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KBS연기대상 김남주, 결정적 약점 2가지

바람을가르다 2012. 12. 6. 08:52

 

 

2012년 KBS드라마는 흥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고, 동시간대 1위를 이어간 '적도의남자-각시탈-착한남자-전우치'라인의 수목드라마는 올 KBS드라마를 평가하는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때문에 31일 열릴 ‘KBS연기대상’도 수상자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방송 3사중 유일하게 공동수상을 허용하지 않는 KBS연기대상의 ‘대상’은 누가될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현재 KBS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로 김남주가 거론된다. 김남주는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여주인공 차윤희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시월드를 현명하게 돌파한 대한민국 대표며느리로 주목받으며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여기에 40%를 넘은 ‘시청률’의 힘, 즉 공헌도면에서 따라잡을 수 있는 후보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유력한 대상후보 김남주에게도 약점은 있다.

 

 

 

첫째, 드라마 ‘넝쿨당’ 속 차윤희 캐릭터의 임팩트, 비중이 경쟁후보들에 비해 높지 않다. 시청률로 인한 공헌도 못지않게 연기대상에서 고려하는 건, 작품성,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킨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여기서 KBS연기대상의 강력한 대상후보 김남주에 대해 물음표를 보내는 시선이 적잖다. 주말드라마 넝굴당이 아무리 시청률이 높았다고는 하나, 그녀의 캐릭터가, 연기력이 대상을 받아도 좋을 만큼 인상적이었는가.

 

‘넝쿨당’에서 김남주의 연기는 무난했다. 차윤희라는 캐릭터도 눈에 익숙할 정도로 평범했다. 적당히 영악한 대한민국 아줌마. 드라마 ‘수상한삼형제’의 이효춘식 시월드를 체험한 것도 아니라 눈물의 연속일 필요가 없었다. 중산층이라 억척스런 연기도 필요하지 않았다. 즉 김남주가 연기했던 차윤희는 드라마의 캐릭터로는 평범한 인상을 주었고, 생활연기 위주라 연기 폭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즉 무난한 캐릭터에 무난한 연기력이면 족했다. 김남주는 40%가 넘는 시청률을 등에 업고 있으나, 캐릭터의 매력이나 연기력부분에서 별다른 임팩트를 보여주긴 힘들었고 인상적이라 말하기엔 2% 부족했다. 오히려 ‘내조의 여왕’등을 통해 정형화된 김남주 스타일의 연기 연장선에 머무른 것도 아쉽다. ‘넝쿨당’에서 방귀남이란 캐릭터를 신선하고 매력있게 소화한 유준상이 상대적으로 돋보일 정도였다.

 

둘째, KBS연기대상의 최근 트렌드에 있다. 지난 해 드라마 ‘브레인’으로 대상을 받은 신하균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KBS연기대상의 대상만큼은 시청률보단 연기력, 임팩트, 대중에게 미치는 파급력을 중요시한다. 2010년 ‘추노’의 장혁도 마찬가지다. 시청률로 따지면 ‘제빵왕 김탁구’에서 열연한 전인화가 상대적으로 유력했지만, 추노에서 보여준 장혁의 임팩트를 결국 넘어서지 못했다. 2009년에도 시청률 40%를 돌파한 국민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의 손현주는 ‘아이리스’ 이병헌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즉 과거엔 KBS가 전통적으로 시청률 강세를 보였던 사극,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에서 주로 대상을 배출시켰다면, 최근엔 시청률에 가중치를 보다 낮추고, 변화에 앞장서고 트렌드를 선도한 작품과 연기변신, 연기 임팩트가 강했던 배우에게 대상의 영예를 안겼다.

 

2012년 올해 드라마의 트렌드가 무엇인가. 바로 멜로 그리고 ‘복수’다. 그 중심에 ‘적도의 남자’와 ‘착한남자’가 있다. 때문에 엄태웅과 송중기가 김남주의 대상을 위협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될 수 있는 것이다. ‘적도의남자’에서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아 소름돋는 연기를 펼친 엄태웅과 ‘착한남자’에서 냉정과 열정을 오갔던 착하고도 나쁜 남자 송중기. 이들은 드라마를 이끌어 간 중심이자 동력이었고, 나란히 연기변신에 성공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올해 KBS드라마가 수목에서 강세를 보이며 방송3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도, 적도의 남자에서 시작해, 각시탈을 거쳐 착한남자에 이르기까지, 타이틀 롤을 맡았던 배우 엄태웅-주원-송중기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시청률에서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보여준 연기는 시청자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국민드라마 ‘넝쿨당’의 김남주가 유력한 대상후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약점은 있다. 단순히 시청률이 높기 때문에, 공헌도측면에서 ‘넝쿨당’을 대표해 김남주가 받는 그림은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공헌도는 ‘적도의 남자’와 ‘내 딸 서영이’의 이보영이 김남주에게 밀리지 않을뿐더러, 연기변신까지 인상적이라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2012 ‘KBS연기대상=김남주’라는 예상속에는 약점이 많다. 엄태웅-송중기에 이보영까지 충분히 KBS연기대상을 기대할 만하며, 이들 중 누가 대상을 받더라도 납득할만한 상황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