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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강균성, 시청자를 매료시킨 3가지?

바람을가르다 2015. 2. 12. 11:46





11일 방송된 MBC 토크쇼 <라디오스타>에서는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플리즈’특집을 마련했고, 현재 싱글남인 남자연예인 김승수, 조동혁, 정기고, 강균성을 게스트로 초대했다. 라인업만 놓고 봤을 때엔 핫하지 않다. 미지근하다. 때문에 과연 예능적 재미를 얼마나 뽑을 수 있을지 우려스러웠다. 그러나 기우였다. 라디오스타 MC인 김국진-윤종신-김구라-규현에 못지 않은 강한 개성이 게스트 네명에게서 느껴질 만큼, 4인 4색의 재미가 녹아있었다.


부드럽고 젠틀한 이미지의 김승수는 웬만한 걸그룹 멤버는 꿰뚫고 있을 만큼 걸그룹에 관심 많은 삼촌팬으로, 누가봐도 상남자 조동혁은 수줍음을 타는 듯한 모습이 반전이라면 반전이었다. 김승수와 조동혁은 강하진 않지만 유연하고 소탈한 토크로 잔재미를 많이 뽑았다. 비록 존재감은 미비했으나 김구라의 ‘기고씨’가 살린 정기고는 입담대신 이름 덕을 톡톡히 봤다. 그리고 독특한 정신세계와 다재다능한 개인기를 앞세운 노을 강균성은 단연 이날 방송의 히어로였다.





라디오스타 강균성, 시청자를 매료시킨 3가지?


강균성은 범상치 않은 헤어스타일로 등장, 규현으로부터 웹툰 ‘마음의 소리’ 애봉이를 닮았다는 소릴 들었고, 땅콩회항 대한항공 조현아를 닮았다는 말도 더해졌다. 하지만 외모가 주는 재미는 일시적이다. 라디오스타가 토크쇼인 만큼 입담을 통해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드라마 미생 김대리의 ‘보기 드문 청년일세.’라는 대사를 연상시키는 강균성의 독특한 정신세계가 MC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질문을 유발시켰고,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답변으로 MC들은 물론 시청자를 배꼽 잡게 만들었다.


“이 땅에 왜 태어났니?”, “10억이 있다면 뭐하고 싶니?” 등 다소 뜬금없는 질문으로 여성의 마인드를 엿본다던가. 유달리 스킨십을 좋아하는 이유가 어릴 적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 외로움이 트라우마로 남아서라며 슬픈 표정을 짓다가도, 남다른 작업의 기술로 마사지를 꼽아,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와 말로 웃음을 유발했다. 특히 더 깊은 관계로 가기 전 스킨십은 참으면 참을수록 좋다보니, 스킨십을 절제할 때도 있다며 여친앞에서 연기했던 모습도 재현해 스튜디오를 웃음으로 초토화시켰다.


강균성의 재미는 입담에서 그치지 않았다. 개인기에서 정점을 찍었는데, 그가 보여준 건 성대모사였다. 일반적인 성대모사와 달랐다. ‘화난’ 김경호가 장윤정의 ‘어머나’를 부르는 성대모사로 시작했는데 초대박이다. 역대급이다. 이어 턱관절이 많이 안 좋은 윤민수버전, 김장훈과 닭소리를 섞은 성대모사 등, 기존에 보기 힘든 난이도 최상급의 개인기를 선보였으니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소찬휘의 'Tears'를 원키로 소화할 정도로 가창력도 뛰어나, 성대모사의 맛을 제대로 살린 것도 플러스.






라디오스타에서 강균성은 쉴새없이 터트렸다. 그렇게 시청자를 매료시킨 이유는 다중적이면서도 독특한 캐릭터가 첫째고, 그 캐릭터에서 나오는 입담이 둘째다. 캐릭터가 독특하다보니, MC들의 질문 폭도 넓어지고 양도 많아진다. 그런데 강균성의 입담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아무리 캐릭터가 좋아도 재미가 죽기 마련인데, 강균성은 예능의 재미를 안다. 덕분에 김구라나 윤종신 등 MC들과 강균성의 시너지가 놀랍다. MC도 살고 게스트도 산다. 셋째 성대모사라는 식상할 수 있는 개인기를 살리는 능력이다. 가창력이 뛰어난 사람이 성대모사를 하니까, 전혀 새로운, 발전된 어떤 것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강균성은 예능계에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걸까. 일단 라디오스타의 마이너한 컨셉과 독특한 강균성의 합이 시너지를 냈다. 스타의 앞도 뒤도 아닌 잘 안 보이는 옆면을 캐치해 이야기하는 라디오스타라는 프로그램의 강점이, 강균성의 매력을 잘 뽑아냈다. 만일 라디오스타가 아닌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빛을 발한다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강균성이란 캐릭터가 신선하고 재밌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다듬어지지 않은 예능 원석 강균성의 다음 행보를 주목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