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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 한국 러시아, 과연 이영표의 예언 해설이 웃을까?

바람을가르다 2014. 6. 17. 09:48

 

 

 

전 세계인의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했다. 개최국 브라질은 크로아티아를 이기며 순항을 예고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네덜란드에게 1:5의 참패를 당했다. 지난 남아공월드컵 4강국으로 관심을 모았던 우루과이는 죽음의 조 D조 예선 첫 경기에서 수아레즈의 공백을 여실히 드러내며 코스타리카에 1:3으로 완패했다. 이제 겨우 조별예선 몇 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속출을 예고하는 이변속에 월드컵의 열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반면 국내 분위기는 아직 조용한 편이다. 이를 단순히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실상은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을 연이어 완패한 대한민국 홍명보호에 대한 불안감에 기인한다. 브라질월드컵 16강이 문제가 아니라 조별예선에서 1승은 할 수 있을까. 한국축구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팬들의 불신이 첫째다. 둘째는 한국이 경기를 펼치는 시간대가 새벽과 오전에 걸쳐 있다. 거리응원처럼 축제를 즐기듯 응원하기 애매한 시간이다. 즉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데다, 응원이 폭발력을 갖기 힘든 시간 새벽, 아침에 경기를 한다는 게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국내 분위기를 다운시킨다.

 

 

 

 

그러나 이것은 반대로 침체된 분위기는 18일 오전 7시에 펼쳐질 '한국VS러시아'전을 기점으로 충분히 반전 가능함을 의미한다. 한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이기거나 비기며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켠다면, 어떤 형태로든 대한민국이 뜨거워질 것은 자명하다. 다만 태극전사의 선전이 축구경기 시간대마저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거리응원의 폭발력은 대한민국이 최소한 16강에 진출해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이 러시아와의 조별예선 첫경기를 앞둔 현 시점에선 월드컵 마케팅, 흥행의 키 붉은 악마의 거리응원이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브라질 월드컵의 첫 번째 히트상품은 다소 의외의 곳에서 출현했다. 바로 KBS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초롱이 이영표다. 이영표는 축구전문가들 중 유일하게 디펜딩챔피언 스페인의 부진을 예상했고, 이목을 집중시켰던 잉글랜드vs이탈리아의 경기, 일본vs코트디부아르의 경기 승패 및 점수까지 정확히 맞추면서, ‘이영표 예언’은 인터넷을 통해 가장 핫한 키워드로 부상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vs코트디부아르’경기에선 코트디부아르의 승리를 노골적으로 바라는 편파해설을 함으로써 논란의 도마에 오르며 재차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이영표의 솔직했던 편파해설이 다수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준 건 사실이나 문제가 있었고 비판받아도 할 말 없었다. 공영방송 KBS의 해설위원이 순수한 스포츠, 월드컵이란 국가대항전에서 편파적으로 해설을 한 건 경솔했다. 만일 일본방송 NHK의 해설위원이 ‘한국VS러시아’의 경기를 중계하면서 티나게 러시아 승리를 바라는 편파중계를 한다면, 과연 그 사실을 접한 우리의 기분이 어떻겠는가.

 

그 사실을 모르고 이영표가 편파 해설을 했을까. 분명 캐스터 조우종이 중계 도중 자제를 부탁했을 정도로 이영표의 편파 해설은 노골적이었음에도 결코 멈추진 않았다. 의도적인(?) 강수로 느낄 만큼. 코트디부아르가 골을 넣었을 땐, 마치 우리나라가 골을 넣었다고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문제는 이영표의 편파 해설이 불편하긴 커녕, 재밌었다는 사실이다. 이영표가 해설도 명쾌한데다, 국민 정서를 고려한 편파해설이 곁들어져 오히려 시청자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이영표의 편파해설은 잘못이지만 타방송사 중계에선 듣기 힘든 신선한 해설이었고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에 톡톡히 효과를 본 셈이다.

 

 

 

 

지상파 방송3사는 치열하게 맞붙을 ‘한국vs러시아’의 전초전격으로 국내 시청자가 가장 관심을 보인 ‘일본vs코트디부아르’의 경기를 중계했고, 인터넷 등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월드컵 방송을 홍보한 건 이영표의 예언과 편파해설 2단 콤보로 포털사이트 등의 실시간 검색이슈를 장악했던 KBS였다. 도대체 이영표가 무슨 예측을 내놓고 어떤 해설을 했길래, 네티즌의 반응이 이토록 뜨거운가. 이에 대한 궁금증은 관련 콘텐트의 접근을 낳고, 이영표의 예언이든 편파해설이든, 중요한 건 KBS해설위원 이영표가 발음도 좋고 해설이 귀에 쏙쏙 들어와 볼만하다고 귀결된다.

 

이용수-한준희 해설위원 등이 포진한 KBS는 그동안 신문선-송재익 만담해설, 차범근-차두리 부자해설 등으로 히트를 친 MBC-SBS에 비해 무색무취의 월드컵방송으로 시청률이 상당히 낮았다. 경쟁자체가 안 됐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SBS는 차범근-치두리의 안정감 있는 부자해설에 캐스터 배성재의 드립력이 플러스로 작용중이고, MBC는 인기예능 일밤 ‘아빠어디가’의 트리오 송종국-안정환-김성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에도 KBS는 찬밥을 예고했다.

 

 

 

 

그런데 KBS의 구세주가 등장했으니 바로 초롱이 이영표다. 아나운서 뺨치는 정확한 발음, 경기를 읽는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한 명쾌한 해설, 남아공 월드컵의 예언 문어 파울에 버금가는 경기결과 예측. 그리고 바른생활 사나이의 반전 일본전 편파해설까지. 매번 이슈를 불러 일으키는 이영표는 이번 브라질월드컵의 히트상품으로 손색없다. 특히 월드컵마다 그림자 방송사에 머물렀던 KBS로썬 이영표란 신의 한수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게 크다.

 

‘한국vs러시아’는 H조 16강 진출에 분수령이 될 빅게임이다. 사실상 16강 결정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한국이 러시아에 승리할 수 있을까. (사견이나 평가전의 부진은 러시아전 드라마틱한 한국 승리를 위한 밑밥. 지난 대회 그리스를 이겼던 것처럼 무승부도 아닌 한국 승을 믿는다.) 경기외적으로는 과연 이영표-김남일-조우종의 KBS가 차범근-차두리-배성재의 SBS와 송종국-안정환-김성주의 MBC를 상대로 시청률 대전에서 선전을 넘어 승리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