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이민정 귀국 사과보다 필요한 건?
미국에서 머물던 이병헌이 임신한 아내 이민정과 함께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리고 이병헌 부부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기자들에게, 이병헌은 아내 이민정과 가족에게 평생을 갚아도 못 갚을 큰 빚을 졌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빚은 일로 많은 분에게 상처와 불편을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고도 했다. 그렇게 이병헌은 가족과 대중에게 또 다시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대중은 이병헌의 사과가 로맨틱하지 않은 것 같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등을 보면, 여전히 이병헌에 대한 불쾌감, 짜증, 혐오, 조롱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로맨틱 사건의 피해자 아내 이민정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민정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병헌의 사과를 비롯해, 이병헌-이민정 부부가 보여주는 모든 게, 연기일 뿐이라는 지적이 많다. 즉 이민정을 앞세운 이병헌의 이번 사과도 성공적과는 거리가 멀어진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대중의 반응을 이병헌은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너무나 아마추어적인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씨도 안 먹힐 법한 사과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임신한 아내 이민정을 보면, 그녀와 함께 입국한 자신을 보면, 그를 향한 대중의 마음이 눈녹듯이 녹아내릴 거라 생각한 걸까. 그렇다면 너무 순진한 발상아닌가. 불쌍한 표정, 사과 몇 마디에 비호감 이미지가 세척될 리 만무하다.
물론 이병헌은 급할 수밖에 없다. 모델 이지연-글램 다희와 얽힌 50억 협박설이 대중에게 알려진 후부터, 이병헌의 이미지는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배우로서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현 시점에선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그런데 이미 영화는 세편이나 찍어 놨다. ‘협녀, 칼의 기억’, ‘내부자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이병헌때문에 개봉이 늦춰지고 있어, 제작사와 배급사 등이 속앓이가 심한 상황이다. 주연배우 이병헌이 책임을 느끼고, 어떻게든 대중의 마음을 돌려 참여한 영화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려 애쓰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대중의 마음을 돌리려는 방식에 있다. 이병헌은 언론 등을 통해, 틈만 나면 대중에게 사과를 한다. 또 아내 이민정과의 관계 회복을 증명하는 듯한 자료를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한다. 예를 들어, 베이비 샤워파티라던가, 이민정과 여행중에 찍은 사진 공개, 이번 동반 귀국 등이 그렇다. 즉 이병헌 본인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언론에 과하게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그건 누가봐도 언론플레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과거에나 먹힐 법한 언론을 통한 이미지 세탁을 2015년도에 이병헌은 하고 있다.
이병헌 본인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생각하고 대중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지금은 가급적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게 최선일 수 있다. 그것이 자숙이든, 무엇이든 대중의 마음이 누그러지는 데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병헌의 행보를 보면, 그런 시간조차 가지길 거부하는 모양새다. 언론플레이든 뭐든, 어떻게든 이미지를 포장해서 내놓기 바쁘다. 단기간에 반전을 꾀한다. 그러니 진실함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이병헌이 정말 잘못을 느끼고 대중에게 사과하고 싶다면, 아내 이민정을 앞세울 필요가 없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대신 시간이 필요하다. 가급적 언론 노출을 피하고 시간을 견뎌야 한다. 곰이 사람이 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듯이. 물의를 일으킨 인기 스타가 얼룩진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한번에 모든 걸 바꾸기 위해 덤비기 보단, 기다릴 줄 아는 자세. 그것이 설사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