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질투의 화신, 공효진 변태만든 황당에피소드

바람을가르다 2016. 8. 25. 14:12

 

 

 

 

원티드후속으로 공효진-조정석 주연의 SBS새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24일 첫방송됐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기자 이화신(조정석)과 재벌남 고정원(고경표)이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를 만나 질투로 망가져 가는 양다리 로맨스를 그린다. 그렇다면 첫방송, 드라마의 첫인상은 어땠는가.

 

일단 등장인물, 인물관계도를 볼 때, 로맨틱코미디의 정석을 보는 듯 했다. 공효진이 맡은 여주인공 표나리는 3류 대학 출신으로 돈도 없고 빽도 없다. 대신 생활력 강하고 씩씩하다. 현재는 방송국 기상캐스터이나, 아나운서를 꿈꾸는, 목표도 분명하다. 로코하면 떠오르는 캔디형 주인공에, 로코의 여왕이라는 공효진이다. 여기에 여주인공의 천적, ‘악녀느낌 확 나는 아나운서 홍혜원(서지혜)이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의 딸로, 홍혜원은 표나리와 대비되게, 실력도 있고 빽도 있다. 미모까지 겸비했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에서든 결국 여자주인공 표나리에게 열등감을 느끼겠지만.

 

 

 

 

 

 

남자주인공으로 넘어가면 베테랑 기자이자 앵커가 될 이화신(조정석)이 있다. 머리 좋아 학벌 좋고, 훤칠한 외모, 타고난 피부에 수트발, 화면발 다 잘 받는 상남자다. 여자 좋아하고, 출세욕에, 승부욕에, 자기 중심적인,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남자. 이런 스타일에 남자가 드라마에서 표나리(공효진)같은 여자를 만난다면?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나보다 표나리, ‘표나리 중심주의’, 그렇게 정신 개조되고 표나리에 올인하게 될 운명, 지극히 전형적인 로코 남자주인공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화신은 재벌남이 아니다. 로맨틱코미디에서 재벌남이 빠지면 이상하잖아. 붕어빵에 팥없는 거 같고. 그렇다. 준비된 재벌남에 고정원(고경표) 출격이다. 이화신의 가장 친한 친구로, 유명 브랜드를 수십 개 가지고 있는 의류회사의 차남, 재벌 3세다. 이런 재벌남이 또 귀신같이 표나리같은 여자한테 푹 빠진다. 주변에 홍혜원같은 미모의 재원이 널렸지만, 이상하게도 표나리같이 3류대학 출신으로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여자에게 꽂혀서는 헤어 나오질 못한다.

 

 

 

 

 

 

그만큼 질투의 화신은 전형적이다. 로맨틱코미디의 정석이라 할 만큼 인물들도, 관계도도 시청자에게 익숙하다. 다만 그 익숙함이 식상함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는 게 함정. 그래서 에피소드가 중요하다. 상상력이 넘치는, 색다른, 기발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고, 개연성도 확보해야 한다. 뻔한 드라마란 인식을 깨고 초반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선 필요하다.

 

새로움에 대한 압박감이 컸던 것일까. ‘질투의 화신’ 1회는 아쉽다. 공효진-조정석-고경표 등 주요 인물들의 연기는 매우 좋았다. 본인들의 캐릭터를 시청자가 알기 쉽게, 아주 자연스럽게 잘 표현해냈다. 문제는 관련된 에피소드다. 재벌남 고정원이 표나리에게 호감을 느끼는 상황도 별로 와 닿지가 않는데, 더 큰 사고(?)는 표나리와 이화신의 에피소드에서 터진다.

 

 

 

 

 

 

표나리가 이화신의 가슴을 자꾸 만지작거리는 상황의 반복이다. 어떻게 연인사이도 아니고, 직장동료라지만 친한 사이가 아님에도 표나리는 이화신의 가슴을 자꾸 만져대는가. 사실상 성희롱 수준이었다. 한두번도 아니고, 때와 장소도 구분 못한 채, 지속적으로 만져 댄 표나리의 행동은 공감을 살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이유란 게, 이화신의 가슴을 만져보니, 유방암에 걸린 자신의 어머니가 생각나서라니. 즉 이화신의 가슴상태가 유방암을 의심케 한다는 것인데. 그걸 이화신보고 이해하라는 것인가. 시청자보고 이해하란 건가. ‘표나리 너는 납득이 가니?’

 

납득이 조정석도 납득 못할, 정말 납득이 안 되는 개억지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다. 그게 재밌을 거라고 제작진은 생각했나본데, 그걸 재미라고 착각하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전형적인 로코에서 신선한 에피소드가 중요하긴 해도, 그럴듯한 개연성은 있어야 된다. 진부한 에피소드라도 개연성이 살아있는 게 차라리 낫다. 왜 여주인공을 변태, 비호감으로 만들어 놓고 시작하는지 알 수 없다. 게다가 표나리 동생 표치열(김정현)은 왜 학원에서,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옷통까고 바지내리는지. 집안 내력인가. 남매가 1회부터 참 이상하게 어필한다.

 

 

 

 

 

 

전반적으로 산만했던 것도 짚어볼 문제다. 등장인물이 많은데, 1회안에 등장인물 모두의 이해관계를 보여주려 하다보니 매끄럽지 못했다. 김락(이성재)의 빌라 사람들간의 관계나 이화신 조카 이빨강(문가영)을 둘러싼 가족 얘기가 너무 어수선하게 그려졌다. 미스터리 드라마가 아닌데, 인물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시청자가 알기 쉽게끔 풀어주고 넘어간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러다보니 관련 에피소드가 오히려 극의 흐름을 끊는 악수로 돌아왔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고전중이다. ‘더블유는 초반의 재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맥락없는 전개로 시청률면에서 정체중이다. ‘질투의 화신으로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뻔한 로맨틱코미디처럼 보여도 시청의 수요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공효진, 조정석 등 배우들은 확실히 안정감이 있다. 드라마의 기대요소로 나침반 역할을 제대로 수행중이다. 아쉬운 건 제작진이다. 전체적으로 너무 욕심을 부린, 조급한 인상을 줬다에피소드의 선택도 그렇고. 로맨틱코미디는 여유를 좀 가져도 된다. 등장인물만 봐도 시청자가 어느 정도 패턴을 알기 때문이다. 장르물에 비해  중간 유입도 수월하다. 즉 새로운 것보다 중요한 건 개연성이다. 개연성없이는 캐릭터도, 공감과 재미도 없다. 1회보다 나은 2회, 3회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