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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우승! 누가 본드걸의 위기를 말하는가?

바람을가르다 2009. 12. 5. 21:41
 


6일 저녁, 도쿄 국립 요요기경기장에서 펼쳐진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파이널 여자싱글 프리프로그램에서 123.22 점을 얻은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더한 합계 188.86 점으로 안도미키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누가 감히, 본드걸의 위기를 말하는가?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1회전 처리한 트리플 플립점프의 실수를 감안하더라도,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루프 점프에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는 등 기술 및 예술 점수에서 이전 대회와 달리, 전체적으로 낮은 스코어를 마크해 김연아 본인은 물론, 전세계 피겨팬들과 외신기자들 마저 당황시켰다. 여기엔 심판진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은반위에 지존 김연아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 극복해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쇼트의 충격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안정된 연기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아쉬운 건 프리프로그램의 점수도 기대에 못미쳤다는 것이다. 실수가 없는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가산점이 거의 부여되지 않는 등, 이전대회와 10점에 가까운 점수 차이를 보여 판정의혹을 부풀린다. 

반면 일본 안도미키의 경우, 실수가 있었을 뿐 아니라 김연아에게 찾아보기 힘든 가산점이 눈에 띄게 보였다는 점이다. 프리스케이팅 시즌 베스트를 마크한 안도미키와 평소보다 10점이상 깍인 김연아의 점수사이엔, 투명한 빙판을 더럽히는 불투명한 양심이 깔려 있다.     


왜 유독 일본에서 치뤄지는 그랑프리대회엔 판정시비가 많은가?

일본에서 열린 그랑프리파이널 2005-06년 대회에서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아사다마오가, 그랑프리파이널 4연패의 주인공 슬루츠카야를 8점이상 앞지른 점수를 받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각국 외신들은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인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홈잇점을 감안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의심스런 점수 편차엔, ISU의 최대스폰서로 참여하는 일본의 입김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내년에 있을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이와같은 논란이 없으리라 장담키 힘들다. 심판이 점수채점에 있어 장난질을 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단순히 김연아의 실력을 떠나, 심리적인 부분을 흔든다는 것이다. 심판판정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고,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실수로 이어질 가능성을 남긴다.


올림픽을 앞둔 김연아 죽이기?

이번 그랑프리파이널이 주는 효과는 일본에서 쾌재를 부를 만하다. 김연아가 비록 우승을 차지했지만, 걱정거리를 안겨 줬기 때문이다. 200점을 기본으로 넘겨왔던 그녀에게 188점이라는 점수로 깎아냄으로써, 일본 선수들이 근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만으로도 성공한 대회로 자축할 것이다. 

김연아의 기량은 월등하다. 그러나 심판진은 그렇지 못하다. 블랙 로비가 들어온다면 이번 대회와 같이 얼마든지 은반 위는 얼룩지게 만들 수 있다. 김연아선수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그녀 스스로 밝혔듯이, '자신과의 승부'에 충실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밴쿠버올림픽은 전세계인들이 지켜 본다. 수많은 눈이 빙판위의 여제 김연아에게 쏟아진다. 은반위에 금이 갈라지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남은 기간 기술을 가다듬는 것도 필요하겠으나,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본드걸 김연아, 당신을 삐딱하게 보려는 심판진과 의혹을 향해 멋진 권총 세레모니를 날려주길 기대한다. 끝으로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우승한 김연아, 그녀는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