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퀸, '마의'와 비교되는 출비퀸의 오명씻을까
지난 주 방송된 주말드라마 ‘메이퀸’ 20회에서, 조달순(금보라)이 천해주(한지혜)의 출생의 비밀과 관련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해주의 친아버지는 천홍철(안내상)이 아니라 윤학수(선우재덕)이며, 친어머니는 천지조선 장도현(이덕화)회장의 아내 이금희(양미경)라고 말이다. 이에 해주는 충격 받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금희는 해주가 죽었다고 생각한 딸 유진이라는 확신을 품고, DNA검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27일 방송될 ‘메이퀸’ 21회에서는, 천해주와 관련된 출생의 비밀이 어느정도 해소될까. 과연 해주와 금희의 눈물 상봉이 이뤄질까. 아니면 또 다시 어긋나고 아파하는 모녀관계를 유지할까.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다만 이러한 관심은 천해주의 출비가 드라마틱하고 재밌어서라기 보단, 그녀가 출비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털어내야 다른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드라마 ‘메이퀸’이 20회나 방송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천해주의 출생의 비밀이 메인스토리로 자리하고 있다. 메이퀸이란 드라마가, ‘배’만드는 과정을 다룬 천해주의 성공스토리 ‘메이퀸’인지, ‘애’만들었던 과정을 다룬 천해주의 출비스토리 ‘출비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지금껏 제작진이 배가 아닌 출비에 쏟은 정성이 눈물겨울 정도다.
때문에 이제는 ‘메이퀸’이 출비의 전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해소하고, 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안에 천해주와 강산(김재원)이 제대로 된 일도 하면서 사랑도 엮어가는 과정을 기대하는 것이다. 여기에 악마가 되기로 한 박창희(재희)의 변신까지. 그런데 천해주의 출비가 계모 조달순의 눈물 고백속에 어느 정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자, 이번엔 강산이 부모의 죽음 관련해서 의혹을 가지고 역추적하기 시작했다.
해주와 강산이 꿈꾸는 배 드릴쉽을 만드는 과정이 참 험난하다. 그것도 일적으로 트러블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출비 등의 외적인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물론 인물간의 관계도를 감안하면, 캐릭터들의 개연성을 구축하고 주요스토리를 전개하기 위해 출비든, 부모의 억울한 죽음이든 추가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지 그러한 내용의 비중이 지나치게 많아져, 기획의도를 무색하게 만들고 시청자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길 바라는 것이다.
최근 인기의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MBC월화드라마 '마의‘만 보더라도, 초반에 잠깐 등장한 출생의 비밀은 잠시 묻어두고, 마의 백광현(조승우)-의녀 강지녕(이요원)을 중심으로 직업과 관련된 일과 운명적으로 엮일 수밖에 없는 사랑의 적절한 분배를 통해, 매회 재미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얼마나 시청자의 호평을 받고 있는가.
반면 메이퀸에서 주인공 강산-해주가 일적으로 보여준 건, 프로펠라와 관련된 Q&A가 사실상 전부다. 강산이 “~가 뭐지?”라고 해주에게 물으면, “블라블라블라지.”라고 대답하고, “어쭈, 제법인데? 밥이나 먹으러 가자.”로 무한 반복이다. 물론 배와 관련한 이론도 중요하지만, 시청자에게 막연하게 들리는 이론을 알기 쉽게 구체화시키는 에피소드가 현저히 부족하다.
천해주-이금희를 중심으로 한 출비는 여러 사람 엮이게 만들고 여러 사건들을 뽑아내는 소스로 활용하고, 시스AB형이란 신선한(?) 아이템까지 첨가해 세심하게 다룬다. 극중 인물들간에 뺨때리고 구타하는 건 밑반찬마냥 매회 나와 시청자를 자극한다. 하지만 정작 ‘메이퀸’에서 세심하게 다루고 밑반찬처럼 나와 주길 기대하는 주요스토리는, 밑바닥에서 출발한 해주가 강산의 도움을 받아 일과 사랑부분에서 성장하는 모습이다.
메이퀸이 6회 연장을 확정해 총 38회가 방송될 예정이다. 6회 연장이, 그동안 출비에 발목이 잡혀 배를 만드는 일과 관련된 구체적인 스토리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었기에 보완하는 차원이라면 환영이다. 하지만 연장한 6회마저 출비에서 뽑아 채우려는 계획이라면 실망스럽다. 메이퀸이 ‘출비퀸’이란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이제는 천해주의 출비를 해소하고, 기획의도처럼 광활한 바다에서 꿈을 꾸는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 희망과 용기에 좀 더 초점과 비중을 맞출 필요가 있다.