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여군특집3 인기요인, ‘비교’의 재미를 잘 살렸다
일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시즌3가 순항을 시작했다. 지난 30일 사실상 첫방송을 시작한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은 킬러콘텐츠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시청률 17.1%(닐슨, 전국기준)를 기록해, 경쟁프로그램인 ‘1박2일’ 등을 따돌리고 일요일 전체 예능 중에서 당당히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채아, 최유진, 박규리, 신소율, 김현숙, 한그루 등 여군 3기의 멤버들이 포털사이트 실검을 장악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더욱 고무적인 건,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을 시청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는 데에 있다. 사실 진사 여군특집3이 방영하기 전만 해도, ‘(여군특집) 또 하냐, 그거?’, ‘그만해라, 안 본다.’ 등 부정적인 댓글이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샀다. 하지만 정작 30일 방송이 끝난 후엔,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여군특집3에 대한 호평, 180도 바뀐 네티즌들의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즉 시청률과 화제성은 물론, 재미와 관련한 호평,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순항을 넘어 대박을 예고했다.
여군특집 3기의 뜨거운 반응, ‘비교’의 재미를 잘 살렸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재밌을 줄은 몰랐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을 지켜 본 시청자 다수의 반응이 그렇다. 그렇다면 진사 여군 3기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예능에서 가장 쉽게 재미를 뽑는 방법이 있다. 바로 ‘비교’를 통해서다. 예를 들어 영구나 맹구같은 ‘바보’캐릭터는 옆에 보통 멀쩡한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웃음을 유발하며 빛날 수 있다. 여군특집 3기가 성공적인 시작을 알린 것도, 제작진이 이러한 비교의 재미를 매우 잘 살렸기 때문이다.
30일 방송의 시작을 보자. 입소 전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유선과 김현숙이 차안에서 했던 남편과의 통화였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한 이불속에 있었던 유선과 그의 남편은 통화중에도 서로를 걱정하고 애틋하게 그리워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반면 김현숙은 졸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남편에게 “아직도 자냐, (나 훈련소갔는데) 잠이 오냐?”며, 마치 남편아닌 친구나 남동생 대하듯 핀잔을 주었다. 일종의 비교체험 극과 극이었다. 그리고 남편과의 전화통화 장면은 ‘정 많은 맏언니’ 유선과 ‘형이 된 영애씨’ 김현숙의 캐릭터에 자연스런 연장선이 됐다.
1기 최지나, 2기 엠버의 포지션을 받은 3기의 제시(호현주)-사유리는 어떤가. 일찍이 네티즌들은 제시와 사유리를 이번 진사 여군3기의 투톱으로 봤다. 여군특집3에서 예능적 재미를 가장 잘 뽑아내줄 멤버로 ‘센언니’ 제시와 ‘4차원’ 사유리를 많이 거론했었다. 그리고 네티즌들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한국말이 익숙하지 않은 제시는 매번 소대장의 심기를 불편케 한다. 여군특집 3기의 원치 않은 갈등, 일촉즉발의 위기는 제시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제시만큼이나 요주의 인물이 신소율이다. 신소율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다 찍힌 제시와 달리, 소대장을 ‘속이려다’ 찍힌 케이스다. 군대에 오면서 화장품을 속옷가방에 숨겨왔다가 걸렸다. 게다가 군대 체질도 아니라 체력테스트에서 저질체력을 보여줬다. 흡사 맹승지를 떠오르게 만드는 신소율. 하지만 맹승지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으로 보일 만큼 반전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신소율이 극적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 재미의 포인트는 확실해진 캐릭터다.
제시나 신소율이 소대장과의 마찰로 긴장감을 조성한다면, 사유리는 매우 독특한 캐릭터, 콘텐츠로 재미를 유발한다. 군의관이 일반적인 ‘수술 여부’를 묻는다. 용어의 뉘앙스, 쓰임새에 대해 완벽한 이해, 적응을 하지 못한 외국인이 내놓을 수 있는 대답중에 하나가 ‘성형수술을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사유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그녀의 해맑은 미소와 솔직함을 덤으로 얹어, ‘저는 코만 세웠습니다.’ 사유리는 솔직한 게 강점이다. 그래서 돌직구를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사유리의 정신세계를 거친 돌직구는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는 변화구가 된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캐릭터다.
특히 사유리를 더 빛나게 만드는 건, 체력테스트에서 에이스로 거듭난 한그루나 전미라같은 보통의 멤버들이다. 덕분에 팔굽혀펴기에서 보여준 사유리 퍼포먼스 꽈배기는 올해의 ‘몸개그(?)’로 꼽힐 만큼 대폭소를 자아낸다. 게다가 외국인이라 자연스럽게 개수날조까지. ‘한국인인 듯, 한국인아닌, 한국인같은 사유리’ 하지만 한국인과 외국인의 중간쯤 어딘가에서도 찾기 힘든 ‘외계인’같은 캐릭터. 예능에서 ‘바보’캐릭터는 식상할 수 있지만, 사유리처럼, 사유리만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는 진귀하다. 보통의 멤버들뿐 아니라, 같은 외국인 포지션의 제시와도 분명한 차별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유리와 비교되는 또 다른 유형의 캐릭터가 한채아다. 한채아는 평범한 이미지의 멤버가 자연스럽게 망가지며(?) 웃음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채아는 방영예정인 드라마 ‘객주’에서 조선의 절세미녀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 그래서 진사 여군특집에서 망가지는 걸 경계한다. 그런데 그녀 스스로 ‘조선의 절세미녀’ 캐릭터를 붕괴시키는 허점을 보인다.
카메라가 도는 앞에서 코를 판다던가, 바지 지퍼를 열고 다닌다던가. 미모의 여배우가 방송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을 습관처럼 놓치고 만다. 그런데 그런 한채아의 털털함, 허당스러움이 오히려 예능 여군특집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미녀와 허당이란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교차되면서, 한채아의 존재감, 캐릭터는 선명해진다. 덕분에 여군특집 3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멤버이기도 하다.
이번 여군 3기 멤버는 10명이다. 지난 여군 1기와 2기에 비해 다소 과하게 섭외된 느낌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서로 비교가 될 만한, 상반된, 뚜렷한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여럿 멤버가 공존 가능함을 보여줬다. 캐릭터가 1,2기와 비교해 상당히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인상을 준다. 여기에 제작진도 맏언니 유선에서 막내 최유진까지 이번 3기 멤버들의 분량조절을 현재까지는 매우 능숙하게 잘 하고 있다. 덕분에 멤버들 개개인의 개성, 매력이 시청자에게 잘 전달되고, 여군특집 3기의 인기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