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장옥정 김태희-유아인, 강렬한 스킨쉽이 아쉽다?

바람을가르다 2013. 4. 16. 09:07

 

 

 

숙종 이순(유아인)의 여자, 장희빈(김태희)-인현왕후(홍수현)-인경왕후(김하은)의 삼자대면이 이뤄졌다. 15일 방송된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3회는, 성인연기자 김태희-유아인-홍수현-이상엽-김하은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러브라인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드라마 장옥정 3회에서 숙종 이순의 세자빈 간택과정이 다뤄지면서, 자연스레 물망에 오른 인현과 인경이 등장했고, 장옥정은 인경의 부탁을 받고 수모로, 일종의 코디네이터로 궁에 입궐해, 세자빈 심사도중 위기에 빠진 인경을 돕는 기지를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장옥정은 이순과 재차 운명적으로 재회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세자빈은 왕실의 선택이 아닌, 당사자가 되는 남녀의 운명적 사랑이 먼저여야 함을 암시하는 듯했다.

 

 

 

성인이 된 장옥정과 이순은 어린 시절에 만났던 기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자빈 간택심사 전, 이미 장옥정과 이순은 몇차례 우연한 만남을 가졌다. 때문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옥정은 여전히 이순을 세자가 아닌 내금위장으로 알고 있었고,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인경의 치마를 즉석에서 제작하기 위해서. 인경이 세자빈에 간택될 수 있도록 도움주기 위해서. 아이러니하게도 두사람의 엇갈릴 수밖에 없는 사랑을, 운명을 재촉하듯이.

 

그럼에도 장옥정과 이순의 사랑은 2%이상 부족하다. 시청자에게 강한 흡인력을 주지 못한다. 왜 일까.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아역들의 로맨스가 실패한 게 컸다. 지난 장옥정 2회동안 보여준 아역들의 로맨스가 3회로 넘어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오히려 장옥정과 이순의 만남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장옥정 3회에서, 장옥정과 이순이 우연히 만나서 한 얘기라곤, 이순의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와 장옥정의 ‘난 당신을 모릅니다.’로 축약된다. 이 지루한 대화가 3회에서 자꾸 반복된다. 즉 아역들을 투입해 만든 어릴 적 첫사랑이란 장치가, 오히려 성인이 된 그들의 만남을 진부하게 풀게끔 만드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비록 3회가 끝났지만, 장옥정과 숙종 이순의 사랑은 활화산처럼 불타올라야 한다. 이유는 드라마가 세자빈 간택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왕권을 강화하려는 숙종은 정략결혼을 통해 인경왕후(김하은)와 인현왕후(홍수현)를 차례대로 중전에 앉혀야 한다. 그래서 그 이전에 숙종은 장옥정과 썸씽을 만들어야 한다. 장옥정을 사랑하지만 정략결혼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순. 이순을 사랑하지만 신분제에 갇혀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장옥정. 그리고 장옥정의 각성과 변신.

 

 

 

이를 위해선 장옥정과 이순의 사랑이 급진전돼야 하는 셈이다. 때문에 첫눈에 반해 불처럼 타오르는 사랑도 나쁘지 않다. 성인이기 때문에 진한 키스나 베드신과 같은 강한 스킨쉽이 동반된다면 더욱 좋다. 게다가 드라마 장옥정에서 숙종의 캐릭터가 연약함을 벗고 카리스마를 앞세운 터라, 강한 스킨쉽을 충분히 기대해봄직했다.

 

그런데 드라마가 이순과 장옥정을 어릴 적 첫사랑이란 굴레에 빠뜨리자, 러브라인 급진전을 위한 과감한 애정표현이나 스킨쉽은 커녕, 우연으로 만난 기회조차 ‘누구지?’, ‘누구였더라?’라는 기억찾기로 낭비하고 있다. 애정표현이란 기껏해야 서로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시선교차가 끝이라 아쉽다. 덕분에 이순의 상남자 포스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시청자의 관심은 어릴 적 그들이 어떤 관계였는가 보다, 그들이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감정이고 표현이다. 어차피 아역들의 로맨스가 시청자에게 애틋함을 전하는 데 실패했다면, 과거에 대한 집착보단 현재의 느낌에 더욱 충실할 필요가 있다. 이순이 장옥정에게 반했다면, 좀 더 적극적인 애정공세, 강렬한 표현으로 남자주인공의 매력을 어필할 시점이다.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첫번째 터닝포인트는, 숙종 이순과 인경왕후의 정략결혼이다. 이 과정에 이르기 직전 숙종과 장옥정의 뜨거운 사랑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사랑에 위기다운 첫번째 위기가 안방까지 전달된다. 정략결혼으로 아파하고 상처받을 숙종과 장옥정에 대한 안타까운 공감대가 형성된다. 배신감 혹은 좌절감을 통한 장옥정의 변신을 기대할 수 있다.

 

 

 

장옥정이 패션디자이너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고, 장현(성동일)을 중심으로 한 정치관련 에피소드도 중요하다. 하지만 세자빈 간택을 앞둔 지금은, 숙종과 장옥정의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의 사랑을 좀 더 세심하고 강렬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헤어져도 절절하게 서로를 잊지 못하도록. 기억찾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 김태희의 남장이나 입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장옥정과 숙종의 사랑을 강하게 어필하고, 이모와 조카사이라는 일부 불편한 시선을 동시에 날려버릴, 김태희-유아인의 강렬한 스킨쉽이 아쉽고 또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