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임 예원 욕설논란과 극적화해에 감춰진 무책임?
욕설논란으로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주인공 이태임과 예원이 서로에게 오해가 있었고 미안했다며 공식적으로 화해했다. 먼저 사과의 손을 내민 건 예원에게 쌍욕을 했던 이태임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복합적인 사유가 있어 참다참다 폭발한 것이라면서도, 과하게 반응했던 자신의 잘못이 컸다며 상처를 준 예원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에 반말한 적 없다며 억울함을 강하게 토로했던 예원도 언니 이태임의 용기있는 사과에 감사하다며 너그럽게 응수했다.
극적인 화해다. MBC예능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중 욕설논란으로 파문을 일으킨 이태임과 예원은, 관련 사실이 처음 보도될 때만해도 강하게 부딪혔다. 이태임은 예원의 반말 및 촬영과정에서 누적된 불만이 쌍욕을 불렀다했고, 예원은 카메라가 도는 데 어떻게 반말을 했겠냐며 반발했다. 양측의 진실공방으로 졸지에 배심원이 된 네티즌은 이태임과 예원 둘 다 문제가 있어 보이나, 상황판단의 결정적 키가 될, 욕설관련 원본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뒤로 빠진 띠동갑제작진이 가장 문제라는 결론아닌 결론을 내렸었다.
출연진 보호라는 목적으로 원본 영상 공개에 대해 난색을 표하던 띠동갑제작진. 하지만 진실을 둘러싼 이태임과 예원측 사이에 설전은 과열됐고 언론은 싸움을 부추기는 보도행태를 보였다. 맞물려 네티즌들의 영상 공개압박도 더욱 거세졌다. 결국 띠동갑제작진도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었다. 그런데 평행선을 달리던 이태임과 예원이 화해의 손을 맞잡은 것이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급하게 불을 끈 느낌도 없지 않지만, 길게 끌어봐야 이태임이나 예원, 어느 쪽도 득이 없었다. 설사 오해를 산 피해자가 된다해도 말이다. 왜? 안 좋은 일로 대중의 입에 자꾸 오르내리다보면, 기존의 잘 빠진 이미지가 붕괴된다. 특히 예원의 경우, 예능에서 통통튀는, 밝고 귀여운 이미지가 강점이었는데, 욕설논란으로 캐릭터가 다 죽게 생겼다. 시청자에게 피해자라는, 억울한 인상을 주면 예능에서 밝은 표정을 지었을 때 이질감을 줄 수 있다. 욕을 한 이태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한마디로 샵의 서지영-이지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즉 욕설사건 보도가 길어질수록 이태임이나 예원 모두 득이 될 게 하나 없다. 연예인으로서 앞으로도 꾸준히 대중앞에 서기 위해선,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게 사건 종결이고 화해였다. 따라서 이태임과 예원이 현명하게 대처한 셈이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띠동갑제작진을 질타하며 영상 원본을 공개하라고 강요한다. 과연 누구를 위해서?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게 싸움 구경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연예인이 싸움이 붙었다. 그것도 여자연예인들이. 예쁜 얼굴에서 쌍욕을 퍼부었다니 궁금할 것이다. 얼마나 막장인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장면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종료를 알린 것이니, 구경하는 입장에선 김빠질 만도 하다. 하지만 영상 공개는 무책임한 것이다. 욕설논란만으로도 이미 깊은 상처를 입었는데, 이젠 골로 보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수가 즐길 수 있는 순간의 재미, 자극을 위해, 이태임이든, 예원이든 또 다시 비난의 대상이 되어 더 큰 상처를 받아도 상관없는가.
이태임과 예원의 욕설논란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태임이 쌍욕을 얼마나 리얼하게 했는가가 아니다. 예원이 이태임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반말은 했는지 안 했는지도 아니다. 바로 욕설논란의 단초가 된 책임과 무책임이다.
애초에 이태임이 촬영날 펑크를 내지 않았다면, 열심히 녹화에 참여했다면,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작진이 굳이 예원을 불렀을까. 이태임이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책임을 져버린 것이다. 물론 이태임도 사람이기에 몸과 마음이 아파서 녹화에 불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촬영을 준비한 제작진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겨야 정상이다. 자신을 대신해 녹화를 차질없이 진행해 준 예원에게도 말이다.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예원에게 욕을 했다?
이태임은 예능에 목맬 이유가 없다. 본업이 배우이기 때문이다. 개그본능이 아니라 연기력로 인정받아야 하는 배우.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하차한다해도 타격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시청률이 2%내외로 매우 저조한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에게 존재감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예능이다. 알짜 예능도 아닌데, 자신을 대신해 예원이 이재훈의 파트너가 된다해도 이태임에게 큰 손해라고 볼 수도 없었다. 반말때문에 쌍욕? 과민 반응으로 비칠 수밖에.
오히려 촬영 당일 펑크를 내고 다음날 지각까지 한 이태임은 무책임했다. 제작진입장에서도 기분이 언짢았을 것이다. 시청률이 저조해 안 그래도 스트레스 받을 텐데, 출연진(이태임)까지 프로그램을 우습게 본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띠동갑이 무한도전같은 인기예능이라면 펑크? 지각? 꿈이나 꿀 수 있겠는가. 제작진도 섭섭했을 것이다. 화도 났을지 모른다. 그런 불편한 분위기가 이태임에게 전달됐을 수도 있다. 설사 그렇다해도 이태임이 자초한 부분이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태임이란 이름 석자가 욕설과 동반돼 언론에 노출된 것이다. 화가 나면 욕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드라마-예능 일주일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몇 개인데, 그동안 욕한 출연진이 과연 없었을까. 즉 문제가 있을 때 대부분 현장에서 해결을 봐왔듯이, ‘이태임 욕설논란’이란 제보를 하고 기사로 여배우 이미지에 빨간 줄을 그어버린 언론도 무책임하다. 이태임이 이미 하차까지 결정한 상황에서 말이다. 이태임의 소속사가 SM이나 YG같은 대형기획사였으면, 과연 이런 기사가 보도되고 연일 인터넷을 들썩거리게 만들었을까 싶기도.
이태임이 마약을 한 것도, 음주운전을 한 것도 아니다. 연예계 후배에게 욕을 했다. 좀 많이. 하지만 촬영중에 트러블이 생기면 선후배간에 욕도 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이런 시시콜콜한 사건까지 언론이 나서서 보도하고 판을 키웠다.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을 마치 마약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법자로 몰아가면서. 한마디로 공개적인 ‘이태임죽이기’로 보였다. 다만 찌라시든, 악플이든, 섹시스타의 고충이든, 개인적인 문제로 촬영을 펑크낸 이태임이 사실상 욕설논란의 원인을 제공했음은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번 논란이 이태임은 물론, 예능이든 드라마든 출연하는 인기스타들이 몸값에 맞는, 책임있는 자세를 갖추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