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비너스 소지섭 신민아, 성공적인 로맨스 시작의 배경?
소지섭-신민아 주연의 KBS2 새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를 주목할 만하다. 이제 막 2회를 마쳤지만, 동시간대 방영중인 지상파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와 ‘화려한 유혹’사이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17일 방송된 ‘오 마이 비너스’ 2회의 시청률은 1회보다 오른 8.2%(닐슨 전국기준)로 14회에 접어든 ‘화려한 유혹’과 같고, 동시간대 1위를 달리는 ‘육룡이 나르샤’와는 4%차이에 불과하다는 점이 그렇다. 그만큼 ‘오 마이 비너스’의 출발이 예사롭지 않다.
사실 ‘오 마이 비너스’가 시작하기 전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전작인 학원물 ‘발칙하게 고고’가 시청률 3~4%를 오가며 시청자들의 외면속에 종영했고, 상대적으로 ‘육룡이 나르샤’와 화려한 유혹‘은 이미 나름의 자리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마이 비너스’는 단 2회 만에 월화드라마의 판도를 바꿀 복병으로 떠올랐다. 과연 무엇이 ‘오 마이 비너스’의 성공적인 시작을 이끌고 있을까.
오 마이 비너스 소지섭 신민아, 성공적인 로맨스 시작의 배경?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스 트레이너 김영호(소지섭)와 얼짱에서 몸꽝으로 역변한 변호사 강주은(신민아), 극과 극인 두 남녀가 만나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려낸 헬스 힐링 로맨틱코미디를 표방한다. 헬스 힐링 로맨틱코미디? 뭔가 신선하면서도 복잡하게 풀어쓴 느낌이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접근했을 때, 주진모-김아중 주연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스타일, 극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꽤 닮았을 거란 예상이 가능하다.
극중 몸꽝인 변호사 강주은(신민아)이 주변과 마찰을 빚으며 힘들게 몸짱으로 거듭나는 과정, 그 안에서 재벌에 세계적인 헬스 트레이너 김영호(소지섭)와 이러쿵저러쿵 지지고 볶다 사랑하는 과정이 그려질 거란 것쯤은 시청자가 쉽게 예감하는 부분이다. 즉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가 대단히 특별한 이유로, 소재로 시청자를 공략중인 건 아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황정음 주연의 ‘그녀는 예뻤다’의 연장선에서 접근해도 무리가 없어보기에 더욱.
그럼에도 왜 ‘오 마이 비너스’의 반응이 시작부터 기대이상으로 좋을까. 바로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에 대한 수요에서 비롯된다. 캔디, 신데렐라스토리 등으로 대표되는 로맨스 드라마. 뻔하다, 식상하다, 사골이다. 말이 많지만 예나 지금이나 경쟁력이 높은 장르임을 부인할 수 없다. 스타캐스팅만 제대로 이뤄져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 장르가 로맨틱코미디일 정도다.
‘오 마이 비너스’의 주인공이 소지섭과 신민아다. 지상파 로맨틱코미디에서 오랜만에 보는 스타성 높은 배우들의 조합이다. 드라마 내용은 둘째치고, 소지섭-신민아가 보여줄 로맨스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이 높을 수밖에 없다. 드라마 ‘프로듀사’가 나름의 성과를 낸 이유를 돌아보면, 드라마의 내용에서 찾긴 힘든 게 사실이다. 실험적인 예능드라마를 표방했지만 그 실험은 실패했다.
‘프로듀사’는 실패한 실험이 아닌 로맨틱코미디로 방향을 급수정해 김수현-공효진-차태현-아이유의 4각관계, 로맨스로 선방한 드라마다. 김수현을 비롯한 스타캐스팅이 없었다면 처절하게 실패했어도 할 말 없었을 내용의 드라마였다. 즉 ‘프로듀사’는 드라마 내용에 앞서, 스타캐스팅이 로맨틱코미디에서 발휘되는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동시에 아쉬움도 많이 남는 드라마다. 화려한 캐스팅만 남긴 꼴이 됐기 때문이다.
로맨틱코미디에서 스타캐스팅의 힘은 배가된다는 점에서, ‘오 마이 비너스’의 소지섭-신민아 조합은 분명 강점으로 작용중이다. 하지만 스타캐스팅만으로 ‘오 마이 비너스’가 성공적인 시작을 알린 건 아니다. 하반기 불어 닥친 로맨틱코미디의 약진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황정음 주연의 ‘그녀는 예뻤다’, 최지우의 ‘두번째 스무살’ 등이 한동안 침체된 듯 보였던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힘을 보여줬다. 다시금 안방에 로맨틱코미디의 붐이 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계절도 한몫 거들고 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점은 로맨스드라마가 호황을 누리는 계절이다. 달달하고 따뜻한 로맨스가 시청자를 사로잡기 딱 좋은 계절. 덕분에 ‘오 마이 비너스’는 동시간대 경쟁작 ‘육룡인 나르샤’ 등에 비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경쟁력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라 볼 수 있었다. 즉 드라마의 내용과는 별도로 ‘오 마이 비너스’는 예상보다 시청자를 쉽게 흡수할 배경을 갖췄고, 성공적으로 안착한 지금, 월화드라마의 힘있는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