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버스커버스커 2집, 특별하지 않은 데 특별하다?

바람을가르다 2013. 9. 25. 10:51

 

 

버스커버스커(장범준-브래드-김형태)가 25일 자정 정규 2집을 발표하고 활동 재개를 알렸다. 2집 타이틀 곡 ‘처음엔 사랑이란 게’는 현재 각종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그 밖에 ‘잘할 걸’, ‘그대 입술이’ 등 함께 수록된 곡들도 나란히 상위권을 휩쓰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또 ‘처음엔 사랑이란 게’ 뮤직비디오 출연한 신예 손수현은 일본여배우 아오이 유우와 닮아, 각종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로 등장했다.

 

그렇다면 버스커버스커의 2집 앨범은 어떨까. 전체적으로 발매시점인 가을과 어울리는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 아날로그 감성을 자아내는 멜로디와 노랫말, 여기에 장범준의 편안하고 정감있는 목소리는 여전히 빛을 발한다. 1집에서 보여줬던 버스커버스커의 신드롬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에 이번 새 앨범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는 2집 앨범 발표와 동시에 버스커버스커를 향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과 찬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버스커버스커는 특별하다.

 

이번 2집 앨범을 접하고 나서 재차 느낀 건, 버스커버스커는 특별하지 않은데 특별하다는 사실이다. 특별하지 않은데 특별하다? 그것은 장범준의 목소리에서도 읽을 수 있다. 엄청난 가창력이 아닌, 편안한 목소리로 감성과 호소력을 끌어내는 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노랫말은 어떤가. 철없지만 순수했던 시절에, 누구나 해봄직한, 그래서 특별하다고 할 수 없는 사랑에 관한 고민들을 과장보단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그래서 공감을 낳고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 장범준의 노랫말엔 ‘고민’의 흔적이 흐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요즘 가요는 요즘 세대에 맞게 가사가 솔직하고 쿨해졌지만,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가사가 자극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초등학교 일기장 수준같기 때문만도 아니다. 그런 가사에선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듣는 이로 하여금, 이미지, 공감을 불러오지 못하는 노랫말이 된다.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의상과 안무가 제대로 매치가 안 돼, 결국 부조화를 빚고 음악은 난해하기 이를 때 없다.

 

 

 

 

덕분에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 가벼운 음악에도, 장범준이 입힌 고민의 흔적들은 음악의 깊이를 더한다. 특별하다고 할 순 없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그의 고민의 흔적이 누군가에겐 현재가 되고, 누군가에겐 추억이 된다. 그래서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은 특별해진다.

 

좋은 대중가요란 무엇인가. 결국 더 많은 대중과 함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을 때 빛나는 음악이다. 아이돌이 많을 수 있다. 장르가 다양한 것도 좋다. 다만 가사에 대한 고민없이, 기계적인 멜로디에 의존해 인스턴트 음식처럼 쏟아내는 음악들이, 노출을 무기 삼는 음악들이 과연 대중에게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을까. 갈증해소음료처럼 돌아온 버스커버스커는 침체된 대중가요계에 또 다시 화두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