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신의 선물 14일, 이보영 왜 탁월한 선택인가

바람을가르다 2014. 2. 21. 02:34

 

 

 

 

"내 아이가 죽었습니다. 나 때문에 죽었습니다…

얼마나 무섭고 외로울까요… 그래서 지금 내 아이 곁으로 가려 합니다."

그런데 핸드폰이 울립니다. 이 번호는… 죽은 내 아이의 핸드폰 번호

"엄마, 어디야? 나 배고파." 이 목소리는 분명 내 아이의 목소리 입니다.

내 아이가 살아 있습니다. 대체 이게 어찌 된 일 일까요?

 

아이가 죽은 후 슬픔을 견딜 수 없어 호수에 몸을 던지는 여인.

그러나 정신을 차리면 아이가 죽기 2주 전으로 다시 돌아가 있다.

남겨진 시간은 단 2주! 과연, 여인은 운명을 돌이키고 딸 아이를 살릴 수 있을까?

 

‘따뜻한 말 한마디’ 후속으로, 다음 달 3일 첫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은, 죽은 딸(김유빈)을 살리기 위해 2주 전으로 타임워프 된 엄마(이보영)와 전직 형사(조승우)가 의문의 납치범과 벌이는 미스터리 감성스릴러다.

 

 

 

 

 

미스터리 감성스릴러? 딸이 유괴되고 살해당했다. 엄마는 그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호수에 몸을 던진다. 그런데 웬 걸? 깨어난 엄마는 2주 전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2주 전이니 딸은 살아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유야 어쨌든, 2주 후 딸아이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엄마는 14일이란 시간안에 의문의 납치범을 찾아내야 한다. 딸아이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

 

최근 대중문화 트렌드를 선도한 건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가수 버스커버스커, 조용필 등으로 대표되는 복고, 첫사랑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영화 ‘7번방의 선물’, 예능 일밤 ‘아빠! 어디가?’,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등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키워드 부성애였다.

 

 

 

 

 

특히 안방극장은 ‘추적자’의 손현주, ‘내딸서영이’의 천호진을 필두로, 마치 한풀이 하듯이 부성애를 쏟아냈다. ‘야왕’ 권상우, ‘투윅스’ 이준기, ‘천명’ 이동욱, ‘스캔들’ 조재현, ‘출생의 비밀’ 유준상 등 드라마는 아버지를 주목했고, 차마 다 하지 못한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을 얘기했다. 하지만 쏠림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그것도 갑작스러운 쏠림은 금세 식상함을 부르고 이탈을 가져온다.

 

즉 부성애를 얘기할 때, 다른 한쪽에선 모성애를 얘기하며 균형추를 맞출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신의 선물-14일>이 한동안 부성애에 밀려난 모성애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것도 ‘내딸서영이’-‘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연타석 홈런을 날린 新시청률의 여왕 이보영을 앞세워.

 

 

 

 

 

이보영은 작품 선택, 캐릭터 선택을 참 잘 하는, 영리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해 ‘내딸서영이’에 이은 ‘너목들’ 장혜성을 선택한 것도 그렇고, 지성과 결혼 후, 복귀작에 <신의선물-14일> 김수현(이보영)을 택한 것도 그렇다.

 

<신의선물-14일>의 경우, 부성애가 아닌 모성애를 다룬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신선하다. 무엇보다 모성애를 다루기에 이보영이 드라마를 주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조승우-김태우-정겨운 등 쟁쟁한 상대남자배우들 틈에서 말이다. 보편적으로 남자에게 리드를 당해주는 주연여배우의 포지션이 아닌, 오히려 이보영이 세 남자를 리드해 나가는 중심, 키라는 사실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신의선물-14일> 속 모든 인물들이 이보영을 통할 수밖에 없다. 미니시리즈에서, 그것도 로맨틱코미디가 아닌 장르물에서 여배우가 극을 리드한다? 그것도 조승우-김태우 등을 상대로? 잘 해야 본전인, 그만큼 부담스런 배역이기도 하지만, 연기대상에 빛나는 이보영이기에 가능한 것이며, 현재 여배우 이보영의 위치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SBS 새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이 성공여부는 알 수 없다. 현재 동시간대 방영중인 하지원 주연의 <기황후>가 시청률에서 워낙 강세를 보이는 터라, 쉽지 않은 경쟁을 예고한다. 그러나 <신의 선물-14일>을 상반기 기대작으로 손꼽기엔 부족함이 없다. 또 이보영이 결혼 후 복귀작으로 <신의 선물-14일>의 김수현을 선택한 건 탁월해 보인다. 안방극장에서 부성애에 밀려 소외됐던 모성애. 과연 이보영표 모성애는 어떻게 녹아들까. 조승우 등과는 어떤 시너지효과를 낼까. 미스터리 감성스릴러는 어떻게 표출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