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절전남녀 '박진희-이현우'의 무한도전?

바람을가르다 2009. 11. 21. 06:39

품절녀, 완판녀가 득세하는 세상에, 아름다운 '원시녀'가 떴다!

'건강미인'의 대명사 배우 박진희가 '에코 셀레브레티(Echo Celebrity)'를 실천하기 위해, 일주일간 전기, 석유, 플라스틱, 비닐 등과 이별하고, 원시 라이프를 체험했다. '에코 셀레브레티(Echo Celebrity)'란 친환경적으로 생활하며 환경운동에 힘쓰는 유명인사를 일컫는 말로, 4년째 환경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박진희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몸소 절전실천과 친환경라이프에 도전한 것이다.


지난해 말, 방송됐던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을 기억하십니까?

북극의 자연을 찾아, 그곳 원주민들의 삶을 취재하고 북극곰의 자취를 따라가면서,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자연의 법칙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던 '북극의 눈물'. 많은 이들에게 지구의 불안한 미래, 환경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지만, 시간은 언제나 그랬듯 사람들을 무디게 만든다.      

20일 방송된 MBC스페셜은 <이현우, 박진희의 북극곰을 위한 일주일>을 내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가 온전한 지구를 만들어가기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절전남녀 '이현우와 박진희'의 원시라이프, 한편의 '캐스트 어웨이'




절전녀? 원시녀?
쌩얼미인에 건강미인, 환경지킴이 박진희의 일주일.


냉장고 플라스틱 통에 담긴 반찬들을 들어내고, 전기코드는 뽑아버렸다. 치약대신 소금, 플라스틱 칫솔대신 손가락을 이용해 이를 닦았고, 전기밥통, 가스렌지 대신 화로에 잔나뭇가지와 숯을 넣어 불을 지펴 밥을 짓고, 찌개를 끓였다. 마트에서 비닐대신 신문지에 음식을 담아갔고, 이동은 자동차대신 자전거, 그리고 대중교통 지하철을 택했다.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장작에 처음 불을 피웠을 땐, 마치 조난을 당해 무인도에 떨어진 <캐스트 어웨이>의 톰행크스 마냥,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기뻐하는 박진희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집안에 닭세마리를 키우면서 얻은, 온기가 남아있는 달걀을 본인의 양손위에 올려놓았을 땐 경이와 탄성이 교차했다, 직접 알을 품어 부화라도 시킬 것 같던 그녀는, 태양열을 이용해 달걀프라이를 해먹으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머금었다.

자신이 생활하며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책임지기 위해 앞마당에 세 그루의 잣나무를 심었고, 어두운 밤에도 촛불하나에 의지한 채, 마음과 방안을 밝혔다.    



절전남? 재활용남?
일당 백이고 픈, 야생지킴이 이현우의 일주일.


야생동물 지키기, 태안 앞바다를 위한 노래만들기 등 환경운동에 동참해왔던 이현우는, 가재도구하나 변변하게 갖춰지지 않은 곳에 짐을 풀었다. 박진희와 마찬가지로 일주일의 절전 생활을 이어간다. 밥을 짓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한 자가발전기로,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 전력을 만들어내는 그에게선 <무한도전>의 '대체에너지 특집편'이 떠오른다. 그러나 아무리 페달을 밟아도 원하는 전기를 얻지 못해 밥알은 고무처럼 씹히고 만다.

폐기직전의 플라스틱을 모아, 테이블을 만들고, 악기를 만들었다. 플라스틱이 공장속에 들어가면 수많은 유해가스를 방출하고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차라리 존재하는 플라스틱의 원형을 새로운 용도에 재활용하는 것이, 환경을 지켜가는 데 이롭다는 점을 적용한 것이다. 재활용으로 빚어진 작품(?)엔 볼품이 없었지만, 매길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이현우는 북한산을 찾아, 야생동물은 물론 자연파괴의 주범이 될 수 있는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했고, 이한철과 함께 환경노래를 만들어 북한산 아래 화계사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었다.


절전남녀 '박진희-이현우'의 아름다운 무한도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주일을, 박진희와 이현우는 초절전 생활을 체험하며 그들만의 무한도전을 해야했다. 환경의 중요성을 외치는 '에코 셀레브레티'인 그들조차 평소 느끼지 못했던 인간의 생활패턴속에는, 자연과 배치되는 것들이 99%에 가깝게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 '편리하다', '유용하다'는 등의 이름안에 숨겨진 수많은 제품과 자원속에는 지구를 병들게하는 암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는 걸,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시간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

박진희와 이현우는 전기를 비롯한 문명의 이기에 대한 금단현상으로 무척이나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이 일년이 되면 그들도 톰 행크스처럼 적응해낸다. 문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가 있었던 무인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그들의 무한도전을 인상깊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끊을 순 없되, 줄여가고자 만들게끔 하는 동기부여와 지혜를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익숙한 패턴을 바꾼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대신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두개에 비닐봉지가 아닌 하나에 담을 수 있는 작은 실천같은 것 말이다.


지금의 지구는 담배를 20년 이상 태운 성인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담배를 태울 땐 모른다.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 지도 모르고, 내 몸에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 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쓰러지고 병원에 누워봐야 끊는 법을 배운다. 아무리 담배각에 '폐암, 간암, 위암 등을 유발하는 다량의 유해물질이 포함되었다'는 경고문구를 삽입해놔도, 입에는 이미 담배가 물려있고 손에는 라이터가 쥐어져 있다.

애연가에 담배를 끊으라고 강요할 순 없다. 그러나 줄여 보지 않겠냐고 권유할 순 있다. 누구를 위해서? 바로 본인과 본인의 가족을 위해서...

MBC스페셜은 <이현우, 박진희의 북극곰을 위한 일주일>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환경과 지구를 위협하는 당신의 '편리함'을 조금은 줄여 보지 않겠냐고 말이다. 누구를 위해서? 당신과 당신이 살고 있는 지구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