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W 더블유, 판타지드라마의 특성 잘 살렸다

바람을가르다 2016. 7. 28. 13:32

 

 

수목드라마의 판도가 뒤집혔다. 이종석-한효주 주연의 ‘W’(더블유)3회만에 김우빈-수지 주연의 함부로 애틋하게를 누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올라섰다. 더욱 주목할 점은 지난 주 2회 시청률이 9.5%였는데, 27일 방송된 3회 시청률이 12.9%로 무려 3.4%가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입소문을 좀 더 탄다면, 인기 월화드라마 닥터스도 아직까지 넘지 못한 시청률 20%‘W’ (더블유)가 먼저 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만큼 초반부터 탄력받은 ‘W’(더블유)의 이유있는 상승세가 무섭다.

드라마 ‘W’(더블유)는 현실 세계의 초짜 여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 절정 웹툰 'W'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 로맨스가 싹트면서 다양한 사건이 일어나는 로맨틱 서스펜스 멜로드라마다. 로맨틱, 멜로에 서스펜스가 추가됐다. 미스터리한 사건이 연속되고 매회 극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여름이란 계절과 궁합이 아주 좋다. 그런데 더 매력적인 건, ‘W’ (더블유)에 흐르는 서스펜스가 극을 어둡거나 무겁게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현실과 웹툰이란 가상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로맨스가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완충작용을 한다.

 

 

 

판타지드라마로써 ‘W’(더블유)의 강점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자체가 어쩌면 시청자에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W’(더블유)는 내용적인 면에서 어렵지가 않다. 어렵거나 복잡할 수 있는 부분, 일일이 풀어내면 길고 식상하고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을 주인공 오연주(한효주), 강철(이종석)과 오성무(김의성) 등의 나레이션으로 속전속결, 짧은 시간내에 정리하고 넘어갔다. 덕분에 시청자가 주인공의 성격, 경제력 등 기본정보는 물론,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주요 사건을 인지하고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

즉 드라마의 진행, 전개, 인물의 행동, 감정변화가 빠르게, 변화무쌍하게 나타나도 나레이션을 통한 사전정보를 많이 취득했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고, 상상력이 발휘될수록 빛나는 판타지드라마의 특성상 개연성도 쉽게 부여받는다. 드라마에서 나레이션은 가급적 피해야 하지만, 현실과 가상이란 두 개의 세계를 다뤄야 하는 판타지드라마 ‘W’(더블유)의 특성상, 드라마의 진행을 빠르게 가져가기 위한 나레이션의 선택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덕분에 극전개는 분명 스피디해졌고, 미니시리즈의 초반부임에도 불구하고 ‘W’(더블유)의 긴장감과 몰입도는 높게 나타났다.

 

 

 

시청자를 초반부터 쉽게 붙잡기 위한 드라마 ‘W’(더블유)의 사전작업은 훌륭했다. 하지만 시청률의 상승은 무엇보다 드라마의 재미가 결정적이다. 재미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드라마는 뻔하다. 웬만한 드라마는 시청자의 손바닥위에 있다. 향후 전개가 예측 가능하다. 그런데 ‘W’(더블유)는 판타지드라마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드라마가 예측불허.

매번 시청자의 허를 찌른다. 시청자가 쉽게 예상하기 힘든, 기발한, 참신한 상황을 곧잘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2회에서 오연주(한효주)가 현실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강철(이종석)의 뺨을 후려 갈긴다. 그러나 시공간이동 실패를 직감하고 바로 키스로 재차 돌발상황을 만든다. ‘맥락없는손찌검과 키스의 연타. 강철 말대로 오연주는 이 구역의 미친년이 된다.’ 그런데 미친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오연주는 현실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오연주라는 캐릭터가 그만큼 영리하다. 덤벙대거나 엉뚱한 면도 있지만, 상황판단은 매우 뛰어나다. 즉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기발하고 참신한 상황자체도 매력있지만, 그 상황에서 결국 빛나는 건 상황을 풀어가는 캐릭터다. 3회에서는 오연주에게 권총과 브래지어가 주어졌다. 이번엔 시청자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예측이 맞으면 맞춘 즐거움이, 틀리면 틀리는 대로 웃을 수 있는 상황의 재미가 있다. 이번 에피소드는 오연주에서 끝나지 않는다. 강철의 기발한 리액션을 유도한다. 강철의 키스 그리고 여주인공 오연주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것까지. 오연주의 누드쇼로 웃음을 주고 강철의 총질로 경악을 낳는다. ‘예측불허의 재미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드라마의 재미는 결국 궁금함에서 비롯된다. 그것이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W’(더블유)가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드라마가 어렵진 않은데, 궁금한 건 많다는 점이다. ‘현실세계의 오연주는 어떻게 웹툰(가상세계)안으로 갈 수 있는가.’ 오연주는 강철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이라고 했지만, 3회에선 강철이 죽을 위기가 없었음에도 오연주가 웹툰안으로 도킹이 됐다. 시청자입장에선 눈에 보이는 궁금함이다. 오연주가 웹툰안으로 가는 상황, 이유가 아직까진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3회에 또 나타난, 검은 복장을 한 정체불명의 남자도 궁금하다. 그는 누구인가. 그는 왜 강철의 가족을 죽였는가. 어떻게 강철의 눈앞에서 사라졌는가. 그도 현실의 세계에서 온 것일까. 아니면 강철을 죽이려 했던 간호사처럼, 누구의 사주를 받고 저지르는 것일까. 혹 그가 강철이 자각하지 못한 또 다른 강철은 아닐까. ‘자유의지가 생긴 강철에 맞선, 이혼 당시 가족을 잃은 오성무가 웹툰을 끝내려고 했을 때의 강철은 아닐까. 이렇듯 궁금함을, 여러 방향에서 추측해 볼만한 예상을 낳는다. 판타지드라마이기에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고 재미와 상상력을 유발함에 있어 강점이다.

가장 궁금한 건 현실의 오연주와 가상세계의 강철이 해피엔딩을 맞을 것인가. 만일 해피엔딩이라면 어떤 식의 해피엔딩이고, 그것은 과연 시청자를 납득시키고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그러나 결말까지 예상하기엔 아직 초반이다. 그에 앞서 강철이 오연주가 사는 세계, 현실로 도킹하게 될 것인가.’ 만일 그렇게 된다면 또 어떤 사건, 문제들이 발생할 것인가. 이제 3회를 마쳤지만 지속적인, 끊임없는 질문과 상상을 낳는다. 판타지드라마라서 가능한 상황들이고, 기대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드라마 W(더블유)에 대한 기대감은 신선한 소재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4회를 앞둔 현재, 내용적인 면에서 기대감을 낳고 있다. 매회 예측불허의 전개속에서 주인공들의 상황해결이 궁금하고, 볼수록 다음 내용이 더 궁금하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이 충만하고,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참신하다. 송재정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의 힘이 느껴진다. 이종석과 한효주 등 배우들도 캐릭터를 매력넘치게 구현중이다. 단시간에 시청자를 사로잡은 인기비결이 명확하다. 탄력받은 시청률에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