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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켠 트위터 아이스버킷챌린지 열풍에 일침인가, 찬물인가

바람을가르다 2014. 8. 21. 15:24

 

 

 

 

 

손흥민, 류현진, 이동국, 지소연, 유재석, 조인성, 성유리, 슈퍼주니어, 클라라, 박한별. 이들이 공통적으로 최근에 참여한 캠페인이 있다. 바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오바마,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르브론 제임스, 베컴, 장쯔이,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 대거 참여중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국내에서도 연예인과 스포츠스타들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사회 운동의 하나로, 방식은 참가자가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시작된다. 참가자는 우선 동영상을 통해 이 도전을 받을 3명의 사람을 지목하고, 24시간 내에 이 도전을 받아 얼음물을 뒤집어쓰든지 100달러를 미국 ALS(루게릭병) 협회에 기부하든지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그 후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간단한 방식이다. 그러나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것이 하나의 사회 유행으로 퍼져, 기부를 하면서도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켠 아이스버킷챌린지 열풍에 일침인가, 찬물인가

 

TVN드라마 ‘삼총사’에 출연중인 이켠이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대해 쓴소리를 해 화제가 됐다. 이켠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유행처럼 아이스버킷 동영상이 올라온다. 그 마음은 인정하지만 루게릭병에 관해서 알고들 하는 건가.”라고 시작해, “(아이스버킷은) 차가운 얼음물이 닿을 때처럼 근육이 수축 되는 고통을 묘사하는 건데, 다들 너무 재미삼아 즐기는 거 같이 느껴진다. 그럴거면 하지 말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최소한 이것만큼은 알고 넘어가자. 배우 김명민 하지원이 출연한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 김명민님이 아파했던 병이 루게릭이다. 얼음물을 뒤집어쓴 뒤 대부분의 해외 스타들도 그렇고, 기분 좋게 시원해하는 모습이 난 별로다. '루게릭병을 앓는 모든 분들 힘내길 바란다. 아파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성금도 기부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외치는 걸 본 적이 없으니 씁쓸하다. 나도 아이스버킷 찍으려고 했는데, 뻔한 홍보물이 될 것 같아 다시 생각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아이스버킷챌린지를 대하는 참가자들에 대한 이켠의 생각이 트위터를 통해, 그리고 언론을 통해 네티즌에게 알려졌다. 반응은 엇갈린다. 이켠의 소신발언에 공감한다는 의견과 좋은 취지의 캠페인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공존한다. 그리고 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한 듯, 이켠은 관련 글을 트위터에서 삭제한 상황이다.

 

이켠이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대해 소신껏 적은 트위터 글에는 문제가 없다. 이켠처럼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의 말이 일침 등으로 포장돼 언론에 의해 무더기로 기사가 양산되는 상황은 아쉽다. 네티즌간에 갑론을박을 낳고, 결국 아이스버킷챌린지 참여에 달갑지 않은 찬물을 끼얹고, 대중의 관심을 죽이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캠페인이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관된 계획하에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등 매스컴을 동원하여, 일정 기간동안 일반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일련의 사회운동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의 목적은 분명하다. 루게릭병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기부에 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많은 유명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을 통하기에 매스컴이 쉽게 동원되고, 그만큼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동참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으로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캠페인을 전개했을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버킷챌린지에 참여하게 될까. 이켠의 생각처럼 루게릭병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게 맞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루게릭병에 대해 알아야만 루게릭병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담없이, 지금처럼 누구나 즐기듯이, 많은 수의 참여를 유도하는 분위기가 캠페인에선 더욱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루게릭병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우리가 그들의 병에 대해, 고통에 대해 세세하게 아는 것보다는 현실적인 문제, 기부를 통한 도움과 관심이기 때문이다.

 

이켠이 트위터 등을 통해 솔직한 속내를 밝힐 수는 있다. 문제는 이켠의 견해를 ‘일침’등으로 포장해 앞다투어 내놓은 언론들이다. 덕분에 네티즌간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꽤 있어, 자칫 캠페인의 동력이 떨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좋은 일에 동참은 고사하고 찬물을 끼얹는 계기가 되는 건 아닌지. 인색한 기부문화속에서 참신한 발상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대해, 지금은 일침보다는 관심과 독려가 필요해 보이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