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데이즈, 어떤 징크스가 깨질까?
종영을 앞둔 SBS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후속으로, 3월 5일 첫방송되는 손현주-박유천-박하선 주연의 <쓰리데이즈>가 대기중이다. 3days? 어떤 내용의 드라마일까. 예고편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이 대통령과 경호관이다. 그리고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킬러가 등장한다. 그렇다면 드라마는 쉽게 이해된다. 킬러로부터 대통령을 지켜야 하는 청와대 경호관의 이야기. 제목이 3days니까. 3일이란 시간적 제약이 따르게 되는.
특이한 건 드라마 <쓰리데이즈>는 ‘9일간의 기록’이란 사실이다. 제목이 3일인데 왜 9일간의 기록? 아마도 사건이 시작되고 종결되는 기간은 총 9일인데, 그 9일은 어떤 이유로 인해 3일씩 총 3번 나눠진 것으로 보면 될 듯하다. 예를 들어, 3일에 한 번씩 굵직한 사건이 터지거나 터질 것이 예고되고 그것이 성공이나 실패로 종결되면, 또 다시 3일 안에 해결해야 하는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는? 아무튼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스토리가 흥미롭기 위해선 시간적 제약 외에 다양한 추가 메뉴가 필요하다. <쓰리데이즈>에선 대통령을 찾아내고 지켜야 할 경호관에게, 오히려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씌운다. 주인공에게 누명만한 맛좋은 메뉴도 드물다. 주인공 한태경(박유천)은 진실을 밝혀낼 때까지 도망칠 수밖에 없고 억울한 누명을 벗어야 한다. 이를 위해 테러의 배후를 찾고 막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보이게 될 가려진 진실에는 어떤 놀라운 반전이?
<쓰리데이즈>는 블록버스터급 정통 추적 액션극을 표방한다. 말로만? 아니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다. 16부작임을 감안하면 회당 제작비가 5억원이 넘는다. 제작진은 특수 카메라까지 동원해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담고, 대부분의 장면은 전국을 돌며 야외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된다. 특히 누명을 벗고 대통령을 구하려는 주인공 한태경 역에 박유천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강도 높은 액션과 색다른 풍광을 선사할 예정이다.
주요출연진에는 명품배우 손현주, 이제는 아이돌가수보단 배우로서 더 인정받는 박유천, 멜로코드의 중심이자 여순경 윤보원 역에 박하선을 축으로, 윤제문, 장현성, 소이현 등이 조화를 이룬다. 돈도 꽤 들어갔고, 캐스팅도 잘 된 편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수목은 SBS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렇다면 <쓰리데이즈>의 시청률은 걱정 안 해도 된다?
물론 안방에서 장르물이 성공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쓰리데이즈>의 제작진은 신뢰감을 준다. ‘싸인’, ‘유령’으로 장르물에서 힘을 발휘했던 김은희작가의 신작이다. 신경수PD는 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 경복궁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드라마 ‘뿌리깊은나무’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7일간의 이야기를 24부작으로 완성시킨 PD와 장르물을 연달아 히트시킨 작가가 만났다. 덕분에 16부작 9일간의 기록 ‘쓰리데이즈’의 기대감과 안정감은 배가된다.
다만 드라마 외적인 부분. 아이러니하지만 그동안 SBS수목드라마가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이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왜? <너목들>-<주군의태양>-<상속자들>-<별에서온그대>로 이어진 SBS수목드라마 라인은 한마디로 대박을 쳤다. 그리고 이들 드라마는 모두 로맨틱코미디로 수렴한다. SBS는 수목에 볼만한 로맨스로 시청자를 계속 잡아둔 셈이다. 반면 <쓰리데이즈>는 흥행한 전작들과 장르가 다르다. 그 점이 특히 극초반 시청자의 유입과 이탈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SBS가 수목시간대에 로맨틱코미디에서 장르물 <쓰리데이즈>로 갈아탄 시점에, MBC는 주상욱-이민정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앙큼한돌싱녀>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재밌는 매치업이다. 일종의 징크스가 된 ‘수목은 로맨틱코미디?’, ‘수목은 SBS?’. 분명 둘 중 하나는 깨진다. 과연 로맨틱코미디를 즐겨보던 수목시청자들이 옆집 <앙큼한돌싱녀>에 꽂힐까. 별그대로부터 이어진 채널고정에 ‘싸인’, ‘유령’의 기대감을 더해 <쓰리데이즈>로 몰릴까. 아니면 KBS<감격시대>가 폭등하며 반전드라마를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