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해피선데이, 식객특집으로 슈퍼선데이!
서해 연평도에서 펼쳐진 <1박2일> 꽃게택배버라이어티 식객편에서, 이수근과 카레꽃게찜을 내놓은 시베리아 호랑이 강호동 曰,
“저희 음식은 미완성입니다. 여러분이 맛있게 먹어주셨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해피선데이’는 그동안 시청률 30%를 뛰어넘는 <1박2일>의 고군분투속에 일요일 저녁의 강자로 굴림할 수 있었다. 그와중에 ‘일요일이 좋다’의 <패떴>과 피터지는 순위경쟁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은 <불후의 명곡>에서 <남자의 자격>까지 1부가 받쳐주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남자의자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단자리에 그치던 지지부진하던 자체시청률이 꾸준히 두자릿수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피선데이’는 <패떴>을 누른 일요일 뿐 아닌, 명실공히 예능의 최고봉에 우뚝설 수 있었다.
전북 고창에서 빛난 <남자의 자격> 전원일기 식객편
위대한 밥상, 한끼 식사의 소중함을 일깨우다!
그들은 소속작가의 고향집인 고창으로 내려가 우럭에 추어탕 및 입맛 돋우는 밑반찬으로 푸짐한 한끼 식사를 대접받는다. 그리고 주어진 미션은 같은 식탁을 재료부터 요리까지 멤버들의 손에 의해 고대로 재현해 내는 '위대한 밥상'. 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사오는 것이 아니라 결코 쉽지 않은 과제라고 볼 수 있다.
2인1조로 짝을 지은 멤버들. 김봉창선생 김성민과 앙상한 엘리트 이윤석은 직접 논으로 가 땡볕아래 벼를 베고 타작을 했으며, 통편집듀오 이정진과 윤형빈은 목장과 양계장을 돌며 계란과 우유 등을 공수했다. 외할머니 김태원은 종합병원을 상기시키는 몸을 이끌고 고구마와 씨름하고, 미꾸라지 세마리에 환호한다. 오랜만에 2인으로 짝을 이룬 이경규와 김국진은 강태공으로 변신, 우럭을 잡기 위해 바다낚시에 나서 "찍었어?"를 연발하며 카메라와 감성돔으로 큰웃음을 선사했다.
반나절동안 농촌체험에서 어설픈 요리까지, 밥상을 위해 사투를 벌인 이들의 땀방울로 한끼가 완성된다. 비록 지은 밥에는 차마 벗겨내지 못한 벼껍질 등이 눈에 띄고, 미꾸라지 세마리로 만든 추어탕은 맛을 찾아볼 수 없는 맹탕에 가까웠으며, 계란찜이 아닌 탕과 고구마줄기로 만든 무침은 참기름 범벅. 밥과 반찬,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음식을 밥상에서 찾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식객이 울고 갈 밥상위에 음식을 꾸역꾸역 입에 넣으면서도, 멤버들이 웃으면서 식사할 수 있었던 것은 한끼의 소중함을 몸으로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비록 일시적인 체험에 불과하나, 그들의 하루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재미이상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었다.
최근 <남자의 자격>이 탄력을 받는 이유
게스트로 연명하는 듯한 <패떴>의 안일함이나 총체적난국에 빠진 <일밤>이라는 외부에서 찾기 보단 <남자의자격>이 자체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옳을 듯하다. 초반에 김국진, 이경규 혹은 이경규, 김성민 등으로 티격태격하는 갈등구조로 어필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곱명의 멤버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다. 여기에 미션수행에 있어 그들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훈훈함을 불러오며 시청자를 편안하게 인도한다.
사실상 중년의 무한도전이라고 볼 수 있는 <남자의 자격>이 소재에서 불러올 차별성은 높지 않다. 같은 소재라도 얼마나 신선하게 다루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덧붙여 멤버들의 참여도가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춰질 수 있다면 족한 것이다. 여기에 개성넘치는 멤버들의 입담과 액션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여주는 윤활유가 되어주면 <1박2일>과 시너지효과를 내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연평도에서 영양까지 꽃게택배버라이어티 <1박2일> 식객편
웃음과 감동의 효도버라이어티 찍다!
지난 1편에서 김C, MC몽, 은지원를 이끌어주던 꽃게잡이 선장님을 필두로 한 세분의 심사위원앞에, 연평도 꽃게를 재료로 요리대결을 하기 위해 2인1조가 된 멤버들.
“니맛도 내맛도 알 수 없다.”는 대박멘트를 불러 온 이승기의 맹활약 덕분에, 김C와 MC몽의 ‘몽장금가든’이 내놓은 매운꽃게탕과 강호동, 이수근의 카레꽃게찜이 최종우승을 놓고 심사대에 오른다. 심사위원장인 선장님에게 엄지손가락으로 언질을 받은 몽장금가든. 다소 맥빠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때, 반전을 불러온 승리의 퓨전음식 카레꽃게찜. 울먹(?)이는 세레모니를 펼치는 강호동과 이수근의 배경에 BGM으로 깔리는 '태극기를 휘날리며'OST 덕에 웃음의 여운이 길어진다.
이어진 잠자리복불복에선 이불가지고 장난질(?)도 마다않는 제작진 덕분에, 시청자의 거센 저항없이 여섯명의 단합된 버라이어티 정신으로 또 한번의 큰웃음. 새벽 찬이슬에 입이 돌아가진 않을까 웃음이 아닌 걱정마저 낳게 하는 힘.
일반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1박2일>은 단순히 참여를 시키는 차원을 넘어, 그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뽑아낸다는 점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다. 이것은 제작진의 노하우라기보단 <1박2일>이란 브랜드의 힘이다. 여지껏 방송에 참여했던 일반인들은 <1박2일>과 거리감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예인이 아닌 친한 이웃을 대하듯이 자연스러운 멘트와 행동을 구사한다. 바로 시청을 통해 느끼고 쌓여 온 친근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뚜렷해지는 이러한 점이 <1박2일>이 롱런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다.
일반예능방송과 달리, 시청자의 마음에 알게 모르게 녹아있는 방송이 <1박2일>이다. 그들에게 재미를 강요하지 않아도 충분히 현 위치에서 생존이 가능한 단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친구나 이웃이 때때로 지루하다거나 자신과 마음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쉽게 버릴 수 없는 이치다.
언제나 그랬듯 그들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따뜻했던 과거를 돌아볼 줄 알았다. 쉽지 않고 험난하기에 무리수로 비춰질 수 있으나 지리산이라던지 북녘땅의 개성 등과 같은 곳에, 그들의 미래를 얘기하고 희망을 심을 수 있는 <1박2일>.
강호동의 말을 빗대어 표현하자면, 해피선데이는 미완성이다. 그러나 식객특집을 방불케 한 이번 <남자의자격>과 <1박2일>은 재미와 훈훈함을 맛있게 선사한 완성된 해피선데이를 선보였다고 말하고 싶다. 해피를 넘어 슈퍼선데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