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완벽한 결말 조건 3가지?

바람을가르다 2013. 2. 25. 12:50

 

 

우리는 건강한 가족드라마를 추구한다.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의 입장도,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한 목소리로. 그렇다면 ‘건강한’ 가족드라마는 무엇인가. 도대체 뭐가 건강한 가족상이고, 건강한 드라마일까. 늘 하하호호하는 가족을 보여줘야 건강한 건가. 그건 아닐 것이다. 갈등과 위기가 없는 드라마는 없으니까. 그렇다면 건강한 드라마란?

 

그 해답을 KBS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에서 찾을 수 있다. 건강하다는 건 숨기지 않는 것이다. 솔직한 것이다. 드라마를 통해, 숨기고픈 가족이란 이름의 솔직한 얼굴을 보여주는 것. 그 얼굴이 살아가는 인생에 또 하나의 거울이 될 수 있는 것. 한마디로 시청자가 ‘공감’하는 것이다. ‘건강=솔직=공감’이란 사실을 국민드라마 ‘내 딸 서영이’가 보여주고 있다.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 이삼재(천호진)와 딸 이서영(이보영)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부녀를 다룬 드라마는 많았지만, 부녀의 ‘갈등’이 중심이 된 드라마는 흔치 않았다. 드라마속 부녀 관계는 그동안 대부분 늘 우호적이고 이상적으로 그려졌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다르다. 아버지와 딸이 갈등하며 부딪힌다. 그런데 그 갈등이란 것도, 아버지는 딸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딸은 아버지가 고맙기 때문에, 안타깝기 때문에 애틋한 마음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오해가 증폭되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기 힘들 정도로 멀어진 후에야 ‘부모’의 소중함을,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치며 서로에게 돌아오는 과정을 밟는다.

 

 

여타 드라마처럼 아버지가 불륜이나 이혼으로 가정을 파탄내거나, 아내와 자식에게 폭행을 가해서 미워지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도, 딸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부녀가 모두 가족을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했다. 단지 결과가 그들이 선택하고 기대한 것과 너무나 다르고 아프게 다가왔기 때문에, 남보다도 못한 가족이 돼버렸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의 이삼재-이서영의 부녀에게 발생한 유사한 사건들이 현실에도 있을까. 아마도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시청자는 공감을 하는 것이다. 이해를 하고 감정이 움직이는 것이다. 때문에 대한민국 절반이 시청할 정도로 ‘내 딸 서영이’가 국민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왜 그동안 드라마에선 늘 부녀 관계를 하하호호하며 이상적으로만 다뤘을까. 왜 드라마에선 불륜, 폭력, 이혼 등 소위 막장성 에피소드에, 고부갈등 시월드를 사골처럼 우려내고, 아버지와 아들의 어색한 관계를 떠들면서도, 아버지와 딸에게 벌어질 수 있는 갈등은 침묵하고 숨겨왔을까. 그래서 더 부녀를 사이드가 아닌 극의 중심 축에 놓고, 전혀 다른 방향에서 진솔하게 가족이야기를 풀어간 드라마 ‘내딸서영이’는 많은 시청자의 공감과 이해속에,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훌륭한 거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내 딸 서영이’가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두었다. 마지막회를 기다리는 시청자는 크게 3가지가 궁금하다. 첫째, 이서영-이상우(박해진)의 아버지 이삼재가 수술을 받고 살아나 행복한 결말을 이끌 수 있을까. 둘째, 이서영과 강우재(이상윤)는 시청자의 바람대로 재결합할 수 있을까. 셋째, 내용 외적이긴 하나, 과연 드라마 내딸서영이는 꿈의 시청률 50%를 넘길 수 있을까.

 

 

만일 3가지가 시청자의 바람대로 이뤄진다면, 아마도 ‘내 딸 서영이’는 완벽한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 ‘완벽한’ 결말. 바꿔 얘기하면, ‘내 딸 서영이’가 완벽한 해피엔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제작진이 전제조건을 충족해줘야 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사위 강우재를 구하려다 대신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 후유증으로 복막염에 의한 패혈증이 발병해 수술을 받게 된 이삼재가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24일 방송된 ‘내딸서영이’ 48회의 마지막처럼 죽음을 ‘암시’한 이삼재-이서영 부녀의 눈물이, 수술성공이라는 극적 ‘반전’을 위한 감동의 소스가 돼야 한다. 이삼재가 극적으로 살아난다면, 이서영-강우재의 재결합은 99.9%? 죽다 살아난 이삼재가 만일 딸과 사위의 재결합이 소원이라는 뉘앙스만 풍겨도, 서영이도 못이기는 척(?) 아주 자연스럽게 행복을 되찾는 코스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드라마 ‘내딸서영이’에서 이삼재-이서영 부녀를 비롯한 극중 인물들은 지난 48회 동안, 행복다운 행복을 누리지 못했다. 이제 단 2회가 남았다. 49회에도 삼재의 생사를 놓고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긴박함을 예고한다. 그렇다면 마지막회인 50회, 단 1회만큼은, 용서나 화해가 아닌 그저 '가족'이란 이름아래, 그들에게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하지 않겠나. 감동과 흐뭇함이 교차하는 ‘내딸서영이’의 해피엔딩을 많은 시청자가 예상하거나 혹은 기대하고 있다. 제작진도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고. 만일 시청자의 기대에 부흥한 완벽하고 건강한 해피엔딩이 이뤄진다면, 50%가 넘는 시청률로 화끈하게 보답받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