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 쓴맛나는 보약드라마?
장근석, 박신혜,이홍기 등 신세대 연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는 기획의도부터 시놉까지 철저하게 10대 중심의 젊은층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몸에 좋은 보약은 다 쓸어 담았다. <꽃보다남자>의 F4를 연상시키는 멤버들과 <커피프린스1호점>의 고은찬(윤은혜)의 남장여자 컨셉을 차용한 고미녀(박신혜). 덧붙여 아이돌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온에어>,<그바보>,<스타의사랑>등 연예인드라마의 연장선에 있다. 다시말해 흥행코드가 될만한 이슈들은 죄다 끌어 모았다고 평할 수 있다.
기대감을 반감시키는 짜깁기 드라마.
국내 작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드라마 소재는 불륜 등을 다룬 막장드라마, 신데렐라스토리, 학원물, 연예인 등이다. 문제는 컨텐츠의 개발은 둘째치고, 내용의 전개가 한결같다는데 있다. <미남이시네요>도 마찬가지다. 1부를 보았는데, 전부를 본 것 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커피프린스 1호점>은 물론이고, <꽃보다 남자>가 오버랩된다. 여기에 같은 소재의 일본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파라다이스>와 같은 작품과 비교된다는 점도 아쉽다. 제목까지 꽤 알려진 프랑스영화 <미남이시네요>를 따왔으니...
무엇보다 같은 소재를 다루는 방법이 유사하다는 것이 실망스럽다. 최근 들어, 한국드라마에는 성공한 아이돌, 성공한 스타만이 등장한다. 왜 드라마에는 스타 혹은 인기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이 없을까. 무대한번 오르지 못한 채 돌아서는 수많은 스타와 아이돌이 있는데도 말이다. 전도연, 조인성 주연의 <별을 쏘다>와 같은 발상의 전환은 찾아보기 힘들다. 꽃남증후군에 빠진 듯한 드라마들이 대기하고 있을 뿐이다.
비단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든, 음악, 예능이든 국내의 대중문화시장은 대박을 친 장르나 소재에 집중하는 쏠림 현상이 강하다. 그만큼 재탕, 삼탕 우려내는 기술도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이렇다 할 콘텐츠를 발굴하지 못한 채, 한류시장이 문을 닫는 현실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미남이시네요>는 각종 흥행코드를 들이부은 보약같은 드라마다. 그러나 아직은 먹는다고 좋아지지 않는 쓴맛만 풍기는 주전부리에 불과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같은 시간대에서 맞붙게 될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첩보물 KBS드라마<아이리스>나 삼류신문사 열혈기자로 나올 이준기의 MBC드라마<히어로>를 무턱대고 신뢰를 할 순 없다. 소재 이상으로 중요한 건 내용의 질이기 때문이다.
미남이기 때문에 용서되는 드라마가 아닌, 흔한 소재라도 신선함을 불러올 수 있는 드라마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