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개편④, 패떴 유재석, ‘일밤’에 새둥지?
출연 계약만료 시점과 맞물려, <무한도전> 하차설에 휩싸였던 국민MC 유재석이, 이번엔 일요일은 좋다에 <패밀리가 떴다>를 하차할 것이란 전망이 안팎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패떴>하차설의 배경에는, <무한도전> 등을 비롯한 다수의 프로그램을 지난 몇 년간 쉼없이 진행해 온 터라, 심신에 누적된 피로를 조금이나마 풀어내고, 임신 5개월로 접어든 아내 나경은과 가정에 좀 더 충실할 시간을 갖고자한다는 것이다.
유재석이 <패떴>을 떠나는 이유?
<패떴>은 인기는 있되, 상처뿐인 영광을 안은 프로그램이다. 리얼예능이 아닌 리얼시트콤이란 폄하, 식상한 포맷, 병풍 박시연 등을 비롯한 출연진에 대한 질타, 최근 <참돔조작논란>까지 잦은 구설수에 시달렸다. <패떴>에 실망한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수시로 유재석의 하차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메인MC 유재석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계속 끌어간다면, 박시연의 경우와 같이 동료가 네티즌에게 상처받는 것을 지켜보고 걱정해야 한다. 제작진을 최대한 존중하는 유재석이 프로그램의 포맷과 색깔을 파격적으로 바꾸기도 힘들다. 현재의 <패떴>안에서 시청률을 뽑아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다.
유재석의 팬들이 원하는 것은, 국민MC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맡아주는 것이다. 잦은 논란에 휩싸이는 <패떴>은 기대치를 벗어났고, 필요이상의 이미지와 에너지를 소모시킬 뿐이라는 시선이 많다.
토크쇼인 <놀러와>,<해피투게더>, 리얼버라이어티 <무한도전>, <패떴>은 유유상종이다. 유재석은 다른 컨셉, 다른 진행스타일로 변화를 구할 시점이다. 이것은 시청자가 느낄 수 있는 식상함을 깨줄 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느끼는 매너리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무한도전>과 <패떴>의 계약만료는 적절한 타이밍이다. 둘중 하나를 포기하고 새프로그램에서 또다른 변신을 준비한다면, 대상은 육체적 피곤이상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패떴>이다.
유재석, ‘일밤’에 새둥지 틀까?
예능의 미다스손 김영희PD의 의해, 새그림이 짜여진 <일밤>의 첫방송이 12월 6일 전파를 탄다. 준비된 코너는 세 개, 컨셉은 ‘공익’이다. 문제는 내용을 떠나, 메인MC들이 식상하다는 아킬레스가 있다. 김용만, 신동엽, 탁재훈, 이휘재, 김구라, 신정환. <대망>,<퀴즈프린스> 등을 거친 이들은, 개편된 <일밤>의 신선도를 죽인다. 모두 <일밤>하면 떠오르는 MC들이다.
물론 황정음, 정가은, 김현중, 구하라, 안영미 등 서브진들은 신선하다. 그러나 시청자에게 메인과 서브가 주는 느낌은 다르다. 강호동, 유재석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틀려진다. <일밤>에서 볼 수 없었던 MC가 새로운 간판이 되면 자체로도 이슈가 될 뿐 아니라, <일밤>의 변화를 가장 쉽고 빠르게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이경규가 <일밤>을 떠나 <해피선데이>에 입성한 예와 같다. 방송사만 바뀌어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유재석이 <패떴>을 떠난다면, 새로운 행선지는 <일밤>이 될 것이다. 단순한 홍보효과를 위해 유재석의 <일밤> 이적을 예상할 순 없다. 바로 그곳에 김영희PD가 있기 때문이다. <느낌표-책책책을 읽읍시다!> 시절부터 쌓여 온 친분이 담보되었을 뿐 아니라, 유재석이 현재 진행중 프로그램들과 달리 ‘공익’이라는 컨셉속에 변신할 토대가 마련된다. <일밤>에서도 유재석을 놓칠 리 없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희PD가 밝혔듯이, 경쟁프로그램에 없었다면 절친한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를 호출했을 거란 말을 남겼다.
<일밤>의 상징이었던 이경규는, 당분간 <일밤>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의 텀을 더 줘야, 그의 금의환향이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내년 남아공월드컵도 <남자의 자격>을 통해 갈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그렇다면 <일밤>은 이경규의 그림자를 지워내도 좋을만한 간판이 필요하다. 천회까지가 주병진이 아닌 이경규의 <일밤>이었다면, 이천회로 가는 길에 유재석의 <일밤>이 어울릴 지 검증해 볼 절호의 기회다.
유재석의 <패떴>하차가 유력한 또다른 이유가, 바로 유재석과 <일밤>은 윈윈이기 때문이다. 내년 봄개편과 맞물려, 그가 <일밤>에 새둥지를 틀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