선데이>를 따로 겸하고 있지 않은가.
그에게 차라리 평일에 한 프로 더 하라고 권하고 싶다.
김국진에게 현재의 시트콤을 하차하고, 새로운 파트너로 신봉선을 추천한다.
신봉선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자질이 있으며.
신봉선 역시 김국진을 통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신봉선은 가뭄에 콩같은 버라이어티 여성 엠씨중 몇 안 되는 재능만점 캐릭터다.
대중에게 호감도 역시 여성 예능인 1위를 지난 해부터 고수할 정도로
충분히 시장에서 그녀를 필요로 하며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현재 보여주고 있다.
다만 <골드미스가 간다>, <무한걸스>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매력이
신동엽과 하는 <샴페인>이나 <해피투게더>에선 반도 보여지지 못하고 있다.
신봉선에게 신동엽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다.
신봉선은 신동엽의 깔끔한 진행솜씨에 딸려서 그냥 매달려 가는 꼴이다.
자기 색깔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해투에서는 어떤가?
해투에서는 신봉선이 가져야 할 역할을 박명수가 독점하고 있다.
신봉선은 사이드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골드미스가 간다>에서 처럼 활동적이고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들이다.
<샴페인>이나 <해피투게더>에서 병풍처럼 비춰지는 신봉선은 다른 여자엠씨들이
밟아 온 전처를 똑같이 밟으려 하는가?
그녀는 미모로 신동엽, 유재석 옆에 두는 게 아니다.
그녀의 재치와 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해피투게더>의 경우 박명수의 강함과 독함이 신봉선과 교차하고.
유재석은 박명수 컨트롤만으로도 벅차다. 신봉선을 받쳐줄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
주인공인 게스트 챙겨야 되는 데 박명수 챙기고 언제 신봉선까지 배달하는가?
한편 <샴페인>을 보자면, 양식 엠씨와 된장찌게 아가씨의 만남같다.
신동엽이 고급스런 진행을 보이면, 그녀도 고급스럽게 받쳐줘야 한다고 믿는 거 같다.
자신으로 인해 프로가 싸질까봐 두려워하는 것 같다.
신동엽을 아직은 어려워하는 것도 보이고.
신봉선은 나대야 산다. 값싸게 차려놓고 시청자들에게 부담없이 즐기게 하는 게
신봉선의 매력이다. 신동엽의 지휘아래 쫓아가면 그녀의 캐릭터가 죽는다.
이쯤에서 김국진은 훨씬 탁월한 선택일 수 있다.
김국진은 완벽하지 않다. 그에겐 허점이 많다.
그러나 베테랑으로 진행의 흐름을 알고, 상대를 받아줄 수 있는 너그러움이 있으며.
상황을 무겁지 않게 만드는 가벼움이 있다.
신봉선이 뛰어놀기엔 김국진만한 그라운드도 없을 것이다.
일단 그림을 보자.
얇은 허벅지의 조그만한 얼굴, 천진난만한 액션, 모성본능 자극하는 외모의 국진과
통통한 뱃살과 밉지 않은 외모, 당당하고도 당돌한 말투, 화려한 춤솜씨,
그리고 아줌마를 능가하는 강인함이 신봉선의 매력이다,
신봉선이라면 김국진을 품을 수 있는 강단있는 여자다.
둘 사이의 신체사이즈에서 오는 언밸러스.
(과거 김용만의 푸짐함과 김국진은 환상의 조합을 보여왔다.)
김국진의 혀짧은 말투는 신봉선의 억양 센 말투와 대조적으로 보이지만.
언밸러스속에서 밸러스를 잡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다.
일단 그림만 봐도 웃기지 않은가?
이들 투엠씨로 프로를 하나 개발한다면
아니 가벼운 토크쇼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재석 김원희 콤비 버금가는 커플이 될 자질을 김국진과 신봉선의 조합에서 찾아본다.
신봉선이 김국진을 쥐고 흔들기만 해도
신봉선은 신봉선대로 자신의 끼를 펼칠 수 있으며,
김국진은 김국진대로 당황하는 모습에서 수습해가는 능력을 과시하게 될 것이다.
김국진은 현재 김구라의 공격에도 버틸 힘을 보여주었으며.
누구보다 강한 이경규의 캐릭터를 받아칠 수 있는 엠씨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국진의 선함과 연약함뒤에는 강한 캐릭터를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같은 자질을 가졌다.
그렇다면 상대가 김구라, 이경규가 아닌 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김원희? 현영? 절대 아니다. 이경실? 조혜련? 더더욱 아니다. 이미 간판으로 자격미달에
자칫 프로그램 전체가 싸지는 느낌이 난다.
신봉선만한 캐릭터가 없다.
신봉선은 강함과 여성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이웃집 동생같은 여자다.
김국진같은 삼촌삘을 만나면 수다가 자연스러워 진다.
저공에서 고공으로 날을 수 있는 김국진에게 신봉선은 날개가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보조엠씨 느낌이 나는 신봉선에게 김국진은 현재의 끼를 반도 보여주지 못하는
자신을 한단계 뛰어넘게 해줄 뜀틀이 될 수 있다.
김국진이 신봉선에게 깔려 푸닥거릴지도 모른다고?
그거야 말로 얼마나 웃기는 한 장면인가?
보이는 그림이 딱딱하지 않다면 일단 편안하게 즐길 준비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고.
버라이어티에서 깔끔하고 완벽한 엠씨들보단 조금은 허술해도 친근한 웃음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