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한예슬을 압도한 선우선,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바람을가르다
2009. 12. 4. 07:33
SBS 새수목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주인공 고수와 한예슬의 아역으로 출연한 김수현(차강진), 남지현(한지완)의 눈부신 활약속에 성공적인 1,2회를 마쳤다. 여기에 인생 굴곡 많은 술집 작부역을 질퍽하게 소화한 조민수(강진모)가, 극의 중심을 잡아줬기에 가능했다. 비록 동시간대 방송중인 <아이리스>에 밀려 시청률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종영까지 4부가 남은 <아이리스>에 비해 갈 길이 멀다는 점에서 반전의 칼을 쥐게 될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다.
문제는 <아이리스>라는 외부적 요소가 아닌,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내부에 있다. 짙은 정통 멜로의 색깔을 갖춘 드라마는 겨울이란 계절색과 무척이나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설정도 지난 겨울에 히트했던 여러 드라마를 닮고 있다. <가을동화>, <겨울연가>, <미안하다 사랑한다>, <피아노>, <천국의 계단> 등이 그러하다. 특히 출생의 비밀은 이들 드라마의 키워드가 되는데, 그 중 '이복남매'의 여부가 주인공들의 사랑을 훼방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피아노 + 겨울연가 =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2회가 암시하는 것은 극중 한지완(한예슬)은 입양된 딸이며, 차강진(고수)은 지완의 아버지 천호진과 강진의 어머니 조민수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는 점이다. 지완과 강진은 이 사실을 모른 체 사랑에 빠지게 된다. 흡사 <겨울연가>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강진의 잃어버린 펜던트를 찾으려다 지완의 오빠가 물속에 익사한 것은, <피아노>에서 김하늘의 어머니(조민수)가 고수의 아버지(조재현)과 물놀이갔다가 익사한 것에 대한 오마주를 보는 듯 하다. 결국 여주인공의 가족이 죽음으로서 트라우마가 형성되고, 친자확인에 들어가는 '이복남매'의 진실은 <가을동화>나 <겨울연가>와 같이 사랑만으론 뛰어넘기 힘든 벽이 된다.
이러한 상투적인 구조는 국내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흡입력이 높다. 설정이 극단을 치달을수록 효과적인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상투성은 용서할 수 있으나, 배우들의 발연기는 용서가 안 되며, 캐릭터만큼은 신선해야 한다. 2회 후반부에 '8년후'로 넘어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아역에서 성인연기자들(고수,한예슬,선우선,송종호)로 교체되면서 본격 멜로라인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배우들은 전작에 비해 얼마나 진화했을까?
강진(고수)은 최연소 대한민국 건축대전 수상과 뉴욕 유학생활을 거친 범서그룹의 디자인 2팀장으로, 지완(한예슬)은 커피숍에서 일하는 좌충우돌 한의대생으로 나온다. 여기에 지완의 약혼자 태준(송종호)은 범서그룹의 디자인 1팀장을, 우정(선우선)은 이사로 분해 4각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고수 (차강진)
<피아노>에서 이복동생 조인성과 대립각을 세운 의대생 한재수(고수)는 밝고 낙천적인 천사표의 남자. 이복누이 김하늘을 사랑하면서도 마음 깊이 담아둘 수밖에 없는 슬픈 눈.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를 남매로 만든 삼류인생 아버지 억관(조재현)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 착함이 강진에게 있다. 술집 작부인 어머니(조민수)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아낀다. 재수만큼이나 공부도 잘했고 능력도 있다. 게다가 한주먹한다. 강진이 재수와 다른 건 마냥 착하지도 않고, 내면에 사랑과 분노가 쉴새없이 뜨겁게 교차하는 남자라는 점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차강진은 '미사'의 차무혁을 약간 섞어 놓은, '피아노' 한재수의 업그레이드 버젼이다. 다만 강진이 아닌, 고수라는 배우가 시청자에게 어느정도 어필할 지는 미지수다.
선우선 (이우정)
<내조의 여왕>에 사모님 은소현의 차분한 귀티를, 커리어우먼 이우정 이사라는 틀로 싼티나게 업그레이드한 카리스마 선우선은 거칠지만 당당하다. 여성에게서 마초의 느낌이 강하게 풍겨 눈길가는 캐릭터다. <스타일>의 김혜수가 보여준 절제미를 파괴한, 또 다른 악녀탄생을 예고한다. 선우선이란 배우의 표면적 이미지가 이우정안에 녹아있다. 한예슬은 물론, 고수까지 삼킬 기세다.
한예슬 (한지완)
드라마가 히트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를 가진 한예슬. <환상의 커플>에서 각인된 통통튀는 코믹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정통멜로의 히로인으로 변신한 그녀. 여인의 향기는 물씬나는데 목소리가 안습이다. 변신을 방해하는 하이톤의 굵은 목소리가 코미디와 멜로사이를 가로지른다. 청순하면서도 해맑은 비쥬얼과 표현력은 절반의 성공을 예감케하지만, 나머지 채워지지 않는 절반은 그녀의 캐릭터를 이끌어 줄 작가에게 달려 있다. 오지랖 넓은 한지완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려야 시청자가 한예슬을 받아드리기 쉽다. <순풍산부인과>의 송혜교가 <가을동화>의 최은서로 변신했던 드라마속 과정을 한예슬에게서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은 다행이다. 비록 예고편을 통해 확인했지만 말이다.
