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남자의자격, '가애란' 효과로 분명해진 건?

바람을가르다 2013. 1. 28. 09:42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이 오는 29일 국립극장에서 달오름 극장에서 창극 ‘흥보놀보전’ 공연을 펼친다. 각각 놀보와 흥보 역을 맡은 이경규-김준호를 비롯한 남격 멤버들의 창극 도전을 위해, 국악인 남상일까지 초빙해 도움을 받고 있다. 27일 방송된 남자의자격, ‘남자, 그리고 국악의 참 놀라운 발견’ 2편도, 이번 창극 공연을 준비한 시간들로 채워졌다.

 

이날 방송에선 흥보처를 뽑는 오디션이 있었다. 이를 위해 씨스타 효린-백지영-지나-가애란 아나운서가 참가했다. 효린은 출중한 가창력과 섹시 댄스를 국악과 접목시켜 능수능란하게 표현했고, 씨스타 다솜이 중간에 민낯으로 깜짝 출연해 멋진 춤사위를 보이며 효린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흥보처보단 놀보처에 욕심을 드러낸 백지영은 노련한 예능감을 보였고, 왜 나왔는지 스스로도 잘 몰랐던 지나는 엉뚱함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나름 치열(?)했던 경쟁을 뚫고 흥보처의 몫은 KBS아나운서 가애란에게 돌아갔다. 가애란 아나운서는 현재 ‘국악한마당’의 진행자로서, 상대적으로 국악에 대해 해박한 지식, 센스 넘치는 말주변, 평소 국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남격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했고 통했다. 뿐만 아니라, 배우 뺨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연기력을 선보여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가애란 아나운서가 흥보처에 발탁된 이후, 남격의 예능 분량도 가애란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뽑아졌다. 특히 가애란 아나운서에게 시도때도없이 사심을 드러내며 러브라인을 급하게 짜낸 주상욱은 돋보였다. 주상욱은 놀보처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흥보처 가애란에게 수시로 들이대며 사심방송의 끝을 보여줬고, 흥보 김준호와 흥보처 가애란의 연기연습도중에 난입해 대형사고(?)를 일으키며 웃음의 끝을 보여줬다. 예능감이 물오른 주상욱에게, 가애란 아나운서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 셈이다.

 

 

 

비단 주상욱뿐 아니라, 이경규-이윤석-김준호 등 전반적으로 남격멤버들의 분위기가 일제히 상승했고 예능분량도 적재적소에 무리없이 뽑아낼 수 있었다. 바로 미모의 아나운서 ‘가애란 효과’였다. 남자의자격이란 남성중심의 버라이어티에 여성출연자 한명만 들어와도, 분위기 쇄신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 점은 앞으로 ‘남자의자격’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남성중심의 남격이란 예능프로그램은 태생적으로 여성시청자층에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 이경규-김국진-김태원 등 중년층이 중심이 될수록 그렇다. 중년남자들의 도전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경규 등 멤버들의 고정된 캐릭터, 웃음과 감동을 뽑는 패턴이 정형화됐을 정도로, 프로그램이 만 4년째 접어 든 지금 시점엔 더욱.

 

 

 

그래서 큰 틀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주상욱-김준호라는 일부 멤버의 반짝 교체만으로는 효과가 미비할 수밖에 없다. 이 날 방송된 남격의 재미를 살린 것도, 가애란-효린-백지영-지나 등 여성 출연진의 힘이 컸다는 점, 국악이란 좋은 소재마저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했다는 것은 남격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이 역동성을 발휘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분명 남격에서 가애란 효과가 있었다. 가애란은 미모와 센스를 겸비한 아나운서, 연기력을 갖춘 아나운서로, 강수정-노현정-이지애를 이을 KBS 예능의 간판이 될 수 있는 재목임이 드러났다. 아나테이너 ‘가애란’의 발견이 남격을 통해 제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가애란 아나운서 개인에게 집중된 대중의 일시적인 관심과 효과로만 남을 뿐, 그것이 ‘남자의자격’까지 이어지진 않는 형국이다. 오히려 변화가 필요한 남격의 문제점이 수면위로 떠오른다. 남격제작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