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나영석PD와 라디오스타, 예능스타를 만드는 방법?

바람을가르다 2015. 9. 17. 12:52

 

 

 

 

국민MC 유재석-강호동은 꽤 오랫동안 국내 예능의 중심에 있었다. 이유는 여러 사람을 이끄는 리더로서 탁월한 진행능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본인이 아닌 다른 멤버들의 끼를, 재능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능력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예능과 무관했던 가수나 배우, 스포츠스타들도 유재석-강호동의 도움을 받아 예능스타로 발돋움한 케이스는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최근 유재석-강호동은 예전만큼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것은 그들이 빠르게 변하는 예능의 트렌드에 쉽게 녹아들지 못한 채, 예전의 방식, 마인드를 고집하기 때문도 있고, 그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과거만큼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도 있다. ‘국민MC’란 타이틀은 여전히 유효함에도 불구하고, 심심치 않게 위기론이 등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유재석-강호동을 대체할 카드는 있는가 묻는다면, 아직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그들만큼의 파워, 능력을 보여줄 만한 MC가 아직은 출현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와 다른 점이, 굳이 국민MC 유재석-강호동의 손을 거치지 않아도 예능스타는 꾸준히 발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재석-강호동 만큼의 꾸준함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고, 프로그램이 있다. 대표적으로 나영석PD와 토크쇼 라디오스타가 그렇다.

 

많은 토크쇼가 식상함, 시청률의 저조로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재미를 보장하며 롱런중인 대표적인 토크쇼가 라디오스타. 특히 라디오스타는 예능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새로운 예능스타를 발굴하는 데엔 독보적이다. 방송이 뜸했던 연예인이 라디오스타에 나와 화제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예능대세가 된 케이스도 상당수다. 때문에 김구라를 비롯한 MC들의 독설, 스캔들 및 사생활을 캐묻는 곤란한 질문을 감수하고라도 라디오스타에 출연을 원하는 연예인이 줄을 잇는다.

 

 

 

 

여러 토크쇼가 있음에도 연예인들이 굳이 공격적인 토크쇼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이 원하는 질문, 토크를 라디오스타의 MC들이 정확하게 짚어내고 끄집어낸다. 일반 토크쇼에 볼 수 있는 흔한, 평범한 질문을 거부한다. 시청자가 예상치 못한,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건드릴 줄 아는 토크쇼다. 하지만 출연자도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법이다.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들은 김구라-윤종신 등 MC들에게 자신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당하곤 하지만, 덕분에 한 시간 분량의 토크쇼에서 쉽게 예능에 먹힐 만한 캐릭터를 부여받는다. 예능을 잘 모르는 연예인들도 라디오스타의 MC들이 몰아가고, 만들어 주는 캐릭터를 통해, 다른 예능에 러브콜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적인 부분에서 드러나는 모습에 따라 개성있는 캐릭터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은데, ‘라디오스타MC들이 이 부분을 잘 건드리고 발전시킨다.

 

 

 

 

그렇다면 또 다른 예능스타의 산실 나영석PD는 어떤가. 나영석PD의 방식은 토크쇼 라디오스타와는 다르다. 나영석PD는 출연진들의 캐릭터를 만들어주기 위해 라디오스타처럼 무리를 하지 않는다. ‘삼시세끼의 이서진-차승원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방향을 쫓을 뿐이다. ‘라디오스타처럼 어떤 캐릭터로 독하게(?) 몰아간다기 보단, 물흐르듯이, 그냥 자연스러움속에서 캐릭터가 형성되기를 기다린다. 캐릭터 하나에도 기다림의 미학이 있다.

 

나영석PD의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사적인 영역의 침범없이, 그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주고도 나영석PD의 손에 의해 개성있는, 대중에게 호감도 높은 캐릭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생활에 집착하고, ‘악마의 편집이 난무하는 요즘 예능에서, 출연자를 배려할 줄 아는 나영석PD의 스타일이 오히려 신선한 셈이다. 나영석표 새로운 예능스타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느림의 미학나영석PD의 예능과 가쉽성 토크라디오스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나영석PD의 예능은 리얼버라이어티다.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기에 캐릭터도 천천히 입힌다. 반면 라디오스타는 단 시간내에 게스트에게 캐릭터를 입혀야 산다. 네명 가량의 게스트에게 주어진 각각 20분내외의 짧은 분량안에서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재미를 뽑아내기 때문에 빠르게 전개된다.

 

나영석PD라디오스타의 스타일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새로운 예능스타를 발굴함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꾸준하게 예능스타를 배출한다. 과거 국민MC 강호동-유재석이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나영석PD라디오스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줄지 않는다. 프로그램 자체가 재미도 있지만, 새로운 예능스타의 출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