전체적으로 전작들에 비해, 입체적이며 진화된 캐릭터를 얻은 3인방. 짧았지만 2회를 통해 본 느낌은 안정감을 준 고수. 반면 선우선에게 압도당하지 않으려면, 한예슬의 캐릭터를 많이 살려줘야 될 것 같은 인상이다.
문제는 <아이리스>라는 외부적 요소가 아닌,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내부에 있다. 짙은 정통 멜로의 색깔을 갖춘 드라마는 겨울이란 계절색과 무척이나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설정도 지난 겨울에 히트했던 여러 드라마를 닮고 있다. <가을동화>, <겨울연가>, <미안하다 사랑한다>, <피아노>, <천국의 계단> 등이 그러하다. 특히 출생의 비밀은 이들 드라마의 키워드가 되는데, 그 중 '이복남매'의 여부가 주인공들의 사랑을 훼방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피아노 + 겨울연가 =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2회가 암시하는 것은 극중 한지완(한예슬)은 입양된 딸이며, 차강진(고수)은 지완의 아버지 천호진과 강진의 어머니 조민수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는 점이다. 지완과 강진은 이 사실을 모른 체 사랑에 빠지게 된다. 흡사 <겨울연가>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강진의 잃어버린 펜던트를 찾으려다 지완의 오빠가 물속에 익사한 것은, <피아노>에서 김하늘의 어머니(조민수)가 고수의 아버지(조재현)과 물놀이갔다가 익사한 것에 대한 오마주를 보는 듯 하다. 결국 여주인공의 가족이 죽음으로서 트라우마가 형성되고, 친자확인에 들어가는 '이복남매'의 진실은 <가을동화>나 <겨울연가>와 같이 사랑만으론 뛰어넘기 힘든 벽이 된다.
이러한 상투적인 구조는 국내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흡입력이 높다. 설정이 극단을 치달을수록 효과적인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상투성은 용서할 수 있으나, 배우들의 발연기는 용서가 안 되며, 캐릭터만큼은 신선해야 한다. 2회 후반부에 '8년후'로 넘어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아역에서 성인연기자들(고수,한예슬,선우선,송종호)로 교체되면서 본격 멜로라인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배우들은 전작에 비해 얼마나 진화했을까?
강진(고수)은 최연소 대한민국 건축대전 수상과 뉴욕 유학생활을 거친 범서그룹의 디자인 2팀장으로, 지완(한예슬)은 커피숍에서 일하는 좌충우돌 한의대생으로 나온다. 여기에 지완의 약혼자 태준(송종호)은 범서그룹의 디자인 1팀장을, 우정(선우선)은 이사로 분해 4각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고수 (차강진)
<피아노>에서 이복동생 조인성과 대립각을 세운 의대생 한재수(고수)는 밝고 낙천적인 천사표의 남자. 이복누이 김하늘을 사랑하면서도 마음 깊이 담아둘 수밖에 없는 슬픈 눈.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를 남매로 만든 삼류인생 아버지 억관(조재현)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 착함이 강진에게 있다. 술집 작부인 어머니(조민수)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아낀다. 재수만큼이나 공부도 잘했고 능력도 있다. 게다가 한주먹한다. 강진이 재수와 다른 건 마냥 착하지도 않고, 내면에 사랑과 분노가 쉴새없이 뜨겁게 교차하는 남자라는 점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차강진은 '미사'의 차무혁을 약간 섞어 놓은, '피아노' 한재수의 업그레이드 버젼이다. 다만 강진이 아닌, 고수라는 배우가 시청자에게 어느정도 어필할 지는 미지수다.
선우선 (이우정)
<내조의 여왕>에 사모님 은소현의 차분한 귀티를, 커리어우먼 이우정 이사라는 틀로 싼티나게 업그레이드한 카리스마 선우선은 거칠지만 당당하다. 여성에게서 마초의 느낌이 강하게 풍겨 눈길가는 캐릭터다. <스타일>의 김혜수가 보여준 절제미를 파괴한, 또 다른 악녀탄생을 예고한다. 선우선이란 배우의 표면적 이미지가 이우정안에 녹아있다. 한예슬은 물론, 고수까지 삼킬 기세다.
한예슬 (한지완)
드라마가 히트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를 가진 한예슬. <환상의 커플>에서 각인된 통통튀는 코믹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정통멜로의 히로인으로 변신한 그녀. 여인의 향기는 물씬나는데 목소리가 안습이다. 변신을 방해하는 하이톤의 굵은 목소리가 코미디와 멜로사이를 가로지른다. 청순하면서도 해맑은 비쥬얼과 표현력은 절반의 성공을 예감케하지만, 나머지 채워지지 않는 절반은 그녀의 캐릭터를 이끌어 줄 작가에게 달려 있다. 오지랖 넓은 한지완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려야 시청자가 한예슬을 받아드리기 쉽다. <순풍산부인과>의 송혜교가 <가을동화>의 최은서로 변신했던 드라마속 과정을 한예슬에게서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은 다행이다. 비록 예고편을 통해 확인했지만 말이다.
전체적으로 전작들에 비해, 입체적이며 진화된 캐릭터를 얻은 3인방. 짧았지만 2회를 통해 본 느낌은 안정감을 준 고수. 반면 선우선에게 압도당하지 않으려면, 한예슬의 캐릭터를 많이 살려줘야 될 것 같은 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