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윤아vs진짜사나이 걸스데이, 게스트 전쟁의 여신?
현재 드라마와 예능을 통틀어, 지상파 3사 가장 치열한 시청률 전쟁터로 불리는 시간대는 언제일까. 바로 일요일 저녁(5시~7시 50분)에 맞붙는 예능시간대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라임시간대에는 4개 구장에서 각본없는 드라마 야구가 케이블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됨에도 불구하고, MBC<일밤>-SBS<일요일은좋다>-KBS<해피선데이>는 다 합쳐서 약 40%에 육박하는 시청률 파이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말드라마 ‘최고다이순신’이나 ‘백년의유산’처럼 특정프로그램이 시청률 30%내외를 오가며 독주중인 것이 아니다. 과거 국민예능 ‘1박2일’ 시즌1과 같이 현재 일요일 저녁예능엔 압도적인 프로그램이 없다. 3사 예능이 모두 엇비슷한 시청률로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물론 일밤 ‘아빠어디가’가 일좋 ‘맨발의친구들’과 해선 ‘맘마미아’에 비해 한두 걸음정도 앞서 있긴 하나, 1부코너의 전체 시청률파이가 2부코너들에 비해 아직 크지 않다.
즉 일요일 저녁예능의 진검승부는 2부코너에서 갈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동안 일요일은좋다 ‘런닝맨’과 해피선데이 ‘1박2일’시즌2가 시청률 20%내외를 오가며 치열하게 부딪혔었다. 하지만 최근 가세한 일밤 ‘진짜사나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1박2일’은 물론, 근소한 차이로 1위를 꾸준하게 유지하던 ‘런닝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기본적으로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중인 런닝맨-1박2일-진짜사나이의 빅매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난 2일 방송은 의미가 있었다. ‘런닝맨-1박2일-진짜사나이’의 경쟁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게스트의 참여다. 1박2일에 게스트로 참여한 소녀시대 윤아와 만화가 허영만, ‘진짜사나이’에 위문공연 형식으로 참여한 걸그룹 걸스데이.
특별게스트 최강희-이문세의 효과를 톡톡히 본 1박2일은, 소녀시대 윤아와 만화가 허영만을 초대해 게스트 특수를 노렸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남자뿐인 1박2일에 화사한 미모와 적극적인 태도로 플러스알파를 부른 소녀시대 윤아. 살아있는 장어와의 혈투 그리고 장어탕 먹방까지, 윤아는 1박2일 멤버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또한 고향이 전라도 여수인 허영만 만화가는 여수의 특별한 음식을 소개하는 식객으로서 이 날의 컨셉을 완성시켰다.
리얼한 군대 에피소드로 사랑받는 ‘진짜사나이’는, 그 연장선에서 걸그룹의 위문공연을 담았다. 강원도 인제 화룡부대를 찾은 군통령 걸스데이. 서프라이즈 걸스데이를 맞은 군 장병들의 뜨거운 환호와 떼창 그리고 위아더 월드. 추적자를 방불케하는 샘헤밍턴의 질주와 ‘가지마!’의 절규까지 예능에 어울리는 포복절도 타임. 비록 걸스데이는 ‘기대해’와 ‘반짝반짝’ 두곡, 그것도 분량이 대거 편집된 두곡만 보여줬지만, 군통령 걸스데이의 출연으로 ‘진짜사나이’는 재미의 엑기스를 한껏 뽑아냈다.
이렇듯 1박2일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 시청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소녀시대 윤아카드를 뽑으면서도, 장년층을 배려한 만화가 허영만으로 절묘한 게스트의 궁합을 빚었다. ‘진짜사나이’의 경우, 외부인으로 리얼리티와 재미, 사기마저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데에 매우 적합한 걸그룹 걸스데이를 투입해 분량대비 만점효과를 누렸다. ‘1박2일’ 윤아-허영만과 ‘진짜사나이’ 걸스데이는 양질의 재미를 낳은, 게스트를 아주 잘 활용한 좋은 예라 할 수 있었다.
물론 런닝맨에도 소이현과 정준하가 게스트로 참여했다. 다만 런닝맨은 매번 바뀌는 게스트가 참여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나 변화의 조짐을 읽을 수는 없었다. 기존 컨셉에서 꾸준한 재미를 양산하는 데 주력했다. 단지 향후 ‘1박2일’과 ‘진짜사나이’가 준비된 에피소드에 어울리는 게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그동안 ‘런닝맨’이 독점하다시피한 게스트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날 방송이 끝난 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런닝맨 게스트 소이현 뿐 아니라, 걸스데이, 윤아 등이 나란히 올라, 인기검색어 지분을 나눠가졌다.
게스트 윤아-걸스데이-소이현의 출연으로 빚어진 경쟁의 결과는, 마치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 버금가는, ‘게스트 전쟁의 여신’을 방불케했다. 그만큼 일요예능 시청률전쟁에서 게스트가 중요해졌다. 특히 1박2일은 게스트를 적극 참여시키는 등 프로그램 일부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1박2일에서 이효리를 섭외하려했던 사실에서도 볼 수 있듯이, 향후 게스트 섭외부터 런닝맨과 1박2일의 치열한 경쟁도 예고한다.
예전엔 KBS 해피선데이가 ‘남자의자격-1박2일’로 독주를 했고, 이후 SBS 일요일은 좋다가 유재석의 ‘런닝맨’에 ‘정글의법칙’과 ‘K팝스타’를 번갈아 매치시키며 해피선데이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최근 MBC 일밤이 ‘아빠어디가’와 ‘진짜사나이’를 앞세워 일요일저녁의 새로운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요예능 대첩은 이제 막 시작에 올랐을 뿐이다. 특히 2부코너 ‘런닝맨-1박2일-진짜사나이’의 경쟁은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속으로 접어들었다. 게다가 ‘진짜사나이’는 미르가 하차하고 장혁과 박형식이 가세한다. 장혁이란 인지도와 신선함을 고루 갖춘 예능카드로 또 한번 치고 올라설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때문에 런닝맨과 1박2일도 시청률은 물론, 이슈에서부터 밀리지 않기 위해, 게스트의 섭외부터 게스트 활용에 대한 고민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멤버전쟁, 게스트전쟁, 일요예능의 변화와 경쟁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