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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보영-이종석, 법정드라마 징크스깰까

바람을가르다 2013. 5. 21. 08:17

 

 

 

‘내 연애의 모든 것’의 후속으로, 6월 5일 첫방송되는 SBS 새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속물이지만 사랑스러운 국선변호사 장혜성(이보영)이,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와 경찰출신으로 이상만 높은 허당 국선변호사 차관우(윤상현)와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사건을 유쾌하게 그린 판타지로맨스를 그린다.

 

장혜성은 가난이란 역경을 극복하고 국선전담변호사가 됐다. 돈없고 억울한 이들을 돕는 국선변호사. 하지만 그녀는 예의도 없고, 겸손도 없다. 친구도, 선배도, 후배도 없다. 그리고 목표는 정의가 아닌 돈과 명예다. 그렇게 힘없고 가난한 자들을 구제할 영웅이 되기엔 너무나 속물인 여자가 초능력을 가진 소년 박수하를 만났다.

 

 

 

 

박수하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가졌다. 그 초능력덕분에 세상이 얼마나 불합리한지, 얼마나 억울한 사람이 많은지 알아버렸다. 자신의 능력으로 억울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문제는 그가 미성년자라는 점이다. 똑똑하다. 태권도유단자다. 하지만 법앞에서 미성년자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무력하다. 그런 그가 장혜성이란 국선변호사를 알게 됐다.

 

착하고 똑똑한 초능력 소년과 속물에 냉정한 여변호사가 만나, 억울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시작한다. 행복을 찾아주는 영웅이 된다. 따로는 50% 부족한 이들이 하나로 뭉쳐 완벽한 팀이 된다. 단지 팀에만 머무를까? 나이 차이를 극복한 사랑이 싹튼다면 커플로 발전할지도?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내용은 상당히 흥미롭다. 속물인 여변호사와 초능력을 가진 미성년자가 의기투합해, 가난해서 힘없는 그래서 억울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희망이, 구세주가 된다는 큰 틀의 줄거리. 여기에 이루어지기 힘든, 세상의 눈을 감당하고 극복해야 할 연상연하 커플의 위험하고 발칙한 로맨스까지 덤으로 예고한다.

 

그렇다면 이를 연기하게 될 이보영과 이종석의 조합은 어떨까. 이들 커플의 어울림을 속단할 순 없다. 무엇보다 각자의 캐릭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에서, 이들 커플의 가져올 매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일단 드라마 속 본인들의 캐릭터가 살아야 한다. 여기서 특히 이보영의 작품, 캐릭터의 선택이 이채롭다.

 

 

 

 

이보영은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국민드라마 ‘내딸서영이’의 서영이로 여배우로서 만개했다. 그동안 이보영에게 약점으로 지적됐던 인지도와 연기력 등 모든 면에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안방에서 이보영의 주가는 폭등했다. 대체로 큰 성공을 거둔 배우들은 차기작 선택에 시간적 텀을 충분히 두고 전작과 180도 다른 연기변신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보영은 달랐다.

 

‘내딸서영이’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너의목소리가들려’로 빠르게 안방복귀를 선언했다. 게다가 ‘너의목소리가들려’에서 이보영이 맡은 장혜성이란 캐릭터도, ‘내딸서영이’의 이서영과 닮은 점이 많다. 직업이 변호사란 점, 냉정한데다 적당히 속물이란 점. 집안이 가난했다는 점 등등. 이를 상쇄시킬 다른 점을 꼽는다면 캐릭터의 톤이다. 이서영이 어둡고 우울했던 반면, 장혜성은 상대적으로 밝고 쿨한 느낌이다.

 

 

 

 

즉 드라마 ‘너의목소리가들려’의 장혜성을 선택한 이보영은, 시청자에게 강하게 각인된 서영이의 이미지를 억지스럽게 벗겨내기 보단, 시청자에게 서영이가 줬던 친숙한 이미지, 일종의 유대감을 살리고 이어갈 수 있게 됐다. 180도 급격한, 무리한 연기변신보단, 안정속에 변화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나쁘지 않다. 오히려 현명했다고 판단될 만큼.

 

여기서 이보영의 파트너가 그녀보다 어린 연하남 이종석이란 사실도 긍정적이다. 이우재(이상윤)에서 벗어나는, 이보영 속 이서영의 색깔을 적당히 지워내는 역할을 이종석이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종석은 드라마 ‘학교2013’을 통해 떠오른 핫한 신인배우가 아니던가. 올 초 안방에서 나란히 위력을 발휘한 이보영-이종석 커플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물론 수목드라마 ‘너의목소리가들려’가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비단 고현정의 ‘여왕의교실’ 등 동시간대 경쟁작 뿐이 아니다. 바로 법정드라마라는 소재에 있다. 법정드라마는 안방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는 징크스. 그동안 의학드라마가 필승이었던 반면, 법정드라마는 필패에 가까웠다. 과연 이 징크스를 수목드라마 ‘너의목소리가들려’는 판타지로맨스에, 핫한 배우 이보영-이종석을 앞세워 깨부술 수 있을까. 드라마 외적으로도 흥미로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