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성유리, 열정은 있고 재능은 없다
최근 종영된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 히로인이었으며, 영화 <토끼와 리저드>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수에서 배우로 변신한 그녀의 뒤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연기력 논란에 관해 집중적으로 다뤄진 <무릎팍도사>는 연기자로서 걸어 온
걸그룹 아이돌 1세대 핑클의 화이트.
‘영원한 사랑’, ‘내남자 친구에게’ 등을 히트시킨 핑클에서 스스로를 립싱크 가수라고 밝힐 정도로 이렇다 할 가창력은 없었으나 이효리와 함께 그룹의 얼굴을 맡았던 그녀. 당시 이효리와
“교복입은 여학생들이 무서워요.”
지금은 걸그룹이 대세라고 할만큼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 등이 대중음악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핑클과 SES와 같은 원조 걸그룹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그녀들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했던 핑클의 요정
인기가 있었다고 마냥 행복하진 않았다는 반증으로 거론된 듯한 에피소드는 안타깝기 보단 다소 섭섭했다. 일부 몰지각한 여고생 안티팬들이 시기심에 퍼부었던 욕설이 아직까지 잔상으로 남아, 지금도 교복입은 학생들을 무섭다고 말하기엔 29살이란 나이는 공중전은 아니어도 산전수전 겪을 만큼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에는 충격이고 무섭게 느꼈을 수 있다. 그러한 곤욕을 한 두번 겪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큰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1,2년 연예인 생활을 한 것도 아니며, 앞으로도 이어갈 사람이 마치 여고생들에게 투정부리는 듯한 인상만 남겨준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 비판보다는 칭찬이 고프다는 그녀의 속내가 묻어있는 지는 알 수 없으나 좀 더 대범해질 필요가 있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연기자
그녀의 연기에 있어 늘상 지적되어 온 것은 단순한 발음의 차원이 아닌, 감정의 표현력이다. 눈물만 잘 흘릴 줄 안다고 배우라고 착각하면 곤란하다. 기본이 받쳐주지 않는데 눈물만 흘릴 줄 안다면 울보 역에나 어울리다. 희로애락을 상황에 맞게 어느정도 디테일하게 구현할 수 있느냐에 배우로서 자질을 평가받는 것이다.
분명 초창기 <천년지애>나 <황태자의 첫사랑> 등에 비해, <쾌도
가수출신 연기자들이 한목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가수 출신이기 때문에 대중들이 냉혹할 정도로 엄격한 잣대로 들이대고, 연기에 대한 평가가 여타 배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짜다고들 한다. 이것은 어쭙지 않게도 자신이 소화할 수 없는 캐릭터를 덥썩 무는 안목은 뒷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부족한 연기력을 감추고픈 투정에 불과하다.
가수출신 연기자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배우들이 연기력에 대해 질타를 받는다. 물론 잘하는 배우들에게 칭찬이 쏟아진다. 다시 말해 캐릭터에 맞는 연기가 함량미달이면 가수출신이건 처음부터 연기자코스를 밟았던 간에 비판은 따를 수 밖에 없다. 대충 이 정도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것 자체가 기본이 안 되는 있는 것이다. 무대에서 마이크 좀 잡고 오빠, 누나부대를 거느렸다고 해서 낙하산처럼 드라마에 떡 하니 주연자리를 꿰차는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 용납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천상 연기자들이 있다. 바로 노력으로 따라잡기 힘든 재능을 부여 받은 연기자들. <선덕여왕>의 미실이 고현정과 같은 케이스가 그러하다. 미스코리아 출신임에도 연기 하나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할 만큼 뛰어나다. <여명의 눈동자>의 조연부터 시작해 <모래시계> 그리고 <선덕여왕>까지 그녀가 연기를 시작했던 시점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연기자로서 타고난 재능을 읽을 수 있다. 비단
다행히 성유리 본인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타고나지 못했으니 노력으로 커버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긍정의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주연에 집착하지 말고 조연을 비롯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연기 경험을 쌓을 줄 아는 자세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프로의 세계는 마음으로 새기거나 입으로 말하는 열정이나 노력이 아니라, 보여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릎팍도사>에 나와 ‘다중인격을 고치고 싶다’는 그녀의 고민은, 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