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가수다3 박정현 홍광호 Come what may 2위? 청중평가단과 다른 선택을 말하다!
6일 방송된 ‘나는가수다3’에서 듀엣 미션이 주어졌다. 그리고 김연우와 함께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부른 양파가 3라운드 1차경연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전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양파-김연우 조합의 1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박정현-홍광호의 ‘Come what may’가 1위, 스윗소로우와 정인의 ‘오르막길’이 2위가 될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하고 결과발표를 지켜봐서일까. 양파-김연우의 1위도, 스윗소로우와-정인의 7위도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왜 나는 나가수 청중평가단과 다른 생각을 품었을까. 나가수3 3차라운드 1차경연을 돌아본다.
첫주자는 지난 주 탈락한 밴드 몽니를 대신해 새롭게 합류한 나윤권이다. 나윤권은 파트너로 윤하를. 그리고 둘은 보보(강성연)의 ‘늦은 후회’를 선곡했다. 시작이란 건 늘 기준이 되기 마련인데. 그래서일까. 나가수3의 1번타자가 늘 그랬듯 나윤권-윤하 듀엣도 무난함, 그보다는 조금 더 나은 무대를 선보였다. 한마디로 다음 가수에 대한 기대감을 줄 만큼의 무대. 그런데 정작 청중평가단의 순위는 꼴지에서 한 단계 높은 7위였다.
두 번째 무대는 휘성과 래퍼 제시가 채웠다. 휘성은 들국화의 ‘행진’을 선곡했다. 느낌은? 랩, 퍼포먼스 등 휘성의 다재다능함으로 선방했다랄까. 여기엔 휘성을 보조해준 제시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휘성보다 눈길이 더 갈만큼 제시의 활약은 기대이상이었다. 무엇보다 휘성과 제시가 음악적으로 잘 어울렸다. 그게 컸다. 덕분에 휘성-제시의 무대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내 기준에서 논란(?)이 된, 1위 양파-김연우의 ‘하늘을달리다’. 양파는 사전인터뷰를 통해 김연우와 배틀하듯이 부를 예정이라며 감상포인트를 미리 짚어줬다. 그녀의 예고대로 양파와 김연우는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정말 배틀하듯이. 성별도 다르고 음색도 다른데 배틀까지 하다보니, 듀엣임에도 곡 하나에 섞일만한 요소가 없었다. 그렇다. 내가 양파와 김연우의 무대를 공감하지 못한 건, 짜장면과 짬뽕을 섞어서 맛이 나길 기대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짜장면은 짜장면대로 짬뽕은 짬뽕대로 취한 청중평가단은 양파와 김연우의 무대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일테고.
이어 스윗소로우와 정인의 ‘오르막길’. 네 남자와 한 여자. 과연 섞일 수 있을까. 무대를 보기 전 우려했었다. 그런데 기대이상의 하모니를 보여줬다. 남녀 비율이 4:1임에도 균형감을 잃지 않는. 그만큼 서로를 배려하며 녹아든. 지금껏 스윗소로우가 보여준 나가수 무대중 가장 인상적이랄까. 그런데 청중평가단의 점수로는 꼴지다. 정인의 ‘오르막길’이란 곡이 한번 듣고 공감하기엔 생소하기 때문이었나. 아무튼 이번 경연에서 가장 저평가된 무대로 꼽고 싶다.
다섯번째로 등장한 소찬휘는 브로큰 발렌타인의 보컬 반과 호흡을 맞춰,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이의 꿈’을 선보였다. 큰 감흥은 없었다. 그냥 지나간 것 같다. 물론 소찬휘와 반의 파워풀한 가창력, 현장에서 들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안방에선 적당히 볼륨을 맞추기 마련이다. 소찬휘-반의 무대를 100% 즐기기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아마 현장과 안방의 온도차가 가장 심한 가수중 한명이 소찬휘가 아닐까 싶기도.
그리고... 나가수3의 소제목 ‘박정현을 이겨라’의 박정현이 영국에서 뮤지컬 활동을 하고 있는 홍광호와 무대에 섰다. 준비한 곡은 영화 물랑루즈 OST 중에서 이완맥그리거와 니콜키드먼이 부른 러브송 ‘Come What May’.
역시 기대를 져 버리지 않는다. 최고다. 모르겠다. 최고보다 더 좋은 수식어가 있다면 다 갖다 붙이고 싶다. 그만큼 앞선 무대들과 차원이 다르게 느껴졌다. 그것은 단순히 박정현과 홍광호의 가창력이 뛰어났기 때문만이 아니다. 듀엣이 줄 수 있는 힘, 매력을 가장 잘 살려냈다. 서로가 서로에게 녹아드는 환상적인 하모니. 다른 음색이 만나 하나의 목소리가 내고 있었다. 두 사람도 이번 무대를 만족했는지 포옹으로 마무리한 것도 인상적이다.
압도적인 1위를 예상했다. 그런데 양파-김연우에게 밀려 2위를 차지했다. 왜일까. 영화 ‘물랑루즈’를 보지 못했던 청중평가단에게 점수를 덜 받은 게 아닐까 나름 추측을 해본다. 영화를 안 봤다면 어떤 장면에서 그 노래가 나왔는지 알 수 없고, 가사 및 곡의 내용전달이 제대로 안 됐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가수를 통틀어 역대급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하동균과 이정의 ‘말하는 대로’. 아쉽다.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햇다. 함께 부른다가 아닌 따로 부른다는 인상을 받았다. 박정현-홍광호, 하동균-이정의 무대를 연이어 보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이번 나가수3 듀엣 미션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들었는지가. 바로 하모니다. 그것이 개개인의 가창력보다 중요하니까. 둘이 하나가 아닌, 둘이 둘이면 굳이 듀엣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양파-김연우의 무대를 공감하기 힘들었다. 박정현과 홍광호, 스윗소로우와 정인이 개인적으론 인상깊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적어도 하나의 느낌을 주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나가수 청중평가단과 다른 점수를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