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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여군특집2 윤보미를 향한 비난, 제작진은 문제없나

바람을가르다 2015. 2. 9. 10:52

 

 

 

 

에이핑크 보미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이 싸늘하다. 왜?

8일 일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2에선 공포의 화생방훈련이 방송됐다. 여기서 윤보미는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가스실습실에 들어가자마자 안절부절 못하던 윤보미는 함께 들어간 전우들은 물론, 본인의 소총마저 두고 뛰쳐나갔다. 때문에 윤보미의 행동을 지켜본 네티즌들이 관련기사에 댓글 등을 통해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사실 화생방훈련에서 윤보미의 행동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가스실습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녀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계속 눈물을 흘렸다. 이유인 즉, 과거 해병대 캠프에서 화생방 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고 그 때 너무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독면을 쓰고도 숨이 안 쉬어진다며 이상 징후를 드러냈었다. 가스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너무나 겁에 질린 표정이라, 예능찍으면서 괜한 사람 잡는 거 아닌가 우려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윤보미는 화생방훈련을 무작정 포기하진 않았다. 일단 전우들(이지애-안영미-이다희)과 함께 가스실로 들어갔다. 어느 정도 버텨준다면, 윤보미로선 트라우마도 깨고 반전드라마도 쓰면서 시청자에게 호감을 꽤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보미는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다. 들어가자마자 도망치듯 나왔다. 중도에 나오긴 했지만 CS탄의 위력에 눈물, 콧물 범벅이 된 같은 조 이다희, 안영미와도 비교될 만큼, 윤보미가 보여준 건 없었다. 그럼에도 화생방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이지애보다 눈물만 흘렸던 윤보미의 분량이 훨씬 많았으니, 시청자의 불만도 쏟아질 수밖에.

 

그런데 제작진이 한술 더 뜬다. 화생방훈련을 소화하긴 커녕 소총까지 잃어버렸던 윤보미를 배려했다면, 자막으로 이러쿵저러쿵 위로하지 말고 보미의 먹방쇼부터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악마의 편집을 연상시키듯, 또 다시 윤보미 분량타임 ‘보미의 먹방쇼’를 내보내는 바람에, 네티즌들로부터 ‘군대에 밥먹으러 갔냐?’, ‘(뜨고 싶어 안달 난) 의도적인 혜리따라하기 아니냐.’ 등 윤보미는 욕을 두배로 먹어야 했다.

 

 

 

 

 

 

시청자는 냉정하다. 잘 못해도 최선을 다했다는 인상을 준 사람에겐 관대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엔 날선 비난의 목소리도 주저 않는다. 중도에 포기는 했지만 버티려고 애쓴 안영미-이다희는 이해해도, 화생방에 트라우마가 있지만 조금도 버티지 못한 윤보미에겐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트라우마 있었다면 애초에 여군특집에 지원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반응으로 귀결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여군특집에 지원한 걸그룹 멤버들이 많았고 약 40:1 경쟁률을 뚫고 에이핑크 보미와 에프엑스 엠버가 뽑힌 셈이니 더욱.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대로, 일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는 1기에 비해 많이 부족한 인상이다. 그 중심에 ‘눈물’이 있다. 2기 멤버들은 툭하면 운다. 훈련도중 눈물은 기본이고, 합격점수에 미달해서 울고, 초코과자땜에 울고, 편지 읽다 울고, 훈육에 울고, 뭔 소린지 못 알아들어서 운다. 시도 때도 없이 울고 우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오죽하면 여군특집이 아니라 ‘눈물특집’이라고 할까.

 

 

 

 

 

특히 지난 주 강예원이 너무 많이 울어서 시청자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제작진은 이를 염두하고 편집을 해야 했는데, 이번 방송도 윤보미의 눈물로 문을 열었으니 시청자의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불만은 화생방훈련을 제대로 소화 못한 채, 분량은 분량대로 취하고 민폐만 끼친 격이 된 윤보미에게 쏠리고 말았다.

 

윤보미의 화생방훈련 과정을 보면, 여군특집 1기에 두명이 떠오른다. 최지나와 맹승지다. 최지나는 고소공포증이란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해발 480m에서 “대박입니다!”를 외치며 두줄다리 훈련을 멋지게 소화했었다. 시청자가 화생방훈련에서 윤보미에게 바랐던 건, 아마도 여군특집에 나와 트라우마를 극복한 최지나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윤보미는 최지나가 아닌 “여자는 이렇게 한단 말입니다.”의 맹승지를 쫓고 있었다. 군대에서 ‘여자’라는 이름으로 문제의 상황을 도피하려 했던 맹승지처럼, 윤보미는 ‘트라우마’라는 이름뒤에 숨어버린 듯한.

 

 

 

 

 

그렇다면 윤보미는 이대로 시청자에게 비호감으로 남을 것인가. 다행인 건 아직 여군특집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고, 1기의 맹승지도 초반 맹비난을 딛고 ‘전우와의 담장넘기’ 등을 통해 에이스로 거듭나며 방송말미엔 호감도를 한껏 높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군특집 맹승지 재평가행’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비록 윤보미가 화생방훈련에서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주었지만, 다른 훈련에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얼마든지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맹승지처럼 말이다.

 

지금까지 본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는 분명 1기에 비해 재미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것이 과연 화생방훈련을 소화 못한 윤보미 등 2기 멤버 개개인의 역량때문일까. 아니다. 맏언니 김지영은 든든하고, 이지애나 박하선 등 자질이 뛰어난 멤버도 있다. 다만 멤버마다 개성을 살리며 고르게 포커스를 맞췄던 1기와 비교해 2기는 주로 문제의 멤버에 주력하는 제작진의 편집이 아쉽다. 이지애-박하선 등이 소외되고 강예원-윤보미 등에 집중하다보니, 당연히 1기에 비해 멤버가 부실해 보이고, 잦은 눈물속에 논란은 논란대로 낳는다.

 

 

 

 

 

이지애처럼 실수없이 적응 잘 하는 멤버만 있으면 예능이 아니라 다큐가 된다. 강예원이나 윤보미처럼 실수가 잦거나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멤버만 있으면 진정성에 타격을 입는다. 그래서 예능이 추구하는 그림이 나오려면 이지애-박하선도 필요하고, 강예원-윤보미도 필요하다. 다만 얼마나 균형감있게, 조화를 이루느냐. 멤버들이 문제일까.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편집해서 내놓는 제작진의 역량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1기를 연상시키는 에피소드나 비교대상에 오르기 쉬운 캐릭터에 집중하기 보단, 2기만의 강점, 색깔이 나와 줘야 여군특집도 인기리에 롱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