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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여군특집2 김지영 강예원 캐릭터를 빛나게 한 반전멘트?

바람을가르다 2015. 1. 26. 12:16

 

 

 

여군특집이 또 다시 시청률 대박을 터트렸다. 25일 방송된 일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2는 전주와 비교해 4.6% 상승한 17.2%의 시청률로 해피선데이 1박2일과 런닝맨을 누르고 동시간대 1위로 올라섰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거두절미하고 재미다. 그리고 그 재미의 원천은 큰 틀에서 보면 고생이다. 사람은 힘이 들면 솔직해진다. 고생을 하다보면 느끼는 감정이 솔직하게 표출되기 마련이다. 예능에 출연해 고생하는 연예인들의 솔직한 모습에서 진정성은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반응하는 스타일에 따라 캐릭터도 제각각 뚜렷해진다.

 

 

 

 

 

예능에서 여군특집은 고생의 끝판왕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고생의 강도가 세다. 군대라는 장소는 ‘정글의 법칙’ 오지보다 무섭고 낯설며, 군대에서 받는 훈련은 ‘1박2일’ 미션보다 힘들다. 무엇보다 군대의 주인공이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군특집은 예능으로 성공하기 좋은 배경,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했다.

 

하지만 조건을 잘 갖췄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주어진 조건을 예능에 어울리게끔 잘 살리는 건 출연진의 몫이다. 김지영-강예원-이다희-박하선-안영미-이지애-에프엑스 엠버-에이핑크 보미. 여군특집 2기 라인업을 봤을 때, 신선하다는 느낌 못지않게 과연 여군 1기만큼의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우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기우였다. 8명의 캐릭터는 뚜렷했고, 그녀들이 어울려 내는 시너지효과는 놀라웠다.

 

 

 

 

 

캐릭터를 빛나게 한 반전멘트?

 

1. 엠버 “‘쥐라이’가 뭐에요?”

쥐라이? 쥐라이가 뭐지? 시청자도 헷갈리게 만든 엠버. 엠버가 말한 쥐라이는 군의관이 안영미에게 말한 ‘질환’이었다. 덕분에 대폭소. 그렇게 외국인인 엠버에게 한국어, 한국문화는 낯설다. 그런데 군대체험까지 하게 됐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운 순간이 많았겠는가. 결국 소대장 말을 못알아듣겠다며 엠버는 폭풍 눈물을 흘렸다. 더 웃긴 건, “그럼 집중을 해야지.”라고 FM반응을 보인 미녀소대장 이민정이었다. 외국인 엠버에 대한 고려를 전혀 안한. 그리고 받아친 엠버의 대박 반전멘트 “그럼 기냥 잊으시오.” 극과 극인 여자 소대장과 외국인 아이돌의 문화적 충돌이자 캐릭터의 충돌이 엄청난 시너지(재미)를 낳는다. 동시에 엠버의 캐릭터는 더욱 뚜렷해졌다.

 

 

 

 

 

2. 박하선 “그래도 19개가 맞는 거 같습니다.”

대령의 손녀딸 박하선은 이번 진사 여군 2기 멤버 중 가장 의욕적으로 보였다. 그 의욕이 정직함으로 이어지며, 자신이 한 팔굽혀펴기가 20개가 아니라 19개라며 소대장에게 이실직고를 감행한다. 넣어도 그만, 빼도 그만인 한 개에 마치 신성한(?) 군대에 들어와 큰 죄악을 저지른 것 마냥 과한 정직함을 드러낸 셈이다. 박하선의 느닷없는 양심선언은 그녀의 캐릭터뿐 아니라 재미까지 확실하게 잡아준 반전멘트.

 

3. 김지영 “청소라도 하겠습니다.”

여군 부사관 후보생이 되기 위해 진사 2기 멤버들은 신체검사, 면접, 체력테스트를 거쳤고, 김지영-강예원-이다희는 합격점수에 미달, 불합격처리됐다. 기껏 캐스팅 해놓고 불합격? 어느 정도 설정 냄새가 나긴 했지만, 어찌 됐든 김지영-강예원-이다희에게 위기인 것만은 분명했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갈 순 없다. 그렇다면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소대장도, 시청자도 설득해야 하는 이중고.

 

 

 

 

 

배우 3인방은 이민정 소대장을 찾아갔다. 강예원은 ‘의지’가 있다며 기회를 달라고 했고, 이다희는 ‘눈물’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예상 가능한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이어진 맏언니 김지영의 멘트는 달랐다. “청소라도 하겠습니다.” 배꼽빠지게 만드는 반전멘트다. 청소라도 하며 군대에 붙어있겠다고? 순간 시트콤 뺨치는. 의지, 눈물, 청소, 성공적?

 

그런데 돌이켜 보면 김지영에 멘트에 진정성이 느껴진다. 여군특집을 평생 직업마냥 치밀하게 준비한 것도 아니고, 배우를 했던 여자연예인에게서 어떤 답변을 기대할 수 있었겠나. 청소라도 하겠다는 발상은 일반 주부에게서 충분히 나올 법한 생활밀착형 멘트에 가깝다. 그래서 가식적이지 않다. 어떻게든 남으려는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김지영의 멘트는 기본 웃음유발에 진정성이 있는 듯 없는 듯 녹아든 100점짜리 예능멘트가 됐다.

 

 

 

 

 

4. 강예원 “김치가 잘 익었어.”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에 핵폭탄은 강예원이 맞았다. 강예원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과 행동으로 진사의 재미를 주도하고 있었다. 면접에서 시집가려다 실패한 얘기부터 비비크림, 안면홍조 던지는 멘트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아 폭소탄으로 이어지고, 건드리면 터지는 눈물쇼가 분위기의 업다운을 이끈다. 최근 다중인격 드라마가 방영중인데, 여주인공으로 적합하다는 느낌마저. 그리고 식사시간.

 

시청자의 시선은 혜리에 이은 새로운 진사 먹방여신이 누가될까에 초점이 맞춰진다. 윤보미? 이다희? 아니다. “김치가 잘 익었어.” 먹방여신대신 강예원의 먹방멘트가 작렬한다. 좀 전까지 서럽게 눈물을 쏟다가 김치하나에 살 거 같은 표정으로 돌변한 덕에 강예원의 멘트는 예능 옷을 입는다. 여기에 드라마 ‘모두다김치’의 여주인공 김지영의 응수 “김장김치인가봐.”가 더해지자 맛좋은 장면이 완성된다. 먹방보다 빛난 강예원-김지영의 먹방멘트다.

 

이밖에도 가슴의 핸디캡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안영미, 본인외에 한상진까지 띄운 이다희, 소리없이 에이스가 된 맏언니 느낌의 이지애, 보여줘야 할 게 더 많은 막내 윤보미도 충분히 개성이 넘치고 매력도 겸비하고 있다. 특히 여자연예인에게 군대라는 환경 자체가 낯설어, 곳곳에 반전요소가 가득하다. 일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2의 출발이 순조로움 이상이다. 캐릭터의 조화, 예능의 재미만 놓고 보면 블록버스터급이다. 시청률이 안 나올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