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아이리스2, 기대와 우려를 엿보다

바람을가르다 2013. 1. 8. 08:50

 

 

 

2009년 최고의 화제작 ‘아이리스’의 속편 ‘아이리스2’가 베일을 벗었다. 블록버스터 드라마 아이리스2는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티저 예고영상과 장혁-이다해-이범수를 비롯한 주요 출연진들의 특별 퍼포먼스 무대로, 2012 KBS연기대상 2부 시상식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2월 13일 첫방송될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에 대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렇다면 ‘아이리스2’는 속편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속설을 깨고, 전편에 이은 성공신화를 써 내릴 수 있을까. 일단 긍정적인 신호는 많다. 전작의 후광효과, 블록버스터 액션 장르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이리스의 스핀오프였던 ‘아테나 : 전쟁의여신’이 실패작이란 혹평에도 불구하고, 평균시청률 10%중반 대를 기록했음에서 알 수 있듯이, 볼거리가 보장됐다는 인식과 기대감이 강한 드라마의 수요는 일단 고점에서 형성된다.

 

 

 

또한 드라마 ‘아이리스2’는 아테나와 다른 아이리스의 실질적 속편으로, 아이리스1에서 살해당한 김현준(이병헌)의 죽음을 둘러싼 스토리의 연장선에, 아이리스활동으로 체포된 NSS 전 국장 백산(김영철)의 배후 '미스터블랙'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라, 아이리스1을 즐겨봤던 시청자라면 당연히 아이리스2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캐스팅면에서도 강점이다. 아이리스2는 추노커플 장혁-이다해에, 이범수-오연수-임수향-김승우-김영철 등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한다. 여기에 아이돌출신 윤두준-이준-강지영 등이 합류해, 10대 시청자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캐스팅만 놓고 보면 ‘아이리스1’ 이병헌-김태희-김소연-정준호-김승우-탑, ‘아테나-전쟁의여신’ 정우성-이지아-수애-차승원-김민종으로 대표되는 라인업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그럼에도 드라마 ‘아이리스2’의 전망이 밝다고만 볼 수 없다. 일단 티저 예고편만 보더라도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듯 비치나, 장혁의 절권도 액션을 빼고는 인상적인 장면을 찾기 힘들다. 여기에 스토리나 등장인물 관계도에서 아이리스1과의 차별점에 대해 의구심을 낳는다. 아이리스1의 밑그림을 지나치게 답습하고 쫓아 재탕이 되는 건 아닐지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

 

또한 티저예고편만으로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던 기대감이, KBS연기대상 오프닝 특별퍼포먼스로 반감된 것도 아쉽다. 장소와 상관없이 액션이 가능한 장혁을 제외하곤, 이다해를 비롯한 출연진의 경우, 표정과 따로 노는 어설픈 액션 연기가 그대로 안방에 전달됐다. 배우들이 직접 생방송무대를 준비하고 시청자에게 친절하게 드라마를 소개해 홍보면에선 톡톡히 재미를 보았지만, 이에 따른 출혈도 적잖았다.

 

 

 

무엇보다 아이리스2의 경쟁작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단 주원-최강희 주연의 ‘7급공무원’이 1월 첫방송한다. 7급공무원이 아이리스2와 같은 첩보물이란 점도 부담스럽고, 장르가 코믹액션멜로를 표방해 시청자의 선택 폭을 넓게 한다. ‘무겁고 강한’ 아이리스2냐, ‘가볍고 유쾌한’ 7급공무원이냐. 여기에 7급공무원이 누릴 수 있는 선점효과를 아이리스2가 초반에 만회하지 못한다면 뜻밖의 고전도 예상된다.

 

아이리스2와 동시에 시작하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은 최대 복병이다. 조인성-송혜교 주연의 ‘그겨울’은 정통멜로로, ‘아이리스2’와 ‘7급공무원’과는 노선이 뚜렷하게 갈릴 뿐 아니라, 멜로드라마가 흥하기 좋은 ‘겨울’이란 계절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특히 ‘안방불패’ 조인성의 군제대 후 복귀작이란 점도 시청자의 관심을 유발한다.

 

 

 

현재 도토리키재기중인 ‘전우치-보고싶다-대풍수’를 잇는 새수목드라마 ‘아이리스2-7급공무원-그겨울’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홍보면에선 성공한 전작 ‘아이리스’를 등에 업은 ‘아이리스2’가 한 발 앞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1월에 첫방송되는 ‘7급공무원’이 먼저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그겨울’이 비주얼커플 조인성-송혜교를 앞세워 정통멜로라는 확실한 차별성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아이리스2가 전작만큼의 성공을 기대하긴 쉽지 않은 형국이다. 오히려 수목극 경쟁에서 허무하게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이리스2가 단순한 인기의 편승이나 인기스타의 물량공세가 아닌, 아이리스의 속편으로써 20부작에 걸쳐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시청자를 납득시키고 사로잡을 만큼 초반에 부각되지 않는다면 더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