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가수다3 효린 탈락에도 시청률 정체, 가장 큰 문제점은?
나는가수다3의 첫번째 탈락자가 나왔다. 13일 방송된 나가수3에서는 1라운드 2차경연이 펼쳐졌다. 이소라의 ‘바람이분다’를 부른 스윗소로우가 1위, 이문세의 ‘그대와 영원히’ 양파가 2위, 이선희의 ‘인연’ 효린이 3위, 김추자의 ‘님은 먼곳에’ 소찬휘가 4위, 비틀즈의 'Come Together'를 부른 하동균이 5위를 차지했다. 1차경연 1위였던 박정현은 빛과 소금의 ‘그대 떠난 뒤’로 2차경연에선 6위로 떨어지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그리고 1,2차 합산 결과 1위에는 스윗소로우가 올랐고, 6위가 된 씨스타 효린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시청자의 호기심, 궁금증을 유발하는 1라운드 첫 번째 탈락자가 발표되는 날이다. 지난 주 박정현이 부른 ‘기억의 습작’은 시청자들의 엄청난 호평속에 관련 동영상이 100만뷰를 돌파하는 등, 나가수3를 화제의 선상위에 올려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송도 시청률은 반등하지 못했다. 오히려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나가수3의 문제점만 재확인할 수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나가수3의 발목을 잡고 있는가.
나는가수다3 효린 탈락에도 시청률 정체, 가장 큰 문제점은?
빛과소금의 ‘그대떠난뒤’를 부른 박정현이 꼴지를 하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나가수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고음경쟁이다. 기승전고음. 그런데 이 부분은 경연의 특성상, 나가수의 가수들이 버릴 수는 없다. 전쟁중에 총들고 나가지 말라는 것과 같은 거니까. 청중평가단도, 시청자도 나가수 무대에서 드라마를 원하기 때문이다. 노래를 통해 줄 수 있는 드라마, 반전은 결국 고음으로 터트릴 수밖에 없다. 다만 과할 때가 많다. 필요한 만큼 써도 충분한데, 맛 좀 내겠다고 조미료를 한가득 퍼붓는 것만 조심한다면 고음경쟁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는가수다3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재탕의 이미지다.
먼저 라인업을 보자. 박정현-소찬휘는 나가수 시즌 1,2에 출연했던 적이 있다. 스윗소로우, 효린, 하동균은 나가수의 또 다른 얼굴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바 있다. 즉 캐스팅이 재탕이미지를 낳는다. 양파를 빼곤 신선한 캐스팅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라인업이 주는 무게감이 있는가. 나는가수다 시즌1,2에 비해 약하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캐스팅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치자. 더 큰 문제는 선곡의 재탕에 있다. 했던 노래를 또 한다. 13일 방송분에서도, 2차 경연 1위를 한 스윗소로우의 ‘바람이분다’는 이소라의 곡으로 이소라부터 시작해서, 한영애, 더원도 나가수무대에서 이미 불렀었다. 양파의 ‘그대와 영원히’도 장혜진이 부른 바 있고, 소찬휘의 ‘님은 먼곳에’는 윤민수가 불렀었다. 이선희의 ‘인연’은 소향에 이어 효린까지 이어졌다. 느닷없이 팝송을 부른 하동균을 빼면, 빛과 소금의 ‘그대떠난뒤’를 부른 박정현만이 나가수무대에서 시청자에게 새로운 곡을 선보인 셈이다.
나가수의 선곡 재탕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가 얼만데. 얼마나 좋은 곡들이 많은데, 이미 다른 가수가 같은 무대에서 선보인 곡을 굳이 선곡해 내놓을까. 왜 스스로 같은 곡을 부른 다른 가수들과 비교선상에 오르려 할까. 무엇보다 잊혀져 가는 명곡들을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이 찾아서, 재해석해서 시청자에게 들려주는 게 나가수의 미덕 아니었나.
이젠 그런 맛조차 쉽게 느낄 수 없다는 거다. 한영애의 숨은 보석같은 곡 ‘조율’로 감동을 주었던 JK김동욱 등을 떠올리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저 나가수에서 살아남고자, 순위를 끌어 올려 자존심을 세우고자, 청중평가단에게 먹힐 만한, 경연에서 검증된 곡이라 할 수 있는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나 이선희 ‘인연’ 등 모험과 실험보단, 재탕이지만 안전빵으로 승부보겠다는 사례가 잦아 기대치를 떨구고 프로그램을 식상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주 나가수3 무대에서 부른 박정현의 ‘기억의 습작’이 화제가 된 이유가, 단순히 박정현이 노래를 잘해서만 일까. 나가수 무대에서 ‘기억의 습작’을 선곡한 가수가 박정현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다른 가수가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궁금한 사람도 많았음을 상기해 보면, 경연에서 선곡의 이미지,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밖에도 나가수하면 떠오르는 감정과잉도 절제할 필요가 있다. 나가수 제작진은 과할 정도로 청중평가단의 눈물, 동료가수들의 리액션을 편집해서 내놓는데, 그것이 때론 감동을 강요하는 불편함이 될 수 있다. 현장에 청중평가단과는 달리, 시청자가 공감하지 못하는 눈물은 채널돌리게 만드는 악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가수다는 킬러콘텐츠다. 아니 킬러콘텐츠였다가 맞겠다. 지금은 시청자가 원하는 그림에서 점점 멀어지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환경이 바뀌었는데, 옛것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신선도가 떨어졌으면 새로운 어떤 것을 내놓아야 하는데, 같은 걸로 사골마냥 계속 우려내니 맛이 날 리가 없다. 고민이 없고 변화가 없는 나가수3는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씨스타 효린이 탈락했고 다음 주부터는 휘성과 모던 록밴드 몽니가 합류한다. 그들이 어느 정도로 활약할 진 미지수다. 단지 나가수3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바꾸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