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웃어요’안에 1박2일 멤버들이?
현재 주말드라마 <그대 웃어요>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가족코미디를 표방한 드라마는 탄탄한 대본을 바탕으로 개성넘치는 연기자들의 호연이 어울리며, 안방극장에 순도 99%에 가까운 유쾌한 웃음을 배달하고 있다. 특히나 최불암을 중심으로 한 중견배우들과 이민정, 정경호 대표되는 젊은 배우들이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군더더기 없는 화면을 채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회사가 부도 처리되면서 폭삭 망한 서정길(강석우)일가가 과거 그의 운전기사였던 강만복(최불암)의 집에 얹혀 살게 되면서, 서로 다른 환경속에 살아왔던 극중인물들간에 사사건건 시비가 붙는,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두 집안의 동거 잔혹사(?)라고 말할 수 있다.
재밌는 건, 개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철없는 가장 서정길과 그의 가족들을 길들이기 위해 강만복이 꺼낸 카드가 밥이다. 끼니. 정직하지 않은 자,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자, 일하지 않는 자에겐 ‘밥이 없다’는 식이다. 마치 해피선데이 <1박2일>의 ‘복불복’을 보는 듯하다.
‘그대웃어요’안에 1박2일 멤버들이?
해피선데이의 <1박2일>이 성공할 수 있던 배경은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리얼버라이어티의 기본이 되는 출연진들의 캐릭터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시베리아 야생 수컷 호랑이 강호동을 필두로, 허당 이승기, 초딩 은지원, 야생몽키 MC몽, 앞잡이 이수근, 카사노바에서 김소룡으로 변신하는 김C까지. 저마다의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가 있었기에, 어떠한 상황이 주어져도 이들을 통해 다양한 조합을 만들며 색다른 맛을 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강현수(정경호)안에 허당 승기.
현수는 대학강사이자, 자동차를 만드는 대기업의 연구원인 엘리트다. 투철한 직업관아래 철두철미하고 섬세한 일처리로 유능함이 돋보인다. 그러나 연애에 있어서 만큼은 8년동안 한 사람만 짝사랑하는 지고지순함 못지않게, 서툰 표현력과 소심함이 뒤따르곤 한다. 순수한 순정파이나 그의 언행에선 허당의 향기가 진동한다.
무대위에선 여심을 흔드는 발라드의 귀공자 이승기. <1박2일>에선 엉뚱하고 실속없는 허당으로 180도 변한다. 더군다나 대학 4년 동안 키스는 커녕, 연애 한번 못해 봤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순진남.
서정길(강석우)안에 은초딩 은지원.
나이 오십에 걸맞지 않게 철이 모자라고, 유치하기까지 하다. 허풍도 A급인데 잘 삐치기까지 한다. 또한 쉽게 현실에 순응하는 가벼움도 있다. 그러나 장애물을 요리조리 빠져 나갈 궁리를 짜내는 건 잔머리 대왕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또한 집안의 어른 강만복을 상대로 하극상도 주저하지 않는다.
언행이 초딩같아 은초딩이라고 불리는 은지원. 그러나 그의 잔머리는 예능에서 만큼은 천재적이라고 할만큼 뛰어나다. 눈에 보이는 서정길보다 한수위라고 할 수 있다. 맏형 강호동의 천적이자, 그를 상대로 적절한 하극상을 연출하는 사람도 은초딩이다.
서성준(이천희)안에 앞잡이 이수근.
서정길이 성준의 앞으로 빼돌렸었던 돈을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도박자금으로 홀라당 탕진하면서 정길의 식구들에게 제대로 뒷통수를 친 장남. 그가 도박으로 사고치지만 않았어도 정길의 식구들이 강만복의 집에 얹혀 사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나타나, 본인의 안위를 위해 만복과 정길 사이를 오가며 박쥐처럼 행동하는 그에게서 앞잡이 이수근을 느낄 수 있다.
강호동을 비롯한 멤버들은 물론이고 제작진과도 협상을 주저 않는 앞잡이 이수근. 언제나 상황을 복잡하게 몰아가는데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성준도, 이수근도 미워할 수 없는 건 그들로 인해 사건이 부풀려지는 대신 더 큰 웃음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이들외에도 1박2일엔 강호동, 김C, MC몽이 있듯이, <그대웃어요>엔 최불암, 이민정, 최정윤, 천호진, 송옥숙, 허윤정 등이 있다. 분명 <그대웃어요>의 간판은 최불암이며, <1박2일>의 수장은 강호동이다. 그러나 이들을 받쳐주는 이상으로 맹활약하며 튀지 않는 조화를 이룰 줄 아는 출연진들로 인해, 매회 지루하지 않게 드라마틱한 상황과 웃음이 전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대웃어요>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코믹한 설정을 시퀀스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등장인물들의 개성이다. 예능의 선두주자 <1박2일>이 부럽지 않은 것도 바로 <그대웃어요>의 캐릭터들이 가족코미디라는 컨셉에서 벗어나지 않는 토대위에서 빚어 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