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히어로 '백윤식', 타짜의 귀환?

바람을가르다 2009. 11. 19. 17:35


타짜의 평경장이 돌아왔다!

18일 첫방송을 탄 MBC 새수목드라마 <히어로>의 주인공은 삼류열혈기자 진도혁(이준기)이다. 굴곡 많은 3류인생을 벗어나지 못한 찌질한 진도혁이, 권력의 힘을 바탕으로 비리를 저지른 부패한 1%를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히어로>. 가진 것이라곤 열정과 패기밖에 없는 진도혁의 든든한 서포터가 있으니, 바로 조용덕(백윤식)이다.

백윤식이 맡은 조용덕은 신문사 대세일보의 사주에 의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도 15년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던 쌍도끼파의 보스 조용덕. 아내와 딸에게마저 버림받아, 깊은 상처의 그림자를 안고 사는 쓸쓸한 남자. 하자 많은 삼류인생이 뭉쳐 만든 삼류신문 '용덕일보'가 일류신문 '대세일보'와 맞선다. 마치 <타짜>의 평경장과 고니가 아귀를 상대하듯이.

<히어로>의 첫방송은 이준기의 복귀무대였다. 매사 좌충우돌하지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진도혁의 마인드를 반영하듯 이준기의 표정연기는 살아았었고, 기사거리를 찾아해매는 하이에나 같았다. 그리고 이준기에 가려진 듯 하지만, <히어로>를 빛나게 하는 또 한사람의 히어로가 바로 백윤식이었다.

백윤식, 그는 주인공을 단련시키는 트레이너?

연기경력 30년 베테랑 백윤식의 색깔은 뚜렷하다. 진지함속에 코믹함. '코믹 카리스마'. 그에게 이러한 개성만점의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은, 한석규, 최민식, 김원희를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MBC드라마 <서울의 달>의 영향이 컸다. 이어 KBS드라마 <파랑새는 없다>를 통해, 이상인과 절봉이 박남현 듀오를 차력사로 키운 백관장 역을 맡으면서 완전히 굳어진다.

소심한 재희를 싸움꾼으로 만든 <싸움의 기술>의 판수, <타짜>의 평경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동안 백윤식이 주로 보여줬던 캐릭터는 주인공의 능력치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조련사였다. 그러나 백윤식의 능력치는 악덕사장 역을 맡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와 사기꾼 김선생으로 분했던 박신양 주연,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다.

백윤식은 고향같은 캐릭터를 찾아 다시금 돌아왔다. <히어로>를 통해 삼류기자 이준기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는 삼류신문 '용덕일보'의 사주가 된 것이다. 평경장만큼 인생의 패를 읽을 줄도 모르고, 김선생처럼 사기를 치는 것에 익숙한 인물도 아니다. 오히려 <파랑새는 없다>의 백관장처럼 무식하지만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이 조용덕이다.

드라마 <히어로>의 숨은 히어로 백윤식. 그의 진지하면서도 코믹한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그리고 속내를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도 잃지 않았다. <히어로>의 백윤식은 평경장과 같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준기를 고니로 키울 수 있는 것도 그의 몫이다. <히어로>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바로 백윤식이 맡은 조용덕의 패를 하나씩 읽어가는 재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