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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홈런 현지언론 호평의 완성은 별명?

바람을가르다 2015. 3. 4. 13:53






3월이다. 봄이다. 야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벌써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이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한 강정호가 시범경기 개막전에 출전,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국시간으로 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강정호는 유격수로 선발출장했다. 타석에선 클린업트리오만큼이나 중요한 6번. 첫타석은 토론토의 우완투수 아론 산체스를 맞아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선 토론토의 바뀐 투수 마르코 에스트라다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강정호의 시범경기 첫 홈런.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선 볼넷으로 출루했고 6회초에 교체됐다.


이 날 강정호는 솔로홈런 포함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조디 머서와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활약 등을 보태 8-7로 승리했고, 팀과 강정호 모두 기분 좋은 출발을 신고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강정호의 홈런 소식을 메인 화면에 소개했다. MLB.com은 ‘강정호가 자신이 지닌 파워를 보여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가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Z(졸탄·Zoltan)세리머니를 했다.’고 전했다. 홈런 세레모니는 그레고리 폴랑코가 알려줬다고 한다.


미국 CBS스포츠는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제대로 된 투자를 했다.’고 했으며, 미국 폭스스포츠는 ‘강정호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조디 머서의 트레이드를 고려할 지도 모르고, 3루에서 활약한다면 유틸리티 플레이어 조쉬 해리슨을 슈퍼 백업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현지 언론 호평의 완성은 강정호의 별명?


어딜가든 역시나 첫인상은 중요하다. 비록 시범경기이지만, 첫경기 공수에서 맹활약한 강정호를 향해 미언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할 당시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다. 메이저리그 대표 스몰마켓인 피츠버그 구단이 한국 선수 강정호에게 과연 포스팅 포함 5년 총액 2100만 달러씩이나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프로야구 선수출신들 중 야수로서 성공한 메이저리거는 이치로와 마쓰이, 아오키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도 전부 외야수다. 내야수중에선 전무하다.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했다. 대표적으로 일본 타격왕출신 니시오카 츠요시가 강정호와 비슷한 조건으로 미네소타와 계약했지만, 별다른 활약없이 고국으로 돌아갔다. 미국 현지에선 내야수에 아시아선수는 경쟁력이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일본 선수들의 잇따른 실패로 선입견이 강하게 자리한 포지션 내야수, 그것도 내야의 핵 유격수에 강정호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다행히 시작이 좋다. 시범경기 첫날부터 홈런포를 가동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줬다. 반신반의하던 미언론이 호의적으로 돌아서는 단초를 마련했고, 일단 강정호도 언론이 줄 수 있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었다.


미언론만큼은 아니지만 피츠버그 현지팬들도 강정호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첫 경기부터 홈런을 터트렸다. 그것도 구장 가장 먼 곳으로 밀어 쳐서 말이다. 미국 야구팬들에게 강정호의 파워만큼은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래서일까. 홈런 한방에 강정호를 향한 현지팬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 조디머서 대신 강정호를 주전으로 써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피츠버그 팬들은 강정호를 ‘킹캉(King Kang)’이라 부른다. 팬들이 붙인 애칭, 별명이다. 괴물 킹콩을 연상시키는 킹캉. 피츠버그의 홈런타자, 괴물타자가 되어주길 바라는 팬들의 심리가 잘 녹아있다. 정말 별명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지었다. 대박이다. 선수의 실력, 이미지, 상품성은 언론이 노출하는 별명하나에 집약된다는 점에서 더욱. 야구선수에겐 최고의 수식어에 가깝다.


하지만 미언론은 아직까지 ‘킹캉(King Kang)’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진 않는다. ‘킹캉(King Kang)’에 어울릴만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 류현진앞에 몬스터가 붙어도 어색하지 않듯이, 강정호앞에 킹캉이 자연스러워지려면 그에 걸맞는 꾸준하고 인상적인 활약이 필요하다. 강정호의 시범경기 첫홈런은 그 시작에 있을 뿐이다.


강정호의 시작이 좋다. 아직까지 현지 적응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이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금껏 팬들에게 보여준 강정호의 긍정적인 마인드, 유쾌한 성격, 경쟁에서의 자신감 등은 성공을 위한 원동력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더 기대하게 만든다. 현지언론 헤드라인에 꾸준하게 오르내릴 킹캉(King Kang) 강정호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