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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유프로젝트 슈가맨, 왜 종영을 결정했나

바람을가르다 2016. 6. 1. 12:16

 

 

 

 

여름엔 댄스음악이 최고다. 그리고 최근 즐겨듣는 댄스음악이 있다. 바로 혼성그룹 스페이스A의 노래들이다. 얼마 전 유재석-유희열이 진행하는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에 김현정 등 스페이스A의 초창기 멤버들이 소환됐는데, 그 방송 덕분이랄까. 특히 세월이 흘러도 녹슬지 않은 김현정의 시원스런 목소리, 스페이스A는 가창력도 A.

 

스페이스A성숙’, ‘섹시한 남자는 과거에 워낙 유명했던 곡이라 잘 알고 있었지만, 슈가맨을 계기로 찾게 된 다른 곡, ‘바람난 남자’, ‘배신의 계절’, ‘주홍글씨등도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중독성 강한 댄스곡들이었다. 흥미로웠던 건, 스페이스A의 곡들이 주로 여자가 나쁜 남자를 만나 실연당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콘셉트 하나는 확실하게 잡았던, 개성이 뚜렷했던 그룹이었음을 알게 됐다. 실제 실연당했던 여자들이 과거 스페이스A의 노래들에 얼마나 공감하고 좋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꽤나 심각했던(?) 가사내용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그저 노래가 흥이 나고 신나서 좋아했던 사람에겐 나름의 재발견이라면 재발견인 샘이다.

 

 

 

 

 

 

 

재발견그것은 선선함과 맞닿아 있다.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 추구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슈가맨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를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어제 31일 방송처럼 김지훈으로 인해 완전체가 되지 못한 일과 이분의 일의 투투, ‘뿌요뿌요’ UP(유피), ‘스위티’, ‘Tell Me, Tell Me’ 등 히트곡들보다 이제는 이지혜-서지영의 난투극이 더 대중의 머릿속에 오래 남는 혼성그룹 샵을 섭외하고 출연시킨 게 좋은 예다.

 

여기서 음악예능으로써 슈가맨의 차별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음악을 소재로 한 예능은 슈퍼스타K’‘K팝스타같은 오디션 예능과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신의 목소리’, ‘듀엣가요제등 경연 예능에 치우쳐 있다. 물론 슈가맨에서도 경연을 펼치지만, 프로그램의 방향성, 목적은 전혀 다르다. 잊혀진 가수, 추억의 가수를 소환하고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며 재발견하는 데에 더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 슈가맨이기 때문이다.

 

 

 

 

 

 

슈가맨에 섭외대상은 불후의명곡이나 나가수처럼 1순위가 가창력이 아니다. 박정현, 윤도현, 김범수처럼 대중성을 겸비했는가도 중요하지 않다. 가수의 가창력과 대중성은 일단 후순위다. 대신 대중이 기억할 만한, 듣고 싶어할 만한 히트곡이 있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추억공감그리고 희소성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삽입곡으로 유명한 질투의 유승범, ‘너를 처음 만난 그때의 박준하 등 원히트 원더가수들을 찾아 출연시켰던 것이다. 가수의 인지도는 낮지만 그들이 부른 노래의 대중성은 뛰어났던 사례. ‘널 위한 거야의 미스미스터,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의 유미처럼 얼굴없는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슈가맨이 섭외하고 출연시킨 가수들은 음악예능으로써 프로그램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담보하기에 충분했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방송직후엔 늘 출연자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에 하루종일 오를 정도로 화제성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가맨이 다음 달 7월에 종영한다고 하니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제작진은 왜 투유프로젝트 슈가맨의 종영을 결정했을까. 화제성은 매우 높았지만, 화제성만큼 시청률이 따라주지 못한 게 크다고 볼 수 있다. 제작진은 애초 슈가맨이 유재석-유희열의 투유프로젝트중 하나였고, 반응이 좋아 오히려 연장방송을 해왔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시청률이 좀 더 나와줬다면 같은 결과로 이어졌을까 싶은 게 사실이다.

 

이유야 어쨌든 슈가맨의 종영은 결정됐다. 제작진의 다음 투유프로젝트는 국민MC 유재석을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어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공산이 크다. 다만 슈가맨프로젝트의 종영이 폐지가 아닌, 시즌제 형식으로 더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올 수는 길도 열어 놓았다는 제작진의 말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한다. 쿡방이 대세였던 시점에 차별성이 담보된 신선한 음악예능으로, 재미와 추억, 공감을 선사하며 시청자에게 다가온 슈가맨을 그냥 놓아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아쉽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