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진짜사나이 이다희 꿀성대교관, 위기의 여군특집 2기를 살렸다?

바람을가르다 2015. 2. 23. 07:53





일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는 많은 기대속에 출발했다. 시청률 또한 이를 입증하듯 동시간대 1위를 고수중이다. 그럼에도 여군 2기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1기만큼 폭발적이지 못했다. 재미와 내용면에서 1기보다 못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여군 2기 멤버들이 1기 멤버들에 비해 훈련을 덜 받는가. 아니다. 훈련도, 고생도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 하지 않는다. 그런데 도대체 왜?


지난 번 언급했듯이,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 2의 혜리의 부재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바로 ‘성장’에 어울리는 주인공 캐릭터의 부재다. 여군특집 1기로 치면 ‘예의바른 언니’로 통하던 저질체력 김소연의 부재. 즉 프로그램의 지향점과 시청자의 몰입도를 동시에 높여주는 상징적 주인공의 부재가 여군특집 2기 아킬레스로 작용한 게 컸다.





주인공이 없으면 어디서부터 재미를 찾아야 할지 시청자가 난감해진다. 단발성 에피소드가 순간의 웃음을 줄 순 있어도, 시청의 연속성을 보장하진 않는다. 여군특집 2기엔 스토리의 기준이 될 만한 주인공이 안 보였다. 그런데 주인공후보는 8명이나 된다. 당연히 스토리가 중구난방으로 흐르고 몰입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1기 때 보여준 드라마틱한 재미는 고사하고, 1기와 닮은 혹은 비교되는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식상함을 넘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과연 여군특집 3기가 필요한가.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의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22일 방송도 위기의 연장선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봉격투와 맨손격투에서 나란히 승리한 박하선과 윤보미의 활약으론 역부족이었다. 시청자는 여군 1기보다 강한 어떤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군특집 2기가 뭔가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유격훈련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몸상태가 좋지 못한 김지영과 강예원이 시작부터 유격훈련에서 빠졌다. 이유를 막론하고 시청자의 실망감도 커질 수밖에. 드라마로 치면 막장으로 치닫기 일보직전, 꿀성대 김현규 교관이 이다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를 찍기 시작했다.





“128번 후보생!”

유격체조가 시작되고 꿀성대교관의 입에선 ‘128번 후보생’이란 말이 떠나질 않았다. 시청자가 보기에 정말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이다희를 지목했다. 이다희 본인이야 오죽했을까. 결국 기준이 움직이는 황당한 실수까지 저지르고 만다. 멘붕 초기증상까지 보인 이다희. 과연 유격체조에서 학다리 언니 이다희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드디어 시청자가 집중할 만한 캐릭터가, 주인공이 등장한 셈이다.


본격적인 유격체조가 진행되고 PT 8번 온몸비틀기에서 눈물바다가 됐다. 사실상 모두가 멘붕에 빠졌을 만큼 고통스러운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지애가 발가락부상으로 눈물속에 열외를 신청할 정도로, 유격체조는 부사관 후보생들에게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런데 놀랍다. 쉽게 나가떨어질 줄 알았던 이다희가 이 악물고 끝까지 버틴 것이다. 때문에 이다희를 향한 네티즌들의 칭찬이 줄을 잇는다.





물론 유격체조는 이다희뿐 아니라, 박하선, 안영미, 엠버, 윤보미도 참여해 끝까지 버텨냈다. 그런데 유독 이다희에 대한 네티즌의 칭찬이 많은 건 왜일까. 그건 시청자의 기대감에서 출발한다. 아무리 유격체조가 힘들어도 극복해낼 것 같은 엠버나 박하선 등의 멤버에겐 시청자가 따로 기대감을 갖지 않는다. 그동안 보여준 게 있고 잘 해낼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엠버 등이 유격체조에서 살아남은 건 반전이 없는 다큐가 된다.


반면 이다희, 강예원, 김지영 등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멤버에게 시청자는 은근히 더 기대를 한다. 그들이 성공해야 반전이고 드라마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지영과 강예원은 유격체조에서 빠졌다. 심지어 에이스 이지애마저 부상으로 열외를 신청했다. 그리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다희가 꿀성대교관의 집요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텨냈다. 시청자가 원했던 그림을 완성시켜준 셈이니, 이다희를 향한 칭찬이 이어질 수밖에. 그 다음부턴 뭘 해도 예뻐보이는 코스. 이다희 먹방까지 주목받으며,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의 최대수혜자 1순위로 급부상했다.






‘리얼’ 타이틀을 건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뭐야,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와 ‘어라, 장난이 아닌데?’ 대개 두 가지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를 가르는 기준은 진정성이다. 그래서 제작진과 출연진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느냐는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22일 방송된 일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가 그동안의 아쉬움을 씻고 호평받을 수 있었던 건, 강도 높은 훈련과정에서 제대로 된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자라고 쉽게 봐주지 않는 ‘유격’의 마에스트로 꿀성대교관과 정말 ‘의지’가 무엇인지 입이 아닌 몸으로 보여줬던 진사 여군 2기 군데렐라 이다희는, 출연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리얼예능에 필요한 자세를 매우 잘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