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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사랑할 때, 신세경이 느낀 송승헌의 3대 불안요소

바람을가르다 2013. 4. 18. 10:18

 

 

 

서미도(신세경)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17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때’ 5회에서, 서미도는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이재희(연우진)의 프로포즈를 거부했다. 이재희가 싫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이재희를 좋아한다. 만나면 만날수록 그가 좋다. 이재희란 사람 자체도 좋았지만, 그를 통해 서미도는 자신을 재발견하는 느낌이다.

 

서미도는 먹고 사느라 잃어버린 시간, 가난 때문에 접어야 했던 꿈, 지금보단 순수했던 과거의 자신을 돌아본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곤 하는 지난 날의 후회, 아쉬움, 그 아쉬움을 누군가가 상쇄시켜줄 수 있다면, 채워줄 수 있다면 늘 옆에 두고 싶을 것이다. 그 사람을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매순간 깨달을 수 있다면 더욱. 서미도에게 이재희는 그런 남자였다. 단순히 사랑이란 감정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하지만 서미도는 이재희에게 사귀고 있는 남자가 있다고 밝혔다. 한태상(송승헌)이다. 때문에 이재희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서미도는 의리가 있었다. 그 출발이 한태상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고마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한태상의 연인이 되겠다고 선언한 이상, 함부로 다른 남자에게 마음의 문을 쉽게 열어주거나 양다리를 걸치지 않는 여자가 서미도다.

 

그런 똑부러진 서미도의 태도에 이재희도 현명하게 물러섰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며 무모한 패기를 앞세우지 않았다. 그것이 어쩌면 자신만의 착각 혹은 집착일 수 있으며, 상대방을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아는 남자였다. 그래서 서미도를 쿨하게 보내주었다. 이재희식 배려라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렇게 이재희와 서미도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마음을 겉으로는 접고 헤어졌다. 상대가 모르게 속으로는 슬쩍슬쩍 훔쳐보더라도.

 

 

 

아무튼 서미도는 이재희의 사랑을 사실상 단칼에 베어버렸다. 그런 서미도를 안다면, 한태상은 그녀에게 더욱 잘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한태상이 알리 만무했다. 오히려 한태상은 서미도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었다. 서미도를 오해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여자 백성주(채정안)를 한태상은 쉽게 뿌리치지 못하고 늘 주변에 맴돌도록 내버려둔다. 

 

한태상은 백성주를 사업파트너라고 서미도에게 말한다. 친구라고 말하며 안심하라고 한다. 하지만 남녀사이에 온전한 친구가 몇이나 될까. 특히나 여우같은 백성주가 한태상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미 친구가 아니다. 그 사실을 서미도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한태상은 백성주를 옆에 둔다. 서미도가 이재희의 구애를 단호하게 거절한 것과는 대조될 수밖에 없다. 서미도는 불만이다. 불만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왜 한태상은 사랑하는 여자 서미도를 불안하게 만드는가.

 

 

 

이창희(김성오)가 출소했다. 과거 한태상 등에 칼을 꽂았던 전 보스를 살해한 죄로, 오랫동안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남자. 그가 보스를 살해한 것은, 믿고 따르던 한태상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한태상에게 이창희는 생명의 은인이자 친동생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한태상은 창희의 동생 이재희마저 친동생처럼 대했고, 그의 유학비용 및 뒷바라지를 아낌없이 해주었다.

 

하지만 그 사실도 서미도는 알지 못한다. 단지 이창희라는 남자가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란 것 밖에. 그래서 이창희를 회사로 끌어들인 이유에 대해, 서미도는 한태상에게 물었다. 하지만 한태상은 알 거 없다면서 차갑게 서미도의 질문을 묵살한다. 백성주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하면서, 정작 사랑한다는 자신에겐 숨기는 게 너무 많은 남자 한태상에게, 서미도는 또 다시 실망감과 불안감이 동시에 증폭된다.

 

 

 

그리고 회사에서 구용갑(이창훈)이 대동한 조폭들과 한태상-이창희 등이 패싸움을 벌이면서, 서미도의 불안감은 폭발한다. 서미도앞에선 착하고 귀엽기만 하던 한태상이 주먹질을 하며 야수같은 남자로 돌변한다. 그때서야 서미도는 깨닫는다. 지금의 잘 나가는 대부업체 대표 한태상은 칼부림이 오가는 조폭출신이란 사실을. 위험에 늘 노출된 조폭. 선의에 의해서든, 악의에 의해서든 이창희처럼 사람도 죽일 수 있는 조폭.

 

서미도가 띠동갑인 한태상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의 청혼을 진지하게 고려했던 건, 그가 거부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태상이란 남자의 배려심, 따뜻함을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에겐 한없이 순한 양이 아니었던가. 아무리 그가 과거엔 조폭이었다고 해도, 현재는 합법적인 회사를 운영하는 능력있는 대표가 되었다. 그렇게 서미도의 눈에 어두웠던 한태상의 과거가 희미해졌기에, 그를 사랑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계기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한태상이 손에 피를 묻혀가며 싸움을 하고 있었다. 말끔한 회사 대표의 모습에서 조폭 한태상이 오버랩된다. 서미도는 불안하고 두려울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할 단계에선 더욱. 과연 결혼을 말하는 한태상이란 남자에게 자신의 인생 반을 맡겨도 좋은가. 만일 지금 꾸는 악몽을, 불안감을 매일같이 느끼고 시달려야 한다면 아마도 지옥같은 삶이 될 것이다.

 

서미도가 바라보는 한태상이란 남자에겐 3대 불안요소가 있다. 그의 주변에서 떨어지지 않고 유혹의 추파를 던지는 백성주라는 여자. 구용갑이란 야비한 조폭. 살인을 저질렀기에 보복을 부를 수 있는 이창희라는 남자. 어린 서미도가 감당하기엔, 한태상의 3대 불안요소가 생각이상으로 크게 다가온다. 한태상이란 남자에게 사랑도, 확신도 불분명한 가운데, 그의 주변은 더욱 서미도를 뒷걸음질치게 만든다.

 

 

 

이런 복잡 미묘한 상황에 이재희와 재회한 서미도. 한태상의 특채인 이재희는 회사 본부장으로 나타났다. 서미도도, 이재희도 놀랐다.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것이야 말로 인연이고 운명적 사랑이 아닌가. 서미도가 한태상이 아닌 이재희를 선택해도 이상할 게 전혀 없는 국면이다. 누가 봐도 불안한 남자 한태상보단, 편안한 남자 이재희가 나은 선택이다. 서미도에게 이재희는 일치하는 공감대가 넓은 또래다. 성격도 좋고 미래도 밝다. 스탠포드출신에 능력있는 남자다. 누구보다 서미도를 잘 이해하고, 또 이해해 줄 수 있는 남자다.

 

한태상과 이재희라는 두남자앞에서 서미도가 흔들리고 있다. 서미도가 흔들리는 데엔 명백한 이유가 있다. 이제와 한태상이 아닌 이재희를 선택한다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오히려 그 선택이 현명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한태상이 분발해야 한다. 과연 한태상은 서미도가 느끼는 그의 3대 불안요소를 지워낼 계기, 강한 사랑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때’의 남자 한태상의 진짜 사랑은 이제부터가 시작임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