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1박2일, 왜 김종민 복귀 결정했나?
바람을가르다
2009. 12. 10. 06:05
코요태의 멤버 김종민이 해피선데이 <1박2일>에 복귀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오는 18일 공익근무에서 소집해제 될 김종민을 곧바로 합류시킬 예정이며, 다른 멤버의 하차는 없을 뿐더러, 프로그램의 구성에도 변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로써 <1박2일>은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김종민의 7인체제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에 김종민 측은, <1박2일> 제작진에 대한 감사와 함께 팀워크를 맞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또한 기존의 어리버리한 이미지외에 2년간의 공백기동안 연구한 새로운 김종민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이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그러나 김종민의 합류를 두고, <1박2일>의 시청자 반응은 엇갈린다. 원년멤버인 그를 반기는 분위기 못지않게, 현재로도 충분한 6인체제에 오히려 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1박2일> 제작진이 김종민의 복귀를 서두른 이유?
김종민은 개인사정에 의해 자진 하차한 지상렬이나 노홍철의 케이스와는 다르다. 비록 함께한 시간은 짧았다하나 불가피하게 하차한 만큼, 공익근무를 마친 그에게 다시금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보는 것이다. 프로그램에 이해득실을 따져 가며, 그의 합류여부를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논란만 낳게 된다.
만약 김종민을 잡지 않는다면, 그는 일요일저녁 타방송 경쟁프로그램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활약여부를 떠나 <1박2일>로선 부담이다. 또한 하하의 복귀가 기정사실화된 <무한도전>과 비교될 여지를 남기는 것도 개운치 않다. 어차피 복귀시켜야 한다면,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의 싹을 자르고, 프로그램 속에 김종민의 역할을 찾는 것이 득이라고 본 것이다.
김종민이 가져 올 <1박2일>내의 변화?
제작진이 밝혔듯이 복불복시스템을 비롯한 기존의 시스템에는 변화가 없다. 분명 6명이 주는 안정감과 튈 수밖에 7명은 다르다. 이 불균형이 가져올 문제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허나 특별게스트 박찬호가 참여했을 때도 문제가 되진 않았다. 물론 일시적인 것과 지속적인 것은 다르다. 특히 개인전과 단체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YBvsOB'와 같이 3:3으로 편을 나누지 못해 불평등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3:4로 나뉘어도 어차피 팀으로 나뉜 단체전으로 볼 때, 극복이 가능한 문제다.
김종민의 의해 허당, 은초딩(다행히 은천재로 바뀌는 중)등 캐릭터가 겹치거나 다른 캐릭터가 죽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유의해야 한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팀웍이 빠르게 자리잡지 못한다면, 김종민을 두고 또 다른 논쟁거리를 낳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산만함'이다. 그동안 조밀했던 여섯명의 안정감에 김종민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져오면 낭패다. 자칫 카메라가 한 사람을 더 잡기 위해 요란하게 움직이면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개개인의 분량이 조금씩 줄더라도,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다양한 프로인만큼, 화려함보단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고 볼 수 있는 균형있는 편집이 필요하다.
반면 김종민의 투입으로 인한 장점도 예상된다. 식상함을 줄이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구실이 된다. 또한 그를 대체했던 MC몽과의 신경전을 비롯, 갈등과 타협, 배신과 화해 등, 캐릭터와 맞물린 여러가지 사건과 상황극을 통해 긴장과 재미를 불어 넣는 시너지의 기반이 된다. 단순한 한 명을 넘어, 그 한 명을 통한 스토리의 가지 수는 합이 아닌 배로 늘어난다. 오히려 6명보다 7명이 변칙을 주기에 용이하다는 것도 기대감을 부풀린다.
김종민에 대한 시청자의 호불호는 <1박2일>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황정음의 케이스에서 알 수 있듯이, 호감과 비호감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지붕뚫고하이킥>을 통해 몸사리지 않는 연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들이 비춰지자, 그녀에게 있었던 비호감의 비가 떨어지고 호감만 남았다. 다시 말해, 김종민 본인이 열심히 하면 그의 합류를 껄끄럽게 보던 시선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2년의 공백기가 있다손쳐도, 김종민에겐 예능감이 있다. 다만 그 감이란 것이, 어느 프로그램에나 먹히는 건 아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이 될 수도 있으나, 낙마로 이끌 수도 있다. 때문에 강호동의 리딩도 보다 세심해질 필요가 있고, 기존 멤버들 역시 영악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김종민과 함께 추락할 수 있다. 초반이 중요하다. 김종민이 합류한 초반에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그에게 꽂힌 미운털이 <1박2일>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