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선택, 윤은혜와 최명길이 윈윈할 수 있을까.
시청률 20%를 넘기며 인기리에 방영중인 ‘굿닥터’가 종영을 앞둔 가운데, 바통을 터치할 KBS 새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드라마 ‘미래의 선택’은 보다 나은 나 자신을 위해 미래의 내가 찾아와 어드바이스를 해주고, 다른 운명을 개척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선택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타임슬립 드라마이자, 로맨틱코미디.
주인공 나미래 역엔 윤은혜가 맡았다. 나미래는 대기업 콜센터 계약직으로, 방송 작가의 꿈을 꾸지만 시험에 번번이 떨어지고, 몸도 마음도 지쳐,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살아간다. 하지만 상처받는 속마음을 숨긴 채, 항상 “난 괜찮아.”를 외치는 밝고 긍정적인 모습도 나미래 안에 있다. 그런 그녀에게 미래의 내가 찾아온다. 30년 후, 나미래(최명길)가 타임슬립을 통해.
미래에서 온 나미래는 지금의 나와 너무나 많이 달라져 있다. 30년 후의 나미래는 품위 있어 보이지만 다혈질이고, 침착하려 애쓰지만 급하면 마구 다그치는 건 물론,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지만 허점이 난무한다. 현재의 나미래이상으로 좌충우돌의 중심에 선 반전의 캐릭터. 과연 미래의 나미래(최명길)가 현재의 나미래(윤은혜)에게 제대로 된 어드바이스를 해줄 수 있을까.
나미래가 사랑하고픈 남자 김신 역은 이동건이 맡았다. 김신은 자신만의 곧은 신념이 가진 아나운서로, 대한민국을 대표할 바른 언론인이 되고자 노력하는, 철저한 프로의식을 가졌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서는 불이익도 마다하지 않는 정의로운 상남자인 동시에, 화가 나면 쌍욕을 마구 내뱉기도 하는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나미래가 사랑해야 할 남자 박세주 역엔 정용화가 출연한다. 박세주는 방송국 회장의 손자로 할머니의 뒤를 이어 미디어 제국을 꿈꾼다. 방송의 밑바닥에서부터 알아가기 위해 팀의 막내 VJ로 입사, 비밀스런 이중생활을 벌이는 언더커버 보스. 운명적인(?) ‘미래앓이’를 통해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매력을 발산할 전망이다.
그리고 이들과 4각 로맨스의 한 축을 맡은 한채아는 당당한 팜므파탈 알파걸 서유경 역을 맡았다. 서유경은 콧소리 가득한 앙큼한 애교와 섹시함 뒤에 독한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리포터의 모습을 담아낼 예정이다. 여기에 고두심이 차갑고 보수적인 YBS그룹의 회장 이미란을 역할을 맡아, 하나뿐인 손자 박세주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지극한 손자사랑을 그린다.
‘미래의 선택’은 일반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정형화된 틀을 깨기에 용이한 ‘타임슬립’이란 소재를 빌린 셈이다. 30년 후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바꾸기 위해 나타나고, 그래서 미래의 자신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해있기를 희망하는 상황이 주된 줄거리다. 덕분에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정해진 미래와 변화하게 될 미래사이에서, 둘이 된 내가 갈등도 빚게 될 전망이다.
‘미래의 선택’은 과연 타임슬립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근래 타임슬립 드라마가 쏟아지면서, 시청자에겐 타임슬립 자체만으론 흥미를 주지 못한다. 즉 타임슬립이란 설정이 가진 익숙함을 벗겨 내고 기발한 상상력을 가미하지 못할 경우, 타임슬립이란 소재자체가 오히려 극을 쓸데없이 무겁고 진부하게 만들 수 있다. 러브라인에 올인하는 뻔한 로맨틱코미디보다 못한 재미, 결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그럼에도 ‘미래의 선택’을 주목하는 건, 30년 후의 미래에서 온 나미래 최명길때문이다. 일단 최명길의 도도, 시크에 좌충우돌 반전캐릭터가 매력적이다. 현재의 나 윤은혜와 극단적 대비를 이루는. 그 매력이 단발성 재미를 낳는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스토리의 도돌이표가 아닌 발전의 축이 된다면 희망적이다. 그만큼 현재의 나 주인공 윤은혜이상으로 최명길의 역할을 세심하게 다룰 때, 타임슬립이란 소재가 필요한 구실이 되고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용이하다.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를 떠올리면 더욱 분명해진다. ‘돌아와요 순애씨’는 연적 박진희와 심혜진의 몸이 체인지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로맨틱코미디로 성공했다. 물론 타임슬립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박진희-심혜진이 극단적 대비속에 조화를 이루고 역할을 극대화하면서 드라마도 탄력을 받았다. ‘미래의 선택’에서 윤은혜-최명길이 ‘돌아와요 순애씨’의 박진희-심혜진처럼 재미의 축이 되어 윈윈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