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어게인 '드라마의 추억팔이?' 정규편성 가능할까

바람을가르다 2015. 6. 12. 14:02

 

 

 

 

MBC에서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어게인을 선보였다. ‘어게인은 옛 명작 속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동창회 콘셉트의 예능프로그램으로, 지난 11일 첫방송에선 1999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왕초의 주요 출연진들이 만남을 가졌다. 주인공이었던 김춘삼역에 차인표를 비롯해, 송윤아, 박상면, 최종환, 홍경인, 이계인, 윤용현, 박준규, 현영이 16년 만에 왕초의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여 유쾌하고도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16년 전 드라마세트장에서 재회한 그들은 촬영당시 찍었던 사진을 보고 추억에 잠기기도 했고, 의상을 직접 구해와 입고 드라마 속 명장면들을 재연하는 열정연기(?)도 선보였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남임에도 딱히 어색함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차인표를 중심으로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가 금세 자리했다. 마치 왕초가 방영될 당시 현장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할까. 덕분에 시청자도 그들의 추억여행에 쉽게 동참할 수 있었다.

 

 

 

 

어게인 '드라마의 추억팔이?' 정규편성 가능할까

 

어게인은 일반적인 스타의 추억팔이 예능이 아니다. 과거 어게인과 같은 동창회 콘셉트 예능은 있었다. 대표적으로 해피투게더 프렌즈가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조기종영한 강호동 별바라기도 같은 스타일의 예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스타라는 개인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때문에 시청자와 공유할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스타와 스타의 친구’, ‘스타와 열성팬등 관계가 상당히 좁았다. 즉 시청자가 공감할 부분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때문에 재미를 뽑기도 쉽지 않았다.

 

반면 어게인은 스타, 개인의 추억이 아니라 드라마의 추억을 판다. 스케일부터 차이가 넘사벽이다. 해당 드라마를 소비한 시청자와 공유할 부분도 많다. 파일럿 예능 어게인에 대해 시청자의 호감도가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즉 예능 어게인TVN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나 무한도전 토토가처럼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자극한다면, 정규편성이 문제가 아니라 대박예능도 가능하다.

 

 

 

 

그 점에서 어게인’ 1회는 가능성에선 높은 점수를, 세부적인 면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일단 유재석, 강호동 등 전문 MC가 따로 없었다는 점이 신선했다. 진행하는 MC가 없다보니, ‘왕초동창회가 방송을 위해 작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마치 방송은 거들뿐의 느낌이랄까. 다소 어수선하긴 해도 만남자체에 자연스러운 느낌은 산다. 게다가 차인표가 전문MC가 해줘야 할 역할들을 상당 부분 커버해주면서 MC공백은 크게 없었다.

 

아쉬운 건 어게인이란 예능프로그램이 내세울만한 특별함이 없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2일하면 복불복이다. 복면가왕에선 노래이상으로 복면속 가수가 궁금증, 재미의 핵심이 된다. 반면 어게인이 내세울만한 코너는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과거 명장면을 재연한다거나 왕초비빔밥같은 추억의 먹방만으론 2%이상 부족하다. 핵심 코너의 부재는 결국 몰래카메라라는 식상함 아이템을 끌어오고 만다.

 

 

 

 

분명 어게인의 기획의도는 좋다. 스타가 아닌 '드라마'를 앞세운 추억예능이라 참신하다. 다만 정규편성을 위해선 참신함을 받쳐주는 꾸준한 시청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즉 제작진이 스타들의 동창회를 부각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시나 시청자다. 시청자와 그들이 공유하는 동창회에 핵심, 과거의 명작 드라마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예능과 접목시킬 수 있을 때, ‘어게인이란 예능의 재미도, 추억도, 공감도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