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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여군특집3, 과연 독거미부대가 필요할까

바람을가르다 2015. 10. 7. 11:06

 

 

 

 

 

4일 방송된 MBC 일밤 진짜사나이여군특집3에서는 멤버들이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목적지를 찾아가는 독도법 훈련을 수행했다. 유선과 제시조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다른 조는 실패했다. 특히 박규리와 신소율조는 서로의 의견을 앞세우다 우왕좌왕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역시나 여자연예인에게 낯선 군대라는 곳은 결코 쉽게 적응할 수 없는 공간임을 각인시켰다.

 

그런 그녀들이 이제 예고한대로 독거미부대에 입성한다. 독거미부대가 어떤 곳인가. 대테러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다. 소수 정예요원으로 구성된 독거미부대의 여군들은 체력과 리더십 등은 기본이다. 태권도와 유도, 합기도 등 유단자들로 남자도 수행하기 힘든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다. 그 독거미부대에 여군특집 3기 멤버들이 도전하는 셈이다. 어떨까.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 과연 독거미부대가 필요할까

 

솔직히 말해 무리수로 보인다. 부사관이 되는 훈련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여자연예인들에게 특수부대 훈련을 소화하도록 만드는 것이 과연 필요할까. 만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시청자들의 날선 비판마저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왜 제작진은 독거미부대로 여자연예인들을 데려가는 걸까.

 

여군특집 1기와 2기를 거치면서 3기에서는 새로운 무대가 필요함을 인식했을 법 하다. 패턴이 일정해 식상하다는 비판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독거미부대와 같은 특수부대가 필요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여군특집은 말그대로 특집이다. 본편은 남자연예인들의 진짜사나이2’. 즉 이벤트성에 가까운 여군특집이 굳이 무리를 해가며 더 큰 도전을 할 이유는 없다

 

 

 

 

여군특집은 방송에서 그동안 화려한 모습을 보였던 여자연예인들에게 군대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피부에 와닿게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일반적인 훈련을 받는 것만으로도 그녀들이 도전하고 극복하고 성장함에 있어 충분히 재미를 주고 감동을 줄 수 있다. 또한 특수부대까지 가서 고난도 훈련을 체험하라고 강요하는 시청자도 없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이 가장 시청자에게 관심받는 순간이 언제인가. 바로 훈련소에 입성하는 시점이다. 체력테스트를 받으며 군대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 지를 시청자가 예상하는 초반이 가장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기수마다 멤버들이 바뀌기 때문에 더욱. 새로운 얼굴이 어떤 캐릭터로 어떻게 군대에 적응해 갈 것인가. 그 새로움, 기대감이 약 한 달 정도 방송되는 여군특집 재미의 바탕이 된다.

 

 

 

 

근데 지금 여군특집 3기를 보면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벌써 한 달을 훌쩍 넘겼는데 아직 독거미부대에 입성도 하지 않았다. 지금 추세라면 독거미부대 편이 방송을 마칠 쯤엔 약 두 달 정도가 소요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을 과연 특집이라 할 수 있나. 1년에 두 번 방송하는 여군특집이 넉 달씩 방송된다면 말이다.

 

여군특집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 매번 여군특집이 방송할 때마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남군을 압도한다. 현재 여군특집 3기도 동시간대 시청률에서 1위를 고수중이다. 덕분에 1복면가왕함께 일밤의 시청률을 일요예능 1위로 올려놓는 효녀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무리 말 많고 탈 많아도 일밤제작진이 여군특집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작진이 명심해야 할 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교훈이다. 여군특집 4기를 기약하지 못하고, 여군특집 3기에서 마치 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구하려 든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특집이 갖는 신선함, 기대감이 방송횟수가 길어질수록 반감된다는 걸 인지할 필요가 있다. 독거미부대까지 방송되고 두 달 후에 다시 여군특집 4기를 준비한다면, 여군4기가 가져올 기대감, 폭발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 뿐인가. 4기에선 독거미부대보다 더 강한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도 가중된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3기는 이미 예고했다. 10병의 출연자중 4명이 탈락하고 6명이 독거미부대에 선발됐다고. 한그루, 전미라, 김현숙 등 비교적 훈련을 잘 소화했다고 평가받는 멤버들이 주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들에게도 독거미부대의 훈련은 난제다. 부사관후보생으로서 지금까지의 훈련과정을 돌아보면 솔직히 버거워 보인다. 또한 독거미부대편이 단순히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면 안하느니 못한 체험이고 도전이 될 수 있다. 제작진이 얼마나 진정성있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인가.

 

 

 

 

차라리 애초에 체력과 리더쉽이 있는 여자연예인들만 선별해 여군특집 3기를 준비하고 독거미부대의 문을 두드렸다면 모를까. 여군1, 2기와 뚜렷한 차별점이 없는, 오합지졸 멤버들로 구성하고 특수부대 체험까지 덤비는 모습이라 우려스럽다. 아무리 시청률도 좋지만 너무 욕심부린 게 아닐까하는. 기존에 있는 재료, 레시피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 게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이기 때문에 더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