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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3 양파, 킬러콘텐츠의 부활이끌까

바람을가르다 2015. 1. 30. 13:24

 

 

 

 

일밤 부활의 일등공신이었던 ‘나는 가수다’가 금요일 밤으로 옮겨 다시 시청자를 만난다. 30일 첫방송을 앞둔 ‘나는 가수다3’에는 나가수의 원조 디바 박정현을 필두로, ‘애송이의 사랑’ 양파, ‘여자 김경호’ 샤우팅 소찬휘, 스윗소로우(인호진 송우진 김영우 성진환), 하동균, 씨스타 효린까지 총 6팀이 경연에 참여한다. 출연하는 가수들의 의욕적인 모습에서 단 한명의 가왕을 뽑는 치열한 경쟁도 이미 예고됐다.

 

그러나 애초에 참여키로 한 MC the Max의 보컬 이수가 논란속에 하차하면서 나는가수다3의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의 나가수3 출연을 반대하던 여론의 흐름도 MBC측의 일방적인 하차통보는 지나쳤다는 반응으로 돌아서며, 결국 이수가 노이즈마케팅의 희생양이 아니었냐는 지적도 잇따른다. 그렇다면 방송이 시작하기도 전 비난 여론에 휩싸이며 비틀거리는 나가수3에게 과연 시청자를 매료시킬 준비된 카운트어택은 있을까.

 

 

 

 

나가수3 다목적카드 양파와 킬러콘텐츠로의 부활가능성

 

나가수3에서 이수를 섭외했다고 알려졌을 때,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과거 불미스런 사건으로 지탄을 받고 자숙에 들어갔던 이수였기 때문이다. 나가수3를 통해 방송에 복귀한다면 6년만이다. 그만큼 공백이 길었다. 게다가 최근엔 동료 가수 린과 결혼해 행복한 신혼생활에 빠져 있다. 가수로서도 뛰어난 가창력을 소유해 나가수를 통해 보여줄 게 많았지만, 6년간의 공백, 반성 그리고 결혼이란 개인사적인 부분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거 나가수가 히트 친 이유를 돌아보면 이수를 캐스팅한 이유는 더욱 명확해진다. 나가수는 명품가수들의 서바이벌 경연이란 시스템이 낳은 재미도 있었지만, 임재범처럼 가창력외에 인간적인 매력이 시청자를 사로잡은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나가수는 노래와 경연이 전부가 아닌, 출연한 가수의 인생, 캐릭터 등 가수외적인 인간극장을 부각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었고, 그것은 고스란히 재미로, 시청자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촉매로 작용했다. 또한 초록동색이란 ‘불후의명곡’과도 선을 그을 수 있는 나가수만의 강점이기도 했다.

 

 

 

 

 

즉 엠씨더맥스 이수의 캐스팅자체는 논란을 낳을 수 있었지만, 나가수3의 제작진이나 이수에겐 위기인 동시에 기회였던 셈이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이수의 모습에 따라,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얼마든지 신의 한수로 바뀔 수도 있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1년도 안 되서 컴백하는 게 다반사인 요즘에 이수의 자숙기간 ‘6년’은 결코 짧다고 볼 수 없었고, 나가수3가 이수에 대해 용서가 아닌 ‘기회’를 줬다는 측면에서 해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너무나 완강했던 비난 여론을 MBC측도 감당하지 못했다.

 

물론 나가수에 출연하는 다른 가수들에게서도 스토리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단지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파괴력의 수위가 이수만큼 강력할 수 있을까는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랜만에 TV에 출연하는 양파가 나가수3의 다목적카드가 될 자질을 갖췄다. 반대로 양파처럼 시청자가 궁금해 하는 가수로 라인업을 채우지 못하고, 아이돌인 씨스타 효린을 비롯,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가수들을 돌려쓰는 듯한 캐스팅은 아쉽다.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가수들이 자존심에 상처입을 각오를 할 정도로 나가수3 출연에 메리트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럴 만도 한 게 ‘나는가수다’는 시청자의 외면속에 폐지됐던 프로그램이다. 요일을 옮긴다고 해서 초창기처럼 나가수가 흥한다는 보장도 없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정글의법칙’이나 ‘삼시세끼’ 등 시청률이 탄탄한 프로그램이 버티는 것 또한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그러면 나가수3에 호재는 없는가. 있다. 바로 향수다. 무한도전 ‘토토가’ 열풍에서 알 수 있듯이, 시청자는 8,90년대 가수, 음악에 대한 향수가 있다. 현재 아이돌이 장악한 가요계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가 많다는 방증이다. 나가수3로선 시청자를 쉽게 흡수할 호기를 맞은 셈이다. 단지 ‘향수’에 어울릴만한 캐스팅이었는가는 물음표가 남지만.

 

임재범-김건모-이소라-김범수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급 가수들의 무대가 ‘나는가수다’였다. 경쟁에서 탈락한 김건모가 룰을 무시한 채 재도전을 감행했을 만큼, 가수에겐 ‘자존심’이 걸려 있었고, 때문에 무대에 오르기까지 긴장감을 넘어 비장미까지 느껴졌었다. 노래를 마쳤을 땐 가수가 혼신을 다했다는 느낌이 전해졌고, 청중들은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었다.

 

 

 

 

 

나가수3엔 박정현과 양파, 소찬휘 등이 있지만, 분명 나가수 1,2기에 비해 라인업에선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다. 불후의명곡과의 중복 출연으로 희소성있는 가수의 섭외를 바랐던 시청자의 기대와도 어긋난다. 하지만 가수의 무게감을 떠나 나가수 시즌 1,2에서 보여줬던 의지, 자존심은 나가수3 출연진 사이에서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위기다. 시청자를 매료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제작진의 몫이다.

 

나가수가 롱런하기 위해선 화제성도, 시청률도 중요하다. 관심이 따라야 시청자가 보고 싶어하는 가수의 섭외도 수월해진다. 오늘 나가수3의 첫방송이 있다. 나가수3 제작진이 준비한 히든카드는 있을까. 일단 가수로 보면 양파다. 이수의 인간극장을 대체할 만한 양파같은 여자 양파. 그만큼 시청자가 궁금해 하는. 양파는 과연 가창력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까. 또 하나 나가수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 그 하나의 예로 초창기에 흥했던 경연이 줄 수 있는 타이트한 분위기. 즉 ‘불후의 명곡’도,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아닌 나가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킬러콘텐츠로의 부활